이퀄스|Equals|2015

 '닿음'의 힘

억압속의 인간은 투쟁과 폭로로 절실함을 보여주지만
투쟁과 폭로에서 자유로운 상상은 세상을 한 뼘 더 넓혀준다.

이 둘 중 어떤 것이 더 가치있느냐는 개인의 차겠지만
자유로운 상상력의 화사함을 생각해보면  
자유를 억압한다는 상상조차도 두렵고
때로는 그 자유의 부작용을 보면서도
자유를 제1의 가치에서 떨구기 어렵다.

아마도 그래서 상상 속의 '억압된 세상'은 점점 더 강압적인 형태로 발전하며
우리에게 계속 그 자유을 얼마나 아껴줘야하는지 계속 깨우쳐 주려는 게 아닐까.

하필 이 세상은 만짐과 접촉과 감정이 사망선고인 곳이다.
예전 에이즈에 대한 편견과 암을 뒤섞은 듯 한 진단명 SOS라는 이 질병은
생산력을 떨어뜨리며 오늘을 어제와 다르게 느끼게 만들어서 인간을 불행하게 만드는 치명적인 병인데
계속 나빠지기만 하기에 억제제 밖에는 약이 없고
심해지면 수용소로 가 자살을 하거나 처형에 가깝게 죽을 수 밖에 없어서
아무리 전염성이 없다고 해도 모두가 두려워 벌벌벌 떤다.

그런 와 중에 만나는 우리의 주인공들은 이 불치의 병과 싸우기를 포기하는데....

화내지도 웃지도 않는 무감정 표현이 '정상'인 이곳에서
그 와중에도 성격에 맞는 대화를 이어가는 장면들 의외로 웃겼다.
연애감정이 싹트는 시기가 SOS 1기로 진단되는 것도 참신-열병이라고도 하니까^^
금지된 세상이라서
깨달지 못한 감정이 몸으로 표현되는 아주 조심스런 단계들이
격정멜로 못지 않은 두근두근함을 전해준다.
이런 거 보면 감성에 있어서는 풍요가 해로울 때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출퇴근 도장 찍을 때마다 SOS 1기라고 확인시켜주는 건
매일 아침 너는 암환자야 라고 말해주는 것과 같은데
두려움이라는 감정까지는 없어진 것 같지 않던 그곳에서도 좀 너무하다 싶다.

단지 감정이 없다는 이유로 이성은 있어보이는 이 많은 인간들이
그런 세상을 군말없이 살아간다는 게 신기하지만
어떻게 보자면 또 다른 보이지 않은 독재자의 설계일테니
결국은 감정적인 분리 속에서
격리된 공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또 그렇게 유지 가능한 세상이다.

생각해보면 놀라운 신세계에서부터 시작한
'비인간'적인 미래, 아니면 인류의 다른 세계 상상이
이렇게나 다양하게 변주되는 건 계속 재미있다.
그리고 매력적인 두 배우.

거의 그림자에 가까운 모습인데도 미지를 앞 둔 긴장이 묻어나는 니콜라스 홀트와
이미 SOS 3기는 족히 넘긴 게 너무 잘 드러나는(^^)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멋짐
영화포스터에 이름 나온 영화들도 보고 싶어진다.

PS. 리들리 스콧 프로듀서-어르신들 어디선가 무언가를 하고 계셨네^^
한국 사람 같은 이름 두 개가 프로듀서로 나오기도 함-누군지 모름....

몰리스 게임|Molly's Game|2017

상도덕을 기본으로 생각하는 근본 있는 도박장 운영자, 놀랍게도 실제 인물

뉴스룸 이후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름, 아론 소킨.
연출작이라니 고민없이 바로 선택.

아론 소킨은 볼 때마다 친숙함과 생경함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실화에서는 감동이지만
허구의 세계에서는 다들 유치하다고 생각하는 고전적인 미덕을
믿고 싶은 마음이 조금은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아직 믿고 싶어서 다행이다 싶을 정도의 설득력으로
친숙하게 전해준다.
몇 번의 폭소 덤이 따라오는데
전혀 웃길 것 같지 않은 상황에서 라는 게 재미.

스키 선수 출신의 몰리-그 어이 없는 사고도 실화 그대로일까.그런 사고는 일어난 적도 없다고^^
돈 참 열심히 쉽게 벌고 살다가 미합중국의 고소로 인생 2막이 강제로 시작된 사람.
도박장이라는 신종산업 분야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상도덕을 원칙대로 지키는 걸 선택이 아닌 기본으로 생각하는,
요즘은 존경의 대상이 될 정도로 희귀해진 이 피의자는
결국 그 기본적인 상도덕을 전염시키듯
반듯한 변호사에게 반듯한 변호를 받고 기적 같은 결말을 맞는다.
변호사의 웅변도, 아버지의 고농축 심리상담도, 판사의 직설도 꿀잼.
재판이 잘 끝났어도
몰리 앞의 생은 산뜻하지 않지만.

케빈 코스트너를 빼면 다 처음 보는 배우에
도박장에 관심 1도 없고
포커도 칠줄 모르지만
시간 금방 갔다.


슈퍼밴드 하현상

요즘 플레이리스트 하현상.
유튜브로 시작했지만 결국 방송을 다보게 만든.

단 한 번 프론트맨이었던 하현상
모든 팀원과 함께 우승-준우승을 차지한 것 축하함^^

음원과 유튜브를 달달 뒤져 들을 수 있는 곡들은 다 들어보고 있는데
어제부터 꽂힌 곡.


뭐가 너무 좋으면 어쩔 줄 모를 때가 있는데
뻗어나가는 클라이막스부터 그렇다-가사가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데도^^

오늘 다시 듣게 된 곡

고등학생 이었을텐데 선곡도 남다르고
원곡과는 달리 알바비라도 몇 번 뜯겨본^^ 걸로 보일 정도로 절절...

방송에서는 항상 어젯밤 많이 울고 난 오늘 아침 얼굴이었는데
우승 이후에는 울보 얼굴이 사라졌다.
얘기를 듣고 봐서 그런가, 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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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반했던 목소리가 감성가득한 여린 소리여서
다치기 쉬운 소리일까봐 걱정했는데
예전 노래들을 들어보니
지금 하현상의 소리는
이미 스스로 여러 창법을 도전해 본 뒤 만들어진 것이었다.

타고나기만 한 거였대도 충분히 반했겠지만
자기 소리를 잘 알고 만들어 갈 줄 아는 재능이라니
더 믿음직스럽다.
'적'이나 'Dawn' 같은 고음은 몽환적이면서도 풋풋한 묘한 매력.
우선은 가능성이 높은 호피폴라 공연이 제일 기대되지만
천천히 혼자하는 무대도 준비해줬으면...

제주백록담에일 Jeju Baengnokdam Ale|한국



제주뱅녹담(^^)에일.
제주위트에일이 맛있어서 이것도 한 번 도전해봤는데
쓴 맥주들에서 나는 꼬리한(뭐라 표현해야할지^^) 향이다.
그래서 난 별로.

제주위트에일 Jeju Wit Ale|한국



딱 한 잔만 하고 싶을때 아쉬움을 덜어주더니 도수가 살짝 높아서 그랬구나.
향도 적당하고 깔끔하고 맛있다.

청도 생맥주|Tsingtao Pure Draft|중국



생맥주라고 해서 기대했는데 밍밍하고 싱겁다. 

1866 화이트 |프랑스



블론드보다 향이 강한데
마시고 나니 잔에 주황색 가루가 가라앉아 있었다.
아마도 향의 주인공?
먹을만 하지만 브론드가 더 맘에 든다.

1866 블론드 1866 Blonde|프랑스



싸게 팔고, 많이 사면 할인해주길래 덥썩 샀는데
완전 내취향이다.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고 호가든 같은 향이 진하지 않게 은은.
한국 맥주가 맛있어지면 바로 이런 맛이 될 것 같다.
낼름 최애자리를 꿰참.

축구|2019프랑스 여자월드컵|한국:노르웨이

졌지만 잘했고
잘해서 더 아쉽다.
유효슈팅 중에서도 명목상 유효가 아닌
진짜 아까움지수 최상급 슈팅이 많았는데...
이런 경기를 진 건 운이 너무 안따랐다고 밖에.
특히 전반 문미라-지소연, 후반에 지소연-이금민, 그리고 이금민-여민지 슈팅은
너무 아까우면서도 멋있음을 잃지 않았다.
나라도 가서 신의 손 해주고 싶음......

그리고 드디어 여민지!!!!
그냥 골도 아니고 진짜 멋진 골.
이 정도면 최고의 골 후보에 들 법도 한데
기대해봐야지.
다리를 요리조리 칭칭 감았던데
그 상태로도 이런 경기력이라니
너무 든든하자나^^

노르웨이가 최강 전력 아니었다고는 하지만
어쨌거나 열세가 느껴지지 않는 재미있는 경기였다.
실점이 전부 패널티라 김 빠질수도 있었는데
첫 번째, 두 번째 실점 이후에
흔들림없이 몰아부친 것도.
노르웨이가 잘한 건 잘 끊은 거, 그리고 운이 좋았던 거.

이 경기가 첫 경기였으면 얼마나 좋았겠냐...

멀리서 보면 여민지랑 헷갈리게 플레이도 어딘가 비슷한 문미라,
오늘의 조소현 장슬기,
이름불릴 만한 지소연,
그리고 이금민.
특히 더 멋있었다.
김민정도 볼수록 괜찮고.
성적은 안 좋지만 마지막에서 희망을 본다. 
이 팀의 A매치가 이게 마지막이 아니었으면.

