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르타쿠스|Spartacus|국립발레단|2016



    정영재, 박슬기, 허서명, 신승원

어딘가 꼼꼼해진 느낌이 든다.
군무는 일사불란해지고 개인기는 개인기 대로 빛나는 느낌.
하지만 또 어딘가는 좀 늘어지는 느낌도 들었다.
내려오는 길에 2막에서 잤다는 사람이 여럿 있던데
다들 비슷하게 느낀 듯.
스파르타쿠스 하면 역동인데 
왜 그랬을까...
매 장마다 주연들이 혼자 춤을 출 때
전체 무대를 가린 것이 독백처럼 느껴졌는데
무용수들에게 시선이 모아지긴 하지만
어딘가 끊어지는 느낌도 들었다.
게다가 오늘은 꽈당 정도는 아니지만 
다들 한 두번은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있었고.
암튼 높이에 약한 나는 
스파르타쿠스보다도 크랏수스와 2막 목동들에게 반함^^
대신 스파르타쿠스의 최후는 춤이 없이도 멋있어서
연출은 맘에 들었다. 
매표소에 전석매진에 불이 들어와 있던데
인기가 좋긴 한가 보구나.
그래도 생음악이 아닌 건 좀 실망.

지난 번에 샀던 프로그램을 가지고 갔는데
놀랍게도 자세한 캐스팅이 씌어진 종이가 끼워져 있었다.
그때 스파르타쿠스의 도약을 굉장히 멋있게 기억하고 있는데
이영철이었구나...
기억해 놓을 것-해오름 극장은 2층 앞자리가 1층 어지간한 자리보다 좋다.
지하철역 근처 두부집 밥도 맛있었다. 

터널|Tunnel|2016

 끝까지 간다의 감독이었구나.....
 저 대사가 콕 박힌다....

대한민국은 알아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걸
불행이도 체험학습으로 배우고 있지만
정말 쐐기를 박는다.
구조를 멈추는 것은
그냥 포기가 아니라
아주 적극적인 살인이라고 외치면서.

나는 가끔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진지하게 묻고 대답할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냥 나쁜 짓이니까,
옳지 않으니까 정도로는
딜레마 앞에서 쉽게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생명은 왜 소중한지,
사람은 왜 죽이면 안되는지,
국가는 왜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지.
한 번도 토론해 본 적이 없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뿌리를 모르니
당연이 당연하게 무시될 때도 기막히기만 할 뿐
어떻게 해야할 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인지 뭔지..모르겠다, 정확하게 왜인지는.
하지만 구조대장이
저기 갖힌 건 도룡뇽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말할 때
도룡뇽을 구하려던 사람들의 노력은
사람을 구하려는 노력보다 당연히 하찮게 여겨져야 하는 건지
그렇다면 몇 천 억에 사람목숨을 포기하자던 것과 뭐가 다른 건지
얼마부터는 사람목숨을 포기할 수 있는 거고
어떤 사람부터는 얼마라도 포기하면 안되는 건지
정말 모르겠다.  

진짜 원망을 누구에게 해야할 지 모른 채 길을 잃은 노모를 보면서
저렇게는 늙지 말아야지 다짐했다.

그냥 봐도 한참 울고난 얼굴 같은...
처음 몇 장면을 빼고는 
등장 내내 남편의 생사에 가슴졸이는 아내라니 바로 탈진캐릭터인데
놀랍게도 배두나는 
그 와중에도 희소식을 들었을 때
구조에 먹구름이 낄 때 
탈진의 강약을 보여준다.
진짜, 헐...
멋있다.
근데 여보라고 부르는 남편을 왜 오빠라고 부름...?

너무 귀여워서^^ 불만이긴 하지만 누구보는 것 같기도해서 짜증은 좀 나던.
하지만, 또 이렇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시는 왕언니, 김해숙

이번 하정우의 먹방은 정말 놀랍다. 
생크림 케익 위의 오렌지를 먹는데
갈비 뜯는 줄 알았네 ㅋㅋ

빅쇼트|The Big Short|2016

 

내가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들은
그게 너무 어려워서가 아니라
좋은 설명을 듣지 못했기 때문 아닐까?-라는 생각이 스쳤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모기지 펀드, 스왑을 알아들을 수 있게 되다니^^
재미있고 유익한 교육 영화 한 편이다.