한창 20세 이하 경기 직후다 보니
궁금해진다.
여자축구팀 TSG는 열일하고 있나.

오늘은 해설도 지금까지 중 제일 나은 한준희 버전이다.
여자축구에도 VAR이 있다는 망언이 있었지만
훈수에 몰입을 할 지언정 나름 경기에 집중한 중계였다.
궁금했던 골기퍼 어쩌고는 예상이 맞았다.
그래, 차라리 실수가 많다고 그냥 까놓고 얘기하라고.
돌려 말하는 거 보다 차라리 이게 낫지.
이제 남은 건 여자축구가 얼마나 잘하든 못하든
비교평가자가 아닌 설명자와 정보제공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한준희 해설도 단기간에 많이 성장한만큼 마지막에 희망이 보였다 ㅋㅋ

...바로 이런 경기를 원했는데
하필 젤 재미있는 이 경기 실시간을 놓치다니 헐...
시간표 여러 번 확인하면서도 왜 계속 수요일이라고 생각했던 거냐ㅠㅠㅠ
여자월드컵 덕분에 그 틈새에 20세이하 월드컵 까지 보느라
몇년치 축구를 단기간에 몰아봤네...

축구|2019프랑스 여자월드컵|한국:나이지리아

오늘 경기는 잘했다고 얘기하고 싶지 않다.
열심히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참을 밀고 올라가서 한 방에 뚫리는가 하면
탐스러운 기회는 순식간에 사라졌기 때문에.
자책골을 원망하기에는
놓친 기회가 너무 많았다.
상대팀이 그렇게 잘하지 않아 보여서
오히려 프랑스 전이 더 괜찮아 보인다.  
전반 이민아의 성실함이 빛나는 가운데
교체된 여민지 문미라도 재미있는 순간을 보여줬지만
이건 한국축구에 너무나도 익숙한
열심히 뛰고 지는 경기의 전형적인 모습이었을 뿐.
딱 하나의 좋았던 건
여민지가 살아난 모습을 봤다는 것 정도.
축알못 주제에
여민지가 선발이면 좋았겠다거나
이제 여자팀 감독이 좀 바뀌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들면서
진 경기는 알못의 훈수까지 부르는구나 싶었다.
어쨌든 오늘 경기는 진 것도 진 거고
결국 분위기 만드는데 멈춘
재미없는 축구에 대한 불평.
잘 맞은 것 같은 공들이 다 안들어가는 걸 보자니
이래서 한 때 베컴베컴 했구나 싶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재미없는 국대경기도 TV로 많이 봤었는데
아무리 20세 이하 팀이 날고 긴다하더라고
지상파 3사가 다 중계를 안하다니.
쉬는시간 광고때는 여자월드컵이 실검 1위이기도 했는데!
(여자축구 중계도 실검에 있었다고 ㅠㅠ)
특히 KBS.
이러고도 수신료의 가치 소리가 나오냐.
당연히 공중파일 줄 알고 있다가
하마트면 못볼 뻔.
아프리카티비 로그인 해야되는 줄 알고 아예 시청 포기할 뻔 했으니까.
오늘 경기 져서 짜증나는데
오늘 욕받이는 국민의 방송 kbs가 하는 걸로.
하지만 중계는 괜찮았다.
한준희는 한 번도(내 기억에) 20세 이하 월드컵 가지고 비교하지 않았고
처음 듣는 강준형 중계좋았다.
경기를 많이 본 사람의 자연스러운(말 그대로)중계 같아서.
오늘은 한준희가 여자축구에서 골키퍼가 중요하다는 얘기를 좀 길게 설명했는데
문맥으로 파악할 때
아마도 공격골이 정교하지 않아서 라는 얘기를 차마 못하는 것 같았지만
골이 시원치 않으면 당연히 시원찮은 골키퍼도 막을 수 있을텐데
이건 전반적으로 수준이 낮다는 얘기의 돌려한 표현.
하지만 기술이나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경기를
계속 하수 취급하며 해설하는 것도
처지는 해설이라는 걸 더 깨달아주길.
중계는 보는 사람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건데
얘네들은 쟤네보다 못해요는 듣는 사람에게 아무 도움도 안되는 입털기일 뿐이라고. 
그나저나 조소현 부상 심한 거 아니길.

이제 16강이고 뭐고 다 필요없고
어차피 90분 힘들게 뛰긴 마찬가진데
다들 잘하는 거 맘껏 뽐내는 경기 한 번 보고 싶다.

새벽 4시에 꼭 볼 거니까
스웨덴 전은 좀 잘하자고요....!!!! 
날짜를 착각했다--;;; 왜 ㅠㅠㅠㅠ

고양필하모닉오케스트라 창단 20주년 기념 정기연주회|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고양시교향악단인줄 알고
왜 이런 히트곡들을 멀리서 연주하나 섭섭했는데
고양필은 시립고향악단이 아니었다.
대단하다, 20년을, 음악의 도시도 아닌 이 작은 도시에서 계속 해왔다니.
70명이 넘어 보이는 단원들의 연주로
좋아하는 곡들을 오랜만에 직접 들을 수 있어서 즐거웠다.
밝은 기운이 가득한 박지혜 연주자는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노다메 같아서 사랑스러웠고
연주 전에 편안하게 곡소개를 하던 안현성 지휘자 덕에
또 주섬주섬 주워들음^^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1번
거의 1악장만 반복해서 들어서
전곡은 진짜 오랜만이었다.
부드러운 물결 같던 연주여서 2악장이 특히 잘 어울렸다.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관현악곡으로 생음악은 처음.
유튜브로 듣던 음악에서는어딘가 쿵짝쿵짝 하는 분위기였는데
고양필의 연주는 훨씬 감성적인 느낌.
중간 중간 극적인 분위기가 살아나서
드라마나 영화음악에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잠깐.

앵콜도 하차투리안의 왈츠.
아, 이런 히트곡들 동네에서도 연주해주시지...

축구|U-20월드컵|한국:세네갈

보다가 잘 생각이었는데 와, 진짜, 
보다 잘 수 있는 경기가 아니었다.
꽤 장기 축알못입장에서 이번 경기는 이상했다.
보통 강팀과의 경기는 
초반에 잘 나가다가 망하거나
초반에 끌려 다니다가 나중에 투혼을 불사른 끝에 아깝게 지는 스타일이어서
2002년 월드컵이 지금도 전설같은 건데
이번 경기는
그렇게 잘한다는 세네갈이 그렇게 잘해보이지 않는 사이 첫 골이 터졌고,
계속 봐도 그렇게 잘하겠는지 모를 때 어느새 중앙선을 뚫고 들어가 있었는데,
(나중에 기록도 세네갈이 우위를 점했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느낀 건 체격과 체력이 열세라는 한국대표팀이 밀려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세시 반에 시작해서 거의 세시간 넘게 투지넘치게 뛴 두팀 다 정말 대단한데
그 와중에 이기다니 더 대단하다.
대표팀 마지막 골 최고.
아직도 이렇게 표현해서 미안한데, 한국축구 같지 않았어^^
젊은 선수들이라 그런지 패널티 못 막았다고 하늘 무너지지 않는다는 걸 표정으로 보여준 
세네갈 골키퍼와 이광연 둘다 귀엽^^
경기 후 과묵한 정정호 감독 인터뷰 러블리하고
이강인 인터뷰 볼 때마다 박지성 같다 ㅋㅋ
질문이 뭐든 ‘형들과 스탭의 도움으로 잘 뛰었고 다음 경기는 잘 준비해서 이기겠다’를 시전하는 답정너 스타일^^
그래도 뛰지 않은 형들까지 언급하는 건
아무리 매뉴얼이라 쳐도 눈에 띈다.
근데 오늘 같은 날은 주심도 인터뷰 해야하지 않나ㅋㅋ
남다른 성실함과 원칙으로 사서 일을 늘리는 분, 응원합니다^^

아무튼 이강인 파워 대단하다.
청소년(;;)축구 4강전은 3사가 중계하고.
잘하는 거 맞고 스타인 것도 맞지만 그래도 열심히 뛴 다른 선수들 있는데
맨날 '하드캐리'로 도배하는 보도는 좀 더 정교해졌으면.
그리고 강인이 손흥민 아이스크림 광고 같은 거 제발 하지 말아줬으면...
대표팀 돌아오면 어마어마한 기자회견이 있겠지만 
다들 오늘 경기 만으로도 하고 싶은 얘기가 넘쳐날 듯.
경기 중 모든 결정적인 순간이 반전에 반전이었으니까.
오늘은 이광연 인터뷰도 좀 해주지-최장시간 심장어택 생존자인데 말이다.
어쨌든 이런 노동집약형 해피엔딩의 추억-참으로 적절하다 ㅋㅋㅋ
세네갈 선수 경고 받을 때 배성재가
이 경고면 다음 경기 못 나오는데 다음 경기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들어도 얄미워 ㅋㅋㅋ
여자월드컵 KBS중계 하나 껴 있던데 
한준희, 여자축구 중계하면서 이 경기 얘기 몇 번 하나 내가 세어보겠다^^
  

축구|2019프랑스 여자월드컵|한국:프랑스



다음문자중계 https://sports.media.daum.net/sports/gamecenter/80027224/cast

윌리엄의 표현을 빌리면
한국은 잘했지만 못했고
프랑스는 잘했는데 더 잘했다ㅠㅠ
안 들어가서 다행인데
일자무식인 나도 아는 오버헤드과 발리슛까지 나옴...
그거 들어갔으면 엄청 기죽어서 더 힘들었을 듯.
워낙 세계 최고의 팀이라고 처음부터 강조를 했는데
진짜 속도와 탄력차가 너무 많이 나서
이런 팀을 작전으로 이길 수 있을까 회의가 들었는데.

그래도 전후반-특히 후반
선수들의 투혼이 빛났고
특히 오늘은 조소현-거의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나타나는 수준.
견제가 심한 것 같지 않았는데 기운 없던 지소연 아깝고
평소 힘이 넘치던 이금민과 정설빈도 힘이 좀 빠진듯.
그런데도 프랑스 선수들 진짜 빠르고 별로 지쳐보이지도 않아서 감탄.

후반 강채림 활기넘치고
항상 성실한 이민아도 좋았고
오늘 처음 본 골기퍼 김민정도 좋았다.
중계보다가 궁금한 거-남자축구보다 골키퍼가 중요한 건 왜?
골키퍼의 지연된 플레이를 자꾸 주문하던데 그건 대체 뭘까.
궁금하다.

오늘 SBS중계는 그냥 그냥 무난하게 인터넷으로 검색가능한 정보는 챙겨들려줬지만
(거의 프랑스팀-세계적인 선수들이 많으니 인터넷 정보가 많았을 거라 추측함)
선수들 움직임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는지
한국선수보다 프랑스선수들 이름을 더 많이 불렀다.
명색이 중계인데 인터넷정보 가지고 수다만 떨지 말고
정신차리라는 둥 들리지도 않을 개나소나표 충고 말고
지금 누가 공 잡고 누가 수비하는지 본인들의 맡은 일에나 더 충실하라고.
멋진 수비가 두 번 있었는데 누군지 이름을 안 갈쳐줌..
우리팀 하얀옷은 등번호 찾아보기가 너무 어렵다.
게다가 황보람 출산 후 복귀말고는 선수들 근황이나 최근 기록 얘기도 없었다. 
한국여자축구계에 놀라운 소식이긴 하지만
그거 말고는 국대팀 TMI가 그렇게 없었나.
조소현은 영국에서 잘하고 있는지
친선대회 경기결과나 선수들 활약상이라도.

나이지리아는 피파랭킹이 우리보다 낮다는데
그래도 체력이 짱짱할 것 같은 느낌.
마지막에 여민지 잠깐 뛰었는데 다음 경기에서는 경기감 살려서 잘 뛰길.
4:0 쫌 타격이 크지만
이틀 잘 쉬고 나이지리아전에서 만나요.

PS. 그 사이 나시브는 은퇴했구나...

경기 보고나서 발견했는데
아이슬란드 평가전 관중수 보고 감격하는 모습이 짠하다.
오늘 경기는 그냥 프랑스가 프랑스했다 생각하고 자신감 되찾길.
남은 경기에서 애기호랑이가 어디까지 더 클지 응원하며 지켜볼게요~


 

알라딘|Aladdin|2019

https://ew.com/trailers/2019/03/12/aladdin-trailer-disney/
너무 신나보이는 탐나는 순간

아직도 깨지지 않은 이슬람문화의 벽을 깨는 파격-동화니까.
그러면서도 현실의 변화에는 예민한 변화-디즈니니까.
보통 디즈니 영화들은 이리저리 욕 안 먹으려고 갈고 닦은 티가 나는데
알라딘은 소소한 설정을 고민하며 선택했다기보다
큼지막한 밑그림을 도전적으로 그려놓고 달려가는 것 같았다.
그래서 알라딘의 번외편 자스민을 보는 기분.
그러면서 그렇게 정의당당한 결말을 아무런 반전 없이 턱 내놓다니
디즈니의 품안이라 더 자유롭게 뛰논 것 같기도.
며칠 전 본 기생충이 생각나면서
같은 얘기의 두 가지 변주를 본 것 같았다. 
감독이 가이 리치.
초기영화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디즈니로 다시 만나다니 이런 의외가.

영화속에서 알라딘과 자스민, 지니만 유창한 미국영어
나머지는 술탄이든 마법사든 거리의 상인이든 억양이 강한 영어를 쓴다.
이왕 이럴거면 어차피 동화인데 좀 다양한 영어들이 나왔으면 싶기도 한데
그 아쉬움은 앤드류 왕자 하나로 달래야 할지.

앤드류 왕자가 좀 튀는 설정인데
만약 중국왕자였다면 아마 인종차별 논란이 일었겠지.
예전에 트레인스포팅에서 스코틀란드는 유럽의 아프리카라고 외치던 대사가 생각난다.
그럼에도 그들은 화내지 않을까.
아니면 그래도 유럽이라 괜찮은 걸까.
스스로 쭈구리임을 인정할 수 있는 여유는 당당함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데도 모든 쭈구리에게 당당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폭력이니까...

a Whole New World를 압도하는 신곡.
난 첫번째가 더 좋았지만.


기생충|PARASITE|2019

 
첫번째 취업자 기우
처음엔 평범한 정직함으로 망설였지만 일단 기회를 잡은 뒤에는 
두번째 취업자를 불현듯 떠올리는 경지에 올라 이 희비극의 시작이 된다.  
계획이 있는 것 같았어도 위기상황에서는 아직 어른을 위지하게 되는 불완전한 독립체이지만
일단 시도해 본다는 점에서 20대의 상징답다. 


두번째 취업자 기정
널리 입소문 난 손재주와 놀랄만한 배짱, 
기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주술같은 방식으로 실력을 발휘해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원주민 화살놀이로 집안을 활개치며 다니던 다솜이를 배꼽인사하게 만든 놀라운 능력자.
이미 기우가 포석을 깔아두었기에 더 과감할 수 있었고, 이후 더 과감한 설정을 이어갈 수 있었다.
범죄에는 가장 취약했지만, 역시 저지를 줄 알았던 20대.
:검은 상자는 왠지 검은사제들 생각이 나네^^

세번째 취업자 기택
아들의 계획에 탄복하는 듯 했지만 정작 무계획인생을 설파하고 결국 그것을 증명해내기도 했다.
가족들을 존중하는
권위라고는 1도 없는 가장으로
부족한 경험을 위해 준비하는 책임감이 있다.
네번째 취업자 충숙
기택을 구박할 자격이 있나 싶었지만 
아무 준비없이도 주어진 임무를 완성하며  
남은 삶과 남은 가족의 무게를 부담없이 짊어지는 숨은 능력자.
 

첫 고용주 연교
구김없이 자라 잘 믿고 고운 심성이지만 희극의 한 복판과 비극의 한 복판을 걸어갔다. 

 
두번째 고용주 박사장
아주 친밀한 사이가 되어가는 과정이 아니라면 선을 넘는다는 걸 좋아할 사람은 없는데 
박사장의 선이란 갑-을의 경계일 것이기에 
그의 보이는 점잖음이 예의보다는 권위라는 걸 알 수 있다. 

영화를 보고나니 제목 기생충이 반어적으로 들린다.
거둬준 건 문광인데 본인의 존재를 알지도 못하는 박사장에게 안 보이는 곳에서 조차 충성을 매일 맹세하던 문광의 남편은
초기 산업화시대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나랏님사장님 용비어천가 같은데
문서를 위조했고 경력을 속였지만 
제법 유능했던 기우네의 노동까지 싸잡아 무시해서는 안될 것 같기 때문이다. 
비록 다혜네 집에서 무단취식을 하던 장면은 참 비루해보였지만,
그 이유만으로 그들을 기생충이라고 부르는 건 불편해야 할 것 같은데.

생각해보면 신기하다. 
자본이란 건 들어온 지 얼마 안되는데 
등장과 동시에 수천년의 전통이라 불리는 모든 것들의 맨 위에 바로 올라 앉았다. 
정상적인 고용주인 박사장과 연교를보면서
고용주가 고용인의 어디까지 고용할 수 있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 
너무나 당연히
임금을 주면, 추가수당을 주면, 
고용인은 아무 때나 어떤 종류의 노동이라도 제공해야하고
거부의 권리는 없는 것일까.

원래 사람의 후각은 빨리 마비되기 때문에
자신의 냄새를 맡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나는 모르는데 남은 알게될 거라 다들 냄새에 그렇게 신경을 쓰는 걸텐데
공교롭게도 왕따나 인종차별의 시비에서 냄새가 빠지지 않는다. 
그렇게 도화선이 되기에 충분한 감각.

설국열차에서처럼
격리된 세상은 안전하다고 느끼는 일부가 있겠지만
세상을 모두가 기울게 본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특히 보금자리인 집에서도 노상방뇨 같은 모욕을 당하는 상황을
연교는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그 섞임을 향해 그나마 도전했던 게 기우네 가족이었는데
기우네와 문광네의 대결로 끝나지 않고 
더 위로 칼날이 향한 건
봉준호의 소심한 응원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봤자 집행유예라고^^)
현실에서는 물론 잔혹한 범죄지만
개연성과 디테일이 이렇게 충분함에도
어딘가 영화가 비현실적인 느낌이어서 상징처럼 보인다.
기우의 꿈은 과연 이루어질지.