당시에 기사를 읽으면서 미친 거 아냐 싶던,
부도에 도박을 하는 기괴한 투자의 탄생을 이제 이해했다.
어리석음과 무지로 직무유기하는 무능력을 성토하며
그 방만의 틈이 무너질 것을 예상하고 돈을 거는 도박꾼들.
망하는 사람들을 생각해서 춤은 추지 말라는 엄중한 충고도
그제야 겁이 난다는 고백도
그들의 부도덕함의 짐을 덜어주지는 않는다.
실지로 스왑으로 돈을 번 사람들 때문에 사태가 더 나빠졌다는 의견도 있다.
버블이 터진 뒤 불평이 줄고 안정을 찾았다는 마크 바움은
아마도 더는 남을 불신하고 비평할 자격을 잃었음을 깨달아서가 아니었을까.
인생 최대의 잭팟을 터뜨린 사람들이
그 기회를 준 망한 시스템에 퍼붓는 저주라니
참 슬픈 코미디다.

투자자들도 그렇고
저 선수들도 그렇고 
나로서는 실감도 안나는 저 숫자의 돈을 벌어서
대체 뭘 하고 싶은 걸까.
대기업 큰 손이 아니어도
정치권에 아는 사람 없이도
능력 껏 이런 판을 벌일 수 있는 미국이라
기회의 땅...?
큰 물에서는 크게, 작은 물에서는 작게
다들 미쳐가고 있는 듯.
뭐 다들 기부들은 좀 하셨을 테지...

It ain't what you don't know that gets you into trouble.
It's what you know for sure that just ain't so.

제목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서 찾아봤더니
short는 투자 방식-고가일 때 가격이 떨어질 걸 예상하고 미리 팔아치우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검사외전|A Violent Prosecutor|2015


말 안듣는 검사를 멈추려 음모를 꾸미고 무려 실형을 내리는 검찰이 쓰레기라고
폭행과 감금을 일삼다 쓰레기에 도전하는 변재욱이 정의가 될 수 없는데
어쩌라고...?

황정민의 웅변 재미 없고
강동원의 재롱잔치도 별 거 없었다.
딱 하나 막춤장면 정도...?
에휴......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Inside Men the riginal2015


내가 맞은 것도 아닌데^^ 뒤통수가 얼얼해지는 느낌.
혹시 유사한 점이 있더라도 우연이라고 하니 더 진짜 같잖아 ㅋㅋ

말로만 듣던 이야기들의 상상을 극대화한듯
상상보다 훨씬 더 역겹고 후진 꼬락서니다.
뒤통수 연대기랄까.
하지만 오히려 시원한 정의같기도 했다.
성공이란 게
저런 짬짜미 속에 온 몸을 던져
살덩어리 호강을 남의 돈으로 하는 게 다라면
진짜 인생 너무 후지지 않나.
허파에 바람들어간 그지 새끼들은 다 저 동네 모여 있는 듯.

인간만이 가지고 있다고들 하는 '수치심'을 모르는 게
모자람이 아니라 특권이라고 믿는 미개인들만의 동네 얘기.
이제 쫌 지겨울라카네요 ㅋㅋ 
그래도 장장 3시간인데 지루하진 않았다.


앞으로도 사이좋게 잘 지낼까?

PS. 조상무 보다는 안국장이 더 멋있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How to Steal a Dog|2014

 아유, 귀여워-포스터

특이한 얘기라고 생각했는데 해외작가의 원작이었다.
하지만 영화의 아기자기한 만듦새와 한국적 흐름을 보니 
원작과 비교해보고 싶어진다. 
 
보통, 아이가 주인공일땐
너무나 순수해서 오히려 현실감이 떨어지거나
너무 되바라져서 정이 안갈 때가 있는데
지소-지석 남매는 좀 똘똘하긴 해도 그 적당한 균형선
-하긴 이것도 구경하는 어른 관점이다만--;; 
을 유지해서 계속 귀엽다. 
그나마 좀 되바라진 아이가 채랑인데
엄마가 그렇게 똑똑했으면 아빠랑 결혼했겠어-나
석자 들어가는 애들은 다 바보-같은
지극히 융통성 없는 발언과
지소에 대한 굳은 우정으로 
역시 귀엽다^^

차는 아니어도 살던 집을 잃고 흩어져 사는 가족이 꽤 많을텐데
아직 애정도 희망도 남아있는 지소네 가족이어서
마음 아프지 않게 볼 수 있다.
일하는 식당에서 애를 씻기는 진상직원인 엄마 정현은
강혜정이어서 그 항변이 솔깃했던 것 같다. 
사실 맞는 말이지, 뭐...  
고군분투하는 정현을 보면 참 괜찮은 엄마구나 싶고
그래서 힘들지만 지소나 지석이도 잘 크고 있나보다 싶지만
남은 희망 모두를 아빠에게 걸고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은 좀 안타까웠다. 
아빠가 돌아오면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갈 거라고 믿기 때문에
되돌릴 수 없는 아빠는 계속 못 돌아오고 있는 게 아닐까.....