영화를 보고나서 메이킹을 보다가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으면 좋겠다는 봉준호 감독의 한마디가 의미심장했다. 
진짜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으니까^^

약간의 아쉬움.
포스터는 아들과 아버지로 마무리되는데 
처음 물꼬를 튼 거나 다름없는 문광이 빠져있다. 
침투조의 유일한 희생자가 기정이라는 것도.

배우구멍이 없는 영화라서 칭찬이 입아픈 일일테지만
특히 초반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능글능글 녹여낸 송강호,
이질적인 가족의 대표로 엄청난 비중을 톡톡 튀는 듯 매끄럽게 이어간 조여정, 
윗동네와 아랫동네의 가교로 별의 별꼴을 다 보여준 이정은.
정말 굉장하다.

까먹었다, 박정자가 마력의 목소리로 소개해주는 재미있는 예고편.

포레스텔라 Mystique 전국투어|고양

이번엔 다행이 고양공연이 주말이었다.
멀리 안 가도 되서 기쁨 두 배.


제일 궁금해서 엄청 기대했던 Favorite things.
보면서도 이게 라이브라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중간에 연기부분에서
어린아기-조민규로 들려서 목소리 주인공이 궁금한 부분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조민규-배두훈 부분.
궁금증은 풀렸지만 진짜 보면서도 깜짝 놀랐던.
:근데 앨범은 다시 들어도 어린이-조민규. 비밀이 풀리다 만 느낌^^
혹시 녹음은 조민규-조민규?--였다^^

음원 나왔을때 전체 분위기는 좋았지만 그렇게 열광하지는 않았던 달하노피곰도다샤는 라이브가 정말 좋았고
Angel도 소년합창단 같은 분위기가 그대로 살아있는 라이브였다.

All the King's Horses 너무 신나고 멋있었고
Bohemian Rhapsody의 강렬함도 여전했다.

신곡준비도 바빴을텐데 혼자 부를 노래들까지 준비해줘서 좋았는데
다음에는 듀엣도 해주면 어떨까...라는 희망사항.
강형호-조민규 들어보고 싶다.

배두훈의 스윗당당한 안이한^^ 선곡-까도남 창법 좋은데 로비 윌리엄스 Supreme 같은 거 해주면 좋겠다~
조민규의 잔망스러운 노력집약형 디즈니 뮤지컬 메들리-저렇게 사는 사람이 있다는 게 항상 신기하다.
강형호의 퀸 한우물 난해한 선곡-모르는 노래였음에도 프레디 머큐리일 것이 짐작됐는데 따라부를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ㅋㅋ
전혀 예상치 못했던 한 방은 고우림의 Change on the Rise-나도 모르게 들썩들썩.
특히 오늘 고우림은 소리가 특히 더 좋아서 내맘대로 오늘의 최고 멤버.
베이스-감성-드디어 롸킹까지...진짜 신내림. 롸킹이 최고다~!

그밖에.
배두훈 공연진행 재미있는데 방송에서는 왜 자꾸 편집이 되는 걸까 ㅎㅎ
앵콜곡이 We will Rock you-Radioactive로 바뀐 것 대찬성입니다~!
이 곡들이 3집 음반 분위기 맛보기면 더 좋아.
들을만큼 들은 것 같은데도 여전히 싱쿵하는 In Un'altra Vita가 계속 있어서 좋았고,
오늘은 카메라 단속 심하지 않은 것 같던데 그 덕에 볼 거 많아서 신남^^

좀 아쉬웠던 건.
시작부분에서는 음향이 좀 안맞았던 것-다행이 뒤로 가면서 나아졌지만
2집에서 들려준 다채롭고 새로운 소리들이 그렇게 들리지 않은 건 아쉽다.
첫 공연 답게 일단 다들 조금씩 골고루 실수-컨디션이 안 좋은거면 더 큰일이었을텐데
그나마 다행으로 첫공연이라 떨려서 그랬다고 한다.
항상 건강을 해칠 법한 과도한 반성으로 안쓰럽던 강형호가
8회 공연마다 1/8씩 좋아지겠다는데
그 뻔뻔함^^이 듬직했다 ㅋㅋㅋ
8/8을 위해 한 번 더?를 잠깐 고민하기도^^

그리고 춤.
유기적으로 전체가 될 게 아니라면 볼거리 하나 더 차원의 추가 정도의 느낌.
조명이나 공간 배치 등등 너무 춤에 배려가 없이 자막처럼 등장하는 춤은 확실히 따로 노는 느낌이다.
아일랜드풍 음악에 탱고라니 좀 안 어울리는 부분도 있었고.
두 무용수의 열심이 좀 보람 없을 듯.

참, 아쉬운 거 하나 더.
한국적인 느낌을 살리려는 것 같긴한데 일년에 한벌 해주는 새옷이 너무 안 새옷 같다ㅋㅋㅋ
포레스텔라 의상은 정확히 포레스텔라의 무대와 대척점에 서있다.
그 만족도가 항상 널뛰는 느낌^^

포레스텔라 2집 Mystique

팬텀싱어2를 본 사람들이 기대했던 포레스텔라의 음반이 바로 이거 아닐까.
1집의 아쉬움을 훌쩍 넘어 포레스텔라의 색을 활짝 드러낸 2집.
게다가 이번엔 라이브에 폐를 끼치던 기술적인 문제도 사라졌다.
진짜 이거 자랑하고 싶어서 얼마나 근질근질했을까 생각하니 슬쩍 웃음이 나기도.

1 Intro: Mystique 제목은 신비지만 내 귀에는 귀여운 인트로.이번에도 대충은 없어요^^

2 달하 노피곰 도다샤: Dear Moon 선발매 싱글인데 훅 들어오지는 않았던 맛보기. 대신 짱짱해진 노랫소리들에 정규음반에 대한 기대는 커졌다. 약간 국악스타일이라 새롭고, 한 사람 한 사람의 변화와 매력을 보여주기에는 좋았던 듯. 특히 조민규 목소리가 이쁘게 쭉 뻗어나오는 부분에 놀랐다.

3 Angel 편곡자 확인하고 노래를 들은 것도 아닌데 이번 음반에서 내가 좋은 노래들은 다 박민우 편곡인데 김진환 편곡 중에서는 제일 맘에 드는 곡이 됐다. 전에 정재형이 얘기했던 그레고리안 성가풍이지만 성가가 아니라서 좋은^^. 그림자 합창단이 뒤에 숨은 것 같은 풍부하고 차분한 화음이 홀리하다.

4 마법의 성 음원을 그렇게 기다렸는데 드디어 음반으로. 뭔지 모르겠지만 살짝의 변화가 느껴지는데 불명버전을 하도 보면서 들어서 그런지 노래따라 그림이 그냥 그려진다. 마녀버전 강형호 소리가 좀 더 컸으면 좋았을 걸.

5 My Favorite Things 기절의 뮤지컬 노래. 바로크 분위기로 시작해서 풍성한 오케스트라가 마무리하는 변화무쌍한 곡에 다채로운 목소리까지. 원래 온갖 요소를 멋스럽게 배치할 수 있어야 고수라는데 이 노래의 어우러짐은 진짜 어마어마하다. 이렇게 별짓을 다 하는데 이렇게 멋있다니. 대체 라이브를 어떻게 할 지 상상도 안된다. 이제 24시간 안에 확인하게 되겠지.
다 알아듣겠는데 딱 한 구절 도저히 목소리 주인을 알 수 없다. 그 비밀도 이제 24시간에 풀리겠지^^

6 The Sky and the Dawn and the Sun 노래 자체는 강렬하지 않은데 네 사람의 원음 같은 목소리는 잘 살아난다. 

7 Prelude de la Luna 신비의 절정 달의 아들에게 데려다주는.

8 Hijo de la Luna (달의 아들) 음반 무조건 사야겠구나 생각했던 건 바로 달의 아들때문. 작년 팬텀공연의 이후 이벼리와의 무대를 기대했었는데 강형호의 환상적인 소리가 음반으로 나오다니~ 가사가 다 바꼈고, 앨범 전체의 제목과 너무 잘어울리는 곡. 시작할 때 변주는 약간 원곡스러운 하늘거림도 있고, 오페라 분위기까지 이어진다. 뒷부분 약간 뮤지컬 느낌이어서 처음의 하늘거리는 분위기가 끝까지 이어졌으면 하는 아쉬움도.

9 All the King's Horses 예상하지 못했던 한 방은 이곡으로 쿵. 소프라노가 아닌 강형호의 날카로운 락발성 찌릿하고, Radioactive 이후 그리워하던 배두훈의 섹시함도 살아있다. 신라의 달밤의 박력을 참 좋아했다가 청산되지 않은 친일파 노래라는 얘기를 듣고 아까워했었는데 이 노래가 훨씬 더 강력한 힘으로 심장을 쥐었다 놨다 해줄 것 같다. 또 바뀌겠지만 지금은 2집 곡 중 최고.

10 야상곡: Nocturne 시작을 고우림이 하길래 예전 양희은 노래 솔로가 생각났는데 마무리까지 휘몰아치는 걸 듣고 나면 찔끔하게 된다. 그동안 고우림은 단단한 저음 한방일 때 매력이 제일 컸는데 2집에서는 감성베이스의 모습이 보인다. 

11 Bohemian Rhapsody 이 곡을 음반으로 듣게 되어 좋다. 맘마미아 부분이 조금 느려졌는데 그래서 뜻을 알 수 없는 가사들이 더 정확하게 들림.

12 이 계절의 꽃: The Flowers 경쾌한 노래가 아닌데도 들으면서 웃음이 나는 건....계절가는 줄도 모르고 바쁘게 산 시간을 위로해주는 것 같은 가사인데, 중년의 팬들을 위한 곡인듯 하나, 본인들이 지금 바로 그렇게 살고 있는 중이고, 이 노래를 부르면서도 앞으로 계속 그렇게들 살 게 뻔하기 때문이다. 뭔가 제 머리 못깍는 바지런한 사람들의 가증스러운^^ 가사라고나 할까.

눈이 부시게|2019


처음엔 그냥 김혜자-한지민의 귀염폭발 코미디에 혹해서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잉여허리케인 손호준과
어딘가 짠한 그림자의 안내상-이정은 부부
의리있는 두 친구들에
이미 푹 빠졌을 때즘
갑자기 훅-치고 들어왔다.
눈물폭발.

세상을 성취중심 질서가 다스리게 된 건
성취한 노년들의 젊음을 향한 질투일 거라고 생각한 적도 있기에
혜자의 한 마디 한 마디는 별 다른 설득이 필요 없었다.
아름다운 기억이 마지막 이라는 게 큰 위로가 된다.

되돌려보다보니 처음 볼 때 몰랐던 장면들도 여러 번 훅치고 들어온다.
딸이란 걸 인정했으면서도 왜 전처럼 밝게 맞아주지 않을까.
안내상의 늘 어두운 얼굴의 이유가 궁금했는데
3화에서 혜자가,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아빠한테도 잘할 걸-할 때 
무너지는 안내상의 얼굴이 슬펐다. 
나중에 비밀이 밝혀진 어묵김치찌개도 그렇고.
(그런데 멸치는 딱히 나오진 않은 듯)
그러면서도 혜자가 만든 삶은 달걀을 무심하게 바지 주머니에 넣던 안내상은 
어딘가 정이 느껴졌다.
그렇게 시간의 축을 담당해준 안내상.
자식을 향한 마음이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혜자의 얘기를 들어주고 마음 아파했던 게 갑자기 늙어버린 기막힌 딸 때문이 아니라
그게 진짜 혜자에 대한 마음이었다.

박력의 며느리 정은씨
귀여운 붕어빵 정은 씨는 덤.
'내가 알아보면 된다'고 말할 때도
진짜 짧은 한 마디였는데 생각만 해보는 지금도 울컥한다.

그리고 에피소드의 주인공 이었지만 인상 깊었던
다 괜찮다는 보살 은숙 씨
다음엔 꼭 외동딸로 태어나서 어머니와의 커플 한을 같이 푸세요.

시대를 보나 대상을 혼자 키우던 혜자로 보나 
혜자의 부모님들도 다정다감한 분들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
귀염폭발 혜자의 성장은 더 기특하다.
영수로 상상되던 민수를 생각하면
아마도 게임이나 컨텐츠 관련 사업을 했을 법한 손자를
혜자가 어떻게 평소 생각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깨알 재미.
헛소문도 많이 내지만 반찬도 챙겨주는 일관성 있는 오지랖 할머니들도 귀여웠다.
그래도 진짜 좋았던 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김혜자를 볼 수 있었다는 것.
그 못지 않게 귀엽던 한지민은
나중엔 진짜 젊은 김혜자 같아서
한 사람 처럼 보였다.
언젠가 다시 보고 싶어질.

정태춘 박은옥 콘서트 - 날자,오리배|2019





공연장이 크지 않아서인지 공연전부터 입구는 북적북적.
입구의 전시를 보다 보니
글씨를 쓰건 노래를 만들 건 노래를 부르건 시를 쓰건
예술가는 늘 자기의 이야기를 일관되게 하고 있구나-싶었다.
신문으로 만든 전시물이 있길래 정태춘은 무슨 신문을 보나 궁금해서 열심히 찾아봤다^^

정태춘과 박은옥은 기타 하나 씩만 들고 무대로 오르는 게 당연할 것 같았는데
뭔가 준비를 많이 하고 싶었나 보다.
오르골 서해에서 반주로 공연이 시작됐고
처음들어보는 박은옥의 하늘위에 눈으로라는 초창기 노래도 들을 수 있었다.
10년 전에는 정태춘의 편지 낭독에 덩달아 울컥 했는데
이번엔 팬들을 향한 박은옥의 편지가 찡했다.
10년 뒤엔 또 어떤 편지를 읽어주시려나요.

지금의 늙은 목소리가 멋지다며 새 녹음을 권했다는 딸 얘기를 듣기 전만 해도
정태춘은 항상 저 목소리였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멋있어져 있다.
그에 비하자면 진짜 하나도 안 변한 박은옥은 신비의 존재.
바람 좋아하는데 이번에도 부르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히트곡들은 별로 즐겨부르지 않나봐.

40주년의 의미있는 행사들 멋있고,
이렇게 기념할 거리를 여러가지 준비하는 노고도 값지지만,
40년 노래인생을 기념하는 가장 중요한 행사가 공연일텐데-
기대하고 설레며 잘 보고 온 공연이긴 했지만,
무대가 작아서 그랬겠지만,
-이번 공연 음향 및 음악감독 하신 분들은
평생 정태춘 박은옥에게 이 공연에 빚진 마음 평생 내려놓지 마시길.....  

정태춘 박은옥 40 프로젝트 사업단
https://www.joung-park.com

바람 바람 바람|What a Man Wants|2018

롤러코스터를 이렇게 시큰둥하게 탈수도 있는 어른들의 세계라고 한다...

극한직업이 처음이었지만
어딘가 맘에 드는 유머감각.
아기자기버전의 바람난 가족같기도 한데
그보다는 좀 더 가정적^^이랄까.
명품병 아줌마들은 좀 거슬리지만
한 일에서 도망가지 않는
나름 책임감있는 자세의 결말이라
바람직해 보였다.
이 정도면 담덕의 남편과 연인 사이에는 새로운 우정이 싹틀지도^^
봉수의 바람은 감정의 변화 없이
제니의 접근과 반비례로 사그라들어서
초반 독특한 성격의 개성도
결국은 평범한 바람으로 끝나는구나 싶어 좀 아쉽지만
구석구석 웃으며 볼만했다.
이런 신하균도 오랜만이네^^

증인|Innocent Witness|2018



처음부터 나쁘기만한 사람
처음부터 착하기만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불편함을 참지 않고
좀 더 맘편한 인생을 위해
선택하는 과정을 차분히 보여주던 이야기.
이런 선택이 전처럼 비현실적일 것 같지는 않아서
미래에는 좀 더 희망을 걸어본다.
어디나 다양성이 중요하다.
요즘 보기 드물게 괜찮은 검사-당연히 많겠지만 요즘 화제는 그들의 뒤통수이다 보니...-보기 반가웠다.

버닝|BURNING|2018



없다는 걸 잊으면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하는 혜미
자신의 특별함을 알아봐주는 것에 관심이 있지만
혜미는 사람들이 젊음에 기대하는
특별해도, 결국 많은 젊음 중 하나이자
내면보다는 그 보이는 젊음에 더 관심있는 시선에
소모되는 젊음이다.


허무해보이지도 않는 풍요의 벤.
소비되는 젊음같은 혜미와 미온의 분노 종수의 젊음이 만난 세상이 벤인 것 같았다.
겉으로는 열린 것 같지만
사라지지 않는 엄격한 기준으로
누구도 주지 않은 권리로 판단하고 재단하는 세상.

진실이 아니라면서 바로 잘썼다고 칭찬하는 이웃
눈물이라는 증거가 없어서 슬픔이라 하기 어렵다는 벤
똥으로 보일이의 존재를, 숨겨진 머리끈으로 범죄를 확신하는 종수
기억이 엇갈리는 우물.

우물은 본 사람들의 진술은 엇갈리고 
증거가 없으면 존재도 부정된다.
존재함을 증거하기에 경험은 애매하고
증거만이 확실하다.
사실이 사실이 되기 위해 필요한 증거.

처음엔 아주 가까이서 태웠다는 비닐하우스가 혜미였나 싶었는데
결말로 보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위한 에너지가 아직 조금은 남은 청춘을 위한 상징인 것도 같다.
종수는 바라는 작가가 될 수 있을까.

볼수록 볼거리가 더 많아질 것 같은
오랜만의 도톰한 영화.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PS. 열연을 발산하는 배우는 아니지만 버닝의 문성근은 짧은데 은은하게 강렬하다. 

월요일이 사라졌다|What Happened to Monday?|2017

듣도 보도 못한 영화를 너무 보고 싶게 만들었던 포스터
소개글도 그랬지만.

제한된 식량때문에 인구조절 중인 미래.
당연히 재력 같은 표면적인 기준으로 출생을 제한할 것 같았는데
역시나 미래에도 그런 이유를 대놓고 드러내기엔 부끄러움이 남아있나 보다.
명분의 힘이랄까.

그 속에서 수 십 년을 한 사람처럼 살아온 일곱 쌍둥이의 고난.
모든 정보를 나누도록 배우고 자랐지만
사람이 어떻게 그럴수가 있겠어.
결국은 하나 같던 일곱의 다름으로 고난이 생기고 또 살아남게도 된다.
굉장한 상상력은 돋보였지만
새로운 생명을 위해
한 생명의 부분을 당연히 희생시키려 하고
그 이유를 다 납득하다니
나는 납득이 안되는데....?