석자 들어가는 애들 중에 최고로 똑똑하며^^책임감 있는 지석이
누나들에 묻어갔지만 '우리'때문이라고 반성한다.
명대사: '벌써 끓여 먹은 거에요'-너무 귀여워서 몇 번을 돌려 봄^^
이렇게 똑똑하고 바른데 가나다를 못 쓴다니
반전이 있어 더 멋있는 걸 ㅋㅋ
애기 양동근 같기도 한 범상치 않은 삐침머리 소년

 어린이들과 최민수라...상상해본 적 없는 조합이었는데!
배우들은 상대배우와의 주고 받는 에너지에서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던데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최민수의 연기는
와글와글 어린이 군단과의 신선한 합에서 온 게 아니었을까.
매장면이 명장면이던 최배우의 화보집
(냄새도 나는 것 같다 ㅋㅋ)

"힘든 시간들을 겪다보면 어쩔 수 없이 나쁜 짓도 하게 되는 법이지.
그렇다고 해도 네가 한 짓은 정말 나쁜 거야.
지소야, 그건 변하지 않아"
...용서할 땐 하더라도 이렇게 콕 짚어주는 어른은 정말 필요한 존재.

 얼마 전 하정우가 뉴스룸 인터뷰에서 로버트 드니로와 알 파치노를 말할 때
나는 속으로 고두심과 김혜자도 있다고-!를 외쳤다.
늘 알파치노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던 김혜자가 
디어 마이 프렌드에서 로버트 드니로의 모습을 보여준 것은 정말 굉장한 변화였다.
 재능있는 사람의 후반부는 하던 대로만 해도 거저 인정받는 건 줄 알았는데
언제든 필요한 변화를 받아들이고 변신 할 수 있는 자세가 
그녀를 오늘도 그 자리에 우뚝 세워두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딘가 내면연기를 하고 있는 월리역의 개리
-사진 보니까 관객인사도 같이 다녔던데 정말 성실하구나, 개리^^

귀여운 포스터 퍼레이드~
영화속 앙증맞은 소품들을 기억나게 해준다.

손익분기점이 100만이었다는 이 영화.
이 정도 영화가 100만도 들지 않았다는 걸 보면 
요즘 부산행이 욕먹는 이유가 이해가 된다.
요즘 극장은 별로 땡기지 않는 PB제품만 가득한 대형마트니까.

2016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Pentaport Rock Festival

드디어 갔다.
더위도 나이도 거리도 이번엔 무릅쓰고 싶어진 라인 업
Weezer와 유튜브로 확인한 낯선 이름의 호감밴드들 때문이다.
더워서 미적거리다 늦게 갔더니 7시간은 훌렁 지나갔다.
(with 사진도 찍힌다는 게 신기한 블랙베리^^)

제이레빗
연습을 좀 하다, 시작할게요-하더니 그 전과 후과 아무 차이가 없었다 ㅋㅋ
작은 무대였지만 그럼에도 어딘가 허전한.
정말 아주 작은 곳에서 귀 기울여 듣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10cm

펜타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밴드가 되어보이겠단 호연지기가 빛을 발하던.
차랑한 목소리와 물벼락 몇 번에 흥과 감흥이 동시에 돋았다.
매력적인 목소리-몇 곡 다시 들어보고 싶어졌다.
욱씨남정기의 히트상품 쓰담쓰담과 토닥토닥이 한 곡에 다 들어있었다니 ㅋㅋ


Grouplove


유튜브에서 들을 땐 살랑한 테크노였는데 웬걸 제법 흥겹다.
중반 이후 이들은 세계적 명성의 흥부자들 한국관객들에 매료된게 분명ㅋㅋ


Idiotape
잠시 테크노 클럽 개장 ㅎㅎ어찌나 사람이 많던 지 밴드는 코빼기도 못 봄...