진짜 한 사람인가 의심스럽던 주연 배우 루미 나파스 대단했다.

탐정 더 비기닝The Accidental Detective|2015, 탐정 리턴즈|The Accidental Detective 2: In Action|2018

 

감독에 열광하지 않는 사람도 여러가지 선택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아직도 감독영화와 대박지향영화 아니면 독립영화 뿐인 동네에
꼭 장수했으면 좋겠는 시리즈를 만났다.

감초역할로만 소모되기에 아까운 성동일이나
박한 평가를 받는 권상우 모두 꼭 맞는 옷을 입은 느낌.
2탄의 이광수도 그 두드러지는 설정에 비해서는 조용히(^^) 어울렸다.
1탄과 2탄을 이어보자니
어차피 자주 등장하지도 않는애기엄마들의
별 거 아닌 것 같은 차이가
불편함을 얼마나 많이 덜어주던지.

악인들은 점점 더 별 짓을 다하고 있는데
그게 설득력 떨어진다고 말할수 없는 현실이 좀 우울하지만
볼만한 짜임새와 인물들의 매력이 살아있다.
일단 재미있으니까
다음 시리즈는 좀 일찍 오면 좋겠다.



극한직업|Extreme Job|2018





이런 장사재능으로 형사를 하면 재능낭비^^

옥수수무료영화 성공작^^
왠지 재밌을 것 같던 데뷔작을 건너 뛴 감독이었는데
이런 감독이었구나.
약간 병맛 같기도 한 반가운 유머 완전 환영.
이 정도면 극장에서 봐도 돈 아깝고 시간 아깝다 소리는 안 나올듯. 

특별출연이 이러면 안될 것 같은데
신하균-오정세 전쟁 완전 쓰러졌다.
워낙 못하는 역할이 없는 두 배우지만
반전이 있는 신하균, 폭발하는 양아치미 오정세 특히 만만세.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의 탄생|Mary Shelley|2017

어린 다코다 패닝의 미래가 되어 나타난 것 같은 엘르 패닝

팀 버튼의 영화로만 알고 있던 프랑켄슈타인.
18살에 완성했다는 이 소설은 영화의 깔끔한 정리와 달리
실제로는 논란이 꽤 있는 것 같지만
영화의 정리에 더 솔깃해지기는 한다.
개척정신과 자유를 선택했던 부모에게서 결핍과 이별을 겪고
열정을 따라갔던 선택에 고독해진 메리 셸리였다니
소설이 궁금해지도록
영화는 훌륭하게 배경지식을 전해준다.

재능과 운을 다 가진 예술인(^^)의 인생적 전형성을 보여준 바이런,
한계를 위해 싸운 메리,
선택을 직접 하기보다는 선택의 주변에서 머무른 클레어에 비해 
어떻게 보면 성장이 멈춘 것 같지만
일관성 있으며 아집없는 퍼시 셸리는 다각도의 인물같았다. 
감당할만한 임자를 만나면 바람둥이도 괜찮네^^

잠자는 숲속의 미녀|국립발레단|2019



공연일시
배역
 4.24(수)
19:30
 4.25(목)
19:30
 4.26(금)
19:30
4.27(토)
14:00 
4.27(토)
19:00
4.28(일)
14:00 
 오로라 공주
 박슬기
김지영 
신승원 
박예은 
신승원 
김지영 
 데지레 왕자
 허서명
박종석 
하지석 
허서명 
하지석 
박종석 
 카라보스
 이재우
김기완 
이재우 
김기완 
이영철 
이재우 
 라일락 요정
 한나래
정은영 
한나래 
정은영
정은영 
한나래 


동화원작이라서인지 2인무나 군무 때 많은 동화속 인물들이 등장한다.
쉴틈 없이 깨알연기 하던 개구리왕자 완전 부지런함^^
개구리왕자와 함께 가장 인상깊었던 건
카라보스의 등장과 계속 함께한 검은 천.
커튼과 망토의 다역을 훌륭하게 소화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원래 극이 이런 건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세 시간 남짓의 공연에 한 방이 없다.
갑자기 기량이 줄어들었을 리는 없을텐데
무용수들은 솔로건 아니건
졸업무대에서 숙제 완성도를 검사받는 학생들처럼
열심인 것 같지만, 흥이 없는 무대였다. 

국립발레단의 상징 같은 김지영.
오늘 어디가 아팠는지 고정자세 때마다 지지해주는 남자무용수와 김지영의 팔이 동시에 심하게 떨렸다. 다리까지 안떨린 게 신기할 정도.
처음 보는 박종석.
짧은 동작에서는 안정감 있어 보였는데 자세가 쉽게 흐트러진다.
카라보스 이재우.
큰 키에 매력적인 역할이었지만 춤보다는 표정연기가 더 월등했던 것 같다.

국립발레단이 일취월장을 보인 분야는 미모, 연기력, 쇼맨쉽.
발레를 한 번도 본 적 없을 때 상상하던, 웬지 지루할 것 같은 발레를 오늘 국립발레단이 보여줬다.
그 고정관념을 깨고 발레의 재미를 느끼게 해준 것도 국립발레단이었는데......
이제는 좋아하는 무용수가 아니면 즐겁게 볼 수 없는 공연이 된 것 같다.
강수진이 아무리 대단한 무용수라도 요즘 국립발레단을 보면
내가 좋아할 무용수는 아니었을 것 같다.

오직 사랑뿐|A United Kingdom|2016


한글 제목이 원제와 너무 달라서 깜놀.
아마도 제국주의 끝물에서도 야욕을 숨기지 못한 보호령으로 유지되던 식민정책의 문제를 꼬집어보려는 제목이 아니었을까 짐작해본다.
왕위를 포기했다는 유럽왕자의 연애담 같은 말랑한 로맨스 같은 제목이지만
지금은 보츠와나가 된, 보츠아날랜드의 고단한 독립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당시 보츠아날랜드가 아무리 착취만 당하던 힘없는 나라였대도
혈통을 중시하되 삼촌이 왕위를 이을 조카를 죽이는 대신(^^)
든든한 후견인이 되어 평화적으로 타협에 이르렀고,  
왕족의 후손들이 평범하게 수퍼마켓에서 장을 보고,
모든 것을 공개절차로 진행하는 전체 부족회의는
영국의회 보다 품위있어 보였다.
당시 세레체 왕자를 추방한 노동당,
집권당이 되자 완전 뒤통수를 친 처칠과 보수당의 만행을 정확히 알려주기도 하고
시대가 시대라 그랬는지
정부의 치졸한 물밑작업도 직설적으로 드러난다.
한 가지 가짜 같았던 건
아무리 부족회의라도
그렇게 양복을 제대로 차려입고 참여한 사람이 당시 보츠아날랜드에 그렇게 많았을까...정도.
과거의 이야기라 주인공들의 백년해로 마무리를 알 수 있어서 훈훈했다.
특이한 로맨스 정도 예상했는데
다음 영화가 기대되는 감독 득템.

어느 독재자|The President|201


내전 시작 이후의 시리아와 가다피가 최후를 맞은 리비아를 섞어 놓은 듯한 어느 나라.
하루 만에 자신의 독재국가에서 인생을 빼앗긴 사람들을 직접 만나본다는 충격적인 경험이라니.
그 시작이 마치 모형을 가지고 놀듯 국가를 희롱하던 불끄기 놀이에서 갑자기 시작되는 게 신선했다.

독재가 혼란을 몰고 오고
혼란 속에서 사람들은 계속 죽어갔는데도
평생 투사로 탄압을 받던 낭만주의자는 
단죄보다 
피가 피를 부르는 복수의 사슬을 끊자고 외친다.
멋진 이상이지만
그 사슬은 왜 항상 제 정신이고 상식적이며 짓밟혀 살았던 사람들에게
용서를 강요하는 것으로만 끊을 수 있다는 것일까.

인생은 아름다워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지만
어린 손자 때문에 약간 그 구성이 비쳐 보이기도 한다.
아주 막 재미있진 않았는데
이런 다양성은 환영이다. 
배우들이 어느 나라 말로 연기한 건지 무척 궁금......

죄와벌|도스토엡스키|김학수|문예출판사+홍대화|열린책들

흠...그렇다...모든 것은 인간의 손아귀에 달려있다. 그런데 인간은 그 모든 것이 코 옆을 스쳐가도록 내버려두고 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겁쟁이이기 때문이다...이것은 이미 하나의 공리라고 할 수 있다...그런데 인간은 무엇을 가장 무서워하는 것일까? 새로운 첫걸음, 새로운 자기 자신의 말을 가장 무서워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는 이 순간조차 모든 것을 좋은 각도로 받아들이려는 그 감수성 자체가 역시 병적인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희미하게나마 예감하고 있었다.

적빈 상태에 이르고 보면 우선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모욕하고 싶어지니까요.

이 돼지같은 자들아! 너희들은 짐승의 상을 하고 있지만 너희들도 나오너라!
...지혜있는 자들아, 나는 그들을 맞으리라. 현명한 자들아, 나는 그들을 부르리라. 그들 중 어느 누구도 스스로 구원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자는 하나도 없기 때문이니라......

그건 그렇고, 그들은 굉장한 광맥을 하나 파헤쳤군. 그리고 잘도 이용해먹고 있어! 그토록 잘 이용해먹고 있으니 말야. 그리고 이젠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거든. 그저 눈물을 찔끔 흘렸을 뿐 완전히 습관이 돼버렸단 말이야. 인간이란 비열해서 무엇에나 곧 익숙해진다니까!
(...)만약에 정말로 인간이, 인간 전체가, 즉 인류 그 자체가 비열한이 아니라면 그 이외의 것은 모두...편견이 되는 셈이다. 아무 근거도 없는 공포에 지나지 않는다.

왜 거의 모든 범죄는 그처럼 쉽사리 발견되고 그 정체를 폭로당하고 마는 걸까? 그리고 또 왜 거의 모든 범죄의 발자취는 그토록 명료하게 남는 걸까? 그는 차츰 여러 가지 흥미 있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의 의견에 따르면, 가장 중요한 원인은 범죄를 은폐하는 물질적 불가능성이라기보다 오히려 범죄자 자신 속에 있다는 것이다. 즉 범죄자 자신은 거의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범죄를 저지르려는 순간 의지와 이성의 상실 상태에 빠질 뿐만 아니라 어린애 같은 경솔에 사로잡히고 말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것은 이성과 세심함을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이다. 그의 신념에 따르면 이 이성의 혼미와 의지의 상실은 병마와도 같이 사람을 엄습하여 차차 강대해져서 범죄 수행 직전에 최고조에 달한다. 그리고 그대로의 상태가 범죄 순간까지, 사람에 따라서는 범죄 후에도 얼마 동안 계속된다. 하지만 병이 낫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윽고 그 상태가 지나버리고 만다. 그러나 병이 범죄를 낳는 것인지, 아니면 범죄 그 자체에 그 비슷한 특질이 있어서 늘 병과 유사한 무엇을 동반하는 것인지...하는 의문에 이르러서는 자기도 아직 해결할 힘이 없다고 느끼고 있었다.

정직하고 다감한 인간은 저도 모르게 곧잘 속이야기를 털어놓지만 수완가는 언제나 그것을 잘 들어두었다가 미끼로 삼는단 말이야. 그리고 마지막엔 통째로 삼켜버리지.  

한 마디로 말해서 우리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과거로부터 벗어나 있고, 제 생각으로는 이것이 바로 성취된 일입니다. 

살아있는 영혼은 의심이 많고, 살아 있는 영혼은 반동적이야! 

단 하나의 논리로는 인간의 본성을 뛰어넘을 수 없는 일이야! 논리는 세 가지의 경우만 예측하지만, 실제로 그 경우라는 것은 수백만 가지나 되거든!

하나는 저급한(평범한) 부류로서 오로지 자기와 비슷한 사람들을 출산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사람들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가 처한 환경 속에서 <새로운 말>을 할 줄 하는 재능 또는 천분을 부여받은 사람들입니다......첫 번째 부류는 항상 현재의 사람들이고, 두 번째 부류는 미래의 사람들 입니다. 전자는 세계를 보존하고 그 수를 늘립니다. 후자는 세계를 움직여서 그 목적으로 인도하지요. 이 부류도 저 부류도 존재할 권리를 완전히 동등하게 소유하고 있습니다. 

내가 보기에 진정으로 위대한 사람들은 위대한 슬픔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해.

<나도 사람이라서 인간적인 것은 무엇이건 낯설지 않다오: Homo sum et nihil humanum a me alienum puto> 
:테렌티우스의 <자학자>

그런데 조금이라도 병이 나서, 유기체 속의 정상적인 지상의 질서가 조금이라도 파괴되면, 다른 세계의 가능성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병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다른 세계와의 접촉이 더욱 빈번해지고, 그러다가 완전히 죽게 되면 그는 곧바로 다른 세계로 가게 되는 것이다. 

당신이 죄인인 이유는 다른 것은 다 제쳐두고라도, 당신이 <공연히> 자신을 죽이고 팔아먹었기 때문이야.

그것을 눈치 챈 뾰뜨르 빼뜨로비치는 그 미소를 나중에 젊은 친구와의 관계를 청산할 날을 위해 마음속에 새겨 두었다.

저는 당신들이 말하는 그 천벌받을 간통을 오히려 기뻐할 겁니다. 그때 저는 제 아내에게 말할 겁니다. <내 친구여, 나는 지금까지 당신을 사랑하기만 했소. 그러나 이제는 당신을 존경하오. 왜냐하면 당신은 저항할 수 있기 때문이오!>  

모두들 자기 일은 자기 나름대로 풀어가는 건데, 가장 자기를 잘 속이는 사람이 어느 누구보다 즐겁게 사는 겁니다. 하하! 당신은 왜 그렇게 도덕률만 내세우십니까?

아! 형식이 이래서는 안 되었어. 내가 행한 일이 그렇게 미학적으로 훌륭한 형식은 아니 었어. 하지만 난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 어ㅐ, 폭탄으로, 포위공격으로 사람을 죽이는 것이 더 존경할만한 형식이라고 하는 거지? 

단순히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그는 만족할 수 없었다. 그는 항상 무언가 더 큰 것을 원했다. 어쩌면 그는 자신의 갈망이 강했다는 것 하나만 가지고서, 당시에 스스로를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것을 하도록 허용된 사람으로 여겼던 것인지도 모른다. 

예전에 자신을  감옥으로 오게 한 어리석고 추한 행동들에 대해서 분노를 느꼈던 것 처럼, 적어도 자신의 어리석음에 대해 분노를 느낄 수만 있었어도, 그는 기뻤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감옥에 들어와서 <자유의 몸>이 된 그는, 다시금 예전의 모든 행동들을 판단하고 숙고해 본 결과, 예전의 그 운명적인 시간에 자기가 생각했던 것만큼 자신의 범죄행위들이 그렇게 어리석고 추하게 여겨지지는 않았다. 

<변증법 대신에 삶이 도래했다>

<여기서 신과 악마가 겨루는데, 그 전투의 장은 인간의 마음이다>

인류의 일부는 철저한 자연법칙에 따라 선택받아 나머지 인류를 미래로 이끌어가는 대신 많은 것이 허용되어 있으며
그 허용을 스스로에게 해버린 로쟈-라스꼴리니꼬프는 스스로의 논리에서는 해결되지 않았던 것을
신의 이름안에서 가능했던 소냐의 사랑속에서 어느날 받아들이게 된다. 
우연의 범죄, 우연의 자백, 확신에 찬 사람들이 만든 세상
라스꼴리니코프의 기이한 세상 
번역가의 차이 때문일까?반납하고 이어서 다시 빌려 읽기 시작했을때는 완전 느낌이 달랐다.
문예출판사판으로 다시 읽어봐야 할 것 같은 기분.

벡스 Beck's|독일


부담없는 가벼운 맛이지만 내 취향은 아닌 약간 무거운 향이 있다.
가스가 많은 건지 마시다가 더부룩하더니 너무 속이 안 좋아짐...다시는 마시지 않겠다.

상파뉴엘 블랑쉐 Champigneulles Blanche|프랑스


맑은 색의 향이 있는 에페 블론드 같은 맛.
프랑스 맥주라는데 오렌지향-고수향은 그렇다치고 캬라멜색소는 뭘까.

게펠 콜쉬 Gaffel Kölsch|독일



풍부한 맛이 느껴지는 진한 맥주. 벡스만드는 회사에서 만들었다고 씌어있는데 기네스같이 부담스럽지 않아서 딱 좋다.

자백(스포일러포함)|2019|tvN

지금 막 7회를 봤는데...대박이다.

심장이식수술을 기다리다 직전에 사망한 기자와 기자가 된 딸 하유리,
동료? 상사?를 권총살인했다는 자백을 하고 수감되어 있는 
전직 기무사 군인 최필수와 변호사가 된 아들 최도현,
살인사건 재판에서 변호사 아들을 다시 만난, 알고 보면 기무사 군인을 체포했던 형사,
그리고 의문의 인물이었던 유능하고 우아한 변호사 사무 보조였던 중년의 '여사님' 진여사까지
드디어 관계도 완성.

초반에 3개의 살인사건과 일사부재리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건 쫑긋했지만
민폐 이상의 역할을 수행하지 않는 하유리가 너무 잉여스럽고
묻지마 범죄 같이 연출한 (당연히 또) 여자들의 살해 현장이 너무 적나라했고
어딘가 비밀의 숲을 흉내내는 듯한 연출이 좀 맘에 안들기도 했었다.
오늘 최도현의 심장소리와 이어지는 진여사의 비밀에 이르러서는
이제 모든 인물들이 본격적으로 일 좀 할 수 있는 자리에 우뚝 선 것 같은 대박연출이었다. 
심장이식은 말 그대로 생명을 내어주는 일인데
그 소신있는 검사 노선후와 최도현이 심장으로 이어진다는 상징도 묵직하다.
오늘부터 자백은 비밀의 숲에서 독립^^
조기탁은 누구일까.

기무사(다음백과)
국방부 소속의 군대내 방첩업무, 군사기밀에 대한 보안감시를 담당하는 부대. 1948년 5월 설치된 조선 경비대 정보처 특별조사과를 전신으로 한다. 전후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육군 특무부대, 방첩부대, 보안사령부 등으로 변모해왔고, 1991년 국군기무사령부로 개편되었다. 2018년 여론 조작과 민간인 사찰 논란으로 인해 27년만에 폐지되었고, 이를 대체하는 조직으로 9월 1일 군사안보지원사령부가 창설되었다.

오히려 몰랐던 시절이라면 이런 드라마의 설정이 말도 안되는 음모이론 같았을텐데
그 첩보 부대가 뭔 짓을 했는지 뉴스에도 종종 등장하는 요즘이라
어딘가 숨겨져 있을지 모를 그 증인들을 지켜줘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새 정권이 들어서고 수사를 한다고들 하니 잊고 있었는데
만약 그 시절이 계속 됐다면 일어났을 법한 일들을 보고 있는 기분이라 아찔하다.

7화에서 기춘호 형사는 형사는 범인 잡는 사람이라서 열심히 일했지만
범인 잡겠다는 생각으로 자부심을 잃어버린 게 부끄러워 그만뒀다고 담담히 말했다.
열심히 하다 보니 그랬다는 핑계 대지 않고
조직을 위한다는 명분 뒤로 숨지도 않는
평범하고 바른 직업인의 자세인데
최도현이 말했듯 왜 이런 사람은 이렇게나 귀한 것일까.

8화
7화의 감동은 일단 거기서 멈춘 걸로.
엔딩맛집에만 맛을 들였는지 마지막 장면만 공을 들이는 듯.
이렇게  막 죽일 수 있는 사람들이면 세상 뭐가 무섭다고 왜 아직 주인공들을 살려둘까.
오늘은 너무 막갔다.
최도현이 전화 받았어도 상관 없었을텐데 굳이 전화기를 차에 놓을 것 까지야.
차에서 내리기 전 친절한 전화기 단독 출연장면에 7회의 감동은 화르륵 사라지고....
전회의 궁금증을 다음에 풀어주는 친절한 전개인데도
왜 짜증이 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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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췄던 자백 다시 보기.
순순히 자백하는 사람들은 다 죄를 짓지 않은 사람들이었고
정말 죄를 지은 사람들은 감추기 위해 범죄도 망설이지 않았다. 
겹치는 배우도 꽤 있고, 
음악 분위기도 비슷하고, 
특히 엔딩의 파격까지 
비밀의 숲이 생각났고, 
악당들의 신선함이 좀 아쉬웠지만 
굉장히 쫀쫀하던 법정씬들, 
독특한 인물구도는 신선하게 기억될 것 같다. 
그리고 김과장에 이어 믿고 볼 배우가 된 이준호. 

축구|대한민국:아이슬란드 2차 평가전

수비는 훨씬 좋아졌는데 그 때문에 오히려 공격의 아쉬움이 더 컸다.
언제봐도 힘이 넘치는 이금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조소현 특히 멋있었다.
기대했던 여민지는 아직 기회를 만들거나 상대를 뚫고나가는 모습은 아니어서 아쉬웠는데
빨리 성인체력군단과 맞붙는 체력과 기술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오늘도 지메시는 있었다~
1-2차전 통틀어 제일 멋진 골.
좋은 패스도 많았는데 다 불발이라 어찌나 아깝던지.
하지만 장슬기 슈팅이 좀 좋아지면 다음엔 지소연-장슬기 짝도 멋져질 것 같다.
오늘 드디어 새로운 골키퍼 강가애 등장.
90년생이니 아주 어린 건 아닌데 왜 이제 처음 봤지..아무튼 몸 사리지 않는 수비 좋았다.
아이슬란드팀의 한 골도 1차전때 처럼 쉽게 들어간 게 아니라 몇번의 수비끝에 들어간거라
우리팀으로도 열심히 막았지만
반대로 아이슬란트 팀의 투지와 시야도 굉장했던 셈.
되게 멋있게 공을 다루던 선수가 있었는데
등번호가 잘 안보여 헷갈림....

근데 이상한 건
1차전보다 잘한 것 같긴한데
1차전 후반전만큼 재밌지는 않았다.
빗장축구는 좀 재미없나봄^^

그리고 오늘의 대만족 해설~!

전문가로 참여한 유영실(찾아보니 2008년까지 대표팀 수비수로 활약했던 선수)은 신선했지만 뻘쭘
: 지소연 선수 멋있습니다는 누구나 할 수 있다고요...하지만 방송 처음이니 좀 나아지시길 바람...
여자축구 전문가를 스펙으로 뽑지 말고 진짜 많이 본 사람 좀 수소문해서 초빙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제3의 전문가를 빼도 서형욱-허일후는 오늘 경기와 양팀 선수에 집중 재밌는 중계를 했다.
특히 허일후는 혼자 했어도 됐을 정도로 알찬 중계여서 다른 데 가서는 해설위원해도 될 듯^^
중계가 끝나면서 월드컵도 MBC와 함께-라는 자막이 떴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월드컵은 MBC에 찬성.

PS. 오랜만에 2010년 우승한 U-17월드컵 봤는데 장슬기가 있었다!

우상|Idol|2017

수상 축하 '우상' 한석규-설경구, 판타지아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

가끔 궁금했다.
드라마 속에서 역할마다 다른 매력을 뽐내지만 결국은 그게 마초든 까탈초식남이든 결국은 순정남의 또 다른 포장인데
그 순정남의 포장을 사생활이 찢고 나와버린 스타들에게도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는 열의.
범죄냐 아니냐는 현행법의 해석이 결정한다 해도
어쨌거나 관중몰이를 하던 그 환상은 이미 깨져버렸는데
그 지지는 어디서 무얼먹고 어떻게 자라는 것일까.

동료 정치인은 구명회를 심지어 예수라고 까지 부른다.
정치인이니 믿게 하는 힘이라고 표현했지만 결국 그건 스타성이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선택은
늘 그렇듯이 선택한 사람을 궁지로 몰고
궁지에 몰렸다고 생각하는 한
선택은 더 나빠질 수 밖에 없었고
이어지는 선택은
구명회에게는 자신의 내면을 깨닫은 과정이었겠지만
대중의 눈에는 위선.
구명회 일당(^^)에게 두려운 것은 두려움 뿐이다.
의도하지 않았고 두려움에 저지른 범죄였지만
그 반성이나 회한도 짧은 악몽으로 끝나버리고
그들은 어디까지 알려질까-만 두려워 한다.

처음에 구명회의 아들이 등장했을때
어떻게 아들은 저렇게 자랐나 싶었지만
지날수록 그 아들의 미래가 구명회라는 걸 알아보게 된다.
그 아들도 일찍 발현되지 않았다면
제 속의 소시오패스를 숨기고 구명회처럼 살아남았을지 모를 일이다.



유중식의 질량보존의 법칙을 보여주는 것 같은
감정의 화학변화를 이기는 애정 애틋했다. 



진짜 대단하다 싶은 천우희.
멍들고 피범벅일때가 더 예뻐보이더라는.
하지만 천우희의 킬빌이라니....
:어떻게-는 생략이라서 련화랑의 무술비기액션은 없음.



충분히 매력있는 이야기에
오랜만에 보는 강렬한 이미지들과
배우들의 열연이었는데
련화의 액션이 생략된 살육엔딩과 좀 과하다 싶은 구명회의 부활연설이 띵함을 던져주고 간 결말.
좀 아쉽다.
그리고....
여지없이 비밀에 싸인 괴력의 중국동포 등장.
앞으로 중국동포범죄조직 나오는영화는
한석규가 일인십역으로 나와도 피하고 싶다.....




오늘도 수고하신 유현목^^

축구|대한민국:아이슬란드 1차 평가전



3:2
점수로만은 예상할 수 없는 흥미진진한 후반전이 백미.
아무튼 초반에 허무한 2점은 진짜 뭥미였지만
후반전엔 다른 팀이 된 듯 볼만했다.
관중석 꽉 찬 것도 보기 좋고.

하지만 무엇보다 흥분됐던 건 여민지의 골.
지소연과 같이 뛰는 모습도 너무 좋았는데 심지어 골맛까지 보여주다니!
실패했지만 보기에 시원하던 정영아의 중거리슛도 멋있었다-진짜 들어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깝게 안 들어가는 거 너무 많아서 나라도 신의 손 해주고 싶은 심정이기도 했지만
신기하게도 시간이 훅 지나간 꿀경기.
 
처음보는 얼굴들도 있었지만
골키퍼가 아직도 김정미라니
골키퍼 후보들은 특히 더 적은가보다.

올해 월드컵(오늘 알았지만^^)은 
지난 월드컵 처럼 그러지 말고
올해는 중계 좀 잘해줬으면.
머리 하나가 더 큰 강팀 선수들 상대하긴 계속 힘들겠지만
한 번 더 남은 평가전은 오늘 후반전만 같길.

해설유감
월드컵도 제대로 중계를 안하더니
웬일로 KBS가 대낮에 중계를 한 것 까지는 좋았는데
초반에 한준희 해설위원이 해설마다 여자축구에서는-을 달고 시작하는 바람에 짜증나서 중계를 껐다
-가 축구 규칙 일자무식이라 어쩔 수 없이 다시 켰다.
대충 생각나는 게
여자축구에서는 실책이 치명적이다
여자축구에서는 골키퍼가 중요하다
여자축구에서는 중거리슛이 무기가 될 수 있다
-말하고 나서는 자기도 말이 안되는 걸 알았는지 여자축구만 그런 건 아니라고 마무리 하더만 
어차피 여자축구 이해에 아무 정보도 안되는 얘기는 왜 자꾸 같다 붙이냐규.
이 정도면 되겠지 싶은 얘기만 적당히 끼워넣어주는 전문가 말고
상대팀과 선수정보를 장착한 준비된 해설위원 좀 보고 싶다.
여자축구 중계 틈새시장인데
성실한 전문가 어디 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