Crossfaith

오랜만에 들어보는 락의 클래식이랄까...마음에 훅 들었다.
이들은 끝장밴드 또는 탈진밴드.
나는 그저 끝자락에 잠시 낑겼을 뿐인데 드림스테이지 갈 에너지가 다 떨어져서 고민 없이 앞 자리에서 위저의 무대를 기다렸다 --;;

Weezer

드디어 왔노라, 보았노라....
더위가 전혀 가시지 않은 밤에 20분이나 늦게 나온 까닭에 부글로 시작했지만
마지막은 알흠다움이었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위저는 내가 모르는 노래도 엄청 많았는데 
방방곡곡 위저 팬들은 다 모인듯 내 주변의 사람들이 전곡을 따라 불러서
그 흥에 묻어 갔다.
그런데 먼지가 되어는 어떻게 알게된 노래인걸까?
이윤수도 한 개성하는 가수인데 위저의 목소리로 듣는 '먼지가 되어'도 꽤 개성있었다.
재미있을 거에요, 죽을 때까지 놀자, 언제든지 불러주면 또 올게요-
위저는 앞으로도 한국말 연습하러 자주 오실 듯^^

뭔가 빵빵해진 느낌이었지만
한 편으로는 델리스파이스와 YB와 국카스텐 생각도 좀 났다. 
이럴 때나 한 번 볼 수 있는 밴드들을 만난 것도 좋긴 했지만 워낙 많이 들어서 그냥 알고 있는 곡의 밴드를 보고 싶기도 하고
그게 지산에 밀려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해도
돌아다니다 매력적인 새로운 밴드들을 만났던 몇 년전 펜타의 기억 때문인지
한국 밴드들이 너무 적었다 싶기도 하다...

걸어서 10분이 넘는 거리라 당연히 셔틀버스가 있을 줄 알았는데
이번엔 달랑 7시까지만 운행하는 셔틀택시라나.
참으로 호사스런 서비스였지만 아이폰과 블랙베리는 무시한
즉석 앱다운로드를 해야 가능한 것.

밥은 다양하진 않아도 완전 바가지는 아니어서 괜찮았는데
맛없는 맥주는 이번에도 답 없다.

공연 사이사이 웬 시장, 구청장 인삿말이 무한 반복?
시장, 구청장 격려말씀 보다 공연팀 소개가 펜타가 더 화이팅 하는 길이 아닐까요?

그동안 전국을 누빈 금연열풍은 이곳에도 도착하여
무려 락페스티벌에서도 닭장흡연장을 이용해야 한다, 아니면 입구까지 걸어나가거나.

우리집 노선은 셔틀 운행도 안된다고 해서 부지런히 막차들을 쫓아다녔는데
헤드라이너까지 다 보고 다행이 대중교통으로 귀가에 성공했다.
생각해보면 이만저만 폭리가 아닌 꽃가마도 안타고
바가지 공포 택시도 안타고 이 시간에 집에 오다니
완전 뿌듯하다...!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만 뜨는 게 아니라 인천 하늘에 구름도 석양도 이쁘다^^

부산행|Train to Busan|2016

진짜 전대미문 재난 블럭버스터...이다!

재난 영화와 좀비라니 참 신기한 조합이어서 궁금증을 가득 안고 찾아갔다.
사람은 바글바글.

일단 시작은 자세한 설명같은 것 없이 바이오벤처의 수상쩍은 유출사고-라는 설정 하나로
큼지막하게 시작한다.
-그런데 이 정도 엄청난 부작용이라면 대체 뭘 개발하고 있던 것인지 뒤늦게 궁금해진다^^

마음만 있지 별로 살갑지 않았던, 어린 딸에 눈에도 좀 잘못 살고 있던 아빠는
날 한 번 잘못잡는 바람에 호되게 아빠성인식을 하게 된 셈이다.

영화속의 국가는 끔찍하다.
전국에 퍼지는 이 전대 미문의 사고 정보는 봉쇄한 채
노동자들의 시위에 병력을 투입한다.
시위와 전염병이 동시에 일어나다니
이곳은 정말 헬.
그런 국가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한 채
정체 불명의 좀비들과 싸우는 사람들의 기차 안은
자립적으로 인간적으로 질서를 잡아간다.
한 쪽에서 좀비 바이러스가 전염되고 있었다면
생존자들 사이에서는 인간성에 대한 각성이 퍼져가고 있었달까.
괴물에서 이기적인 생존자들을 즉각 처리했듯
부산행 기차에서도 극악스러움은 그 대가를 치룬다.

그 각성의 시작인 두 사람.
처음엔 말도 안되는 웃긴 조합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엔 정말 천생연분으로 보였다.
유아인부터 마동석까지 정유미는 정말 앙상블 지존^^
원래 좋았지만 더더욱 좋아지는 그녀다.

처음엔 기차 안 좀비영화라고 해서
설국열차에서의 액션을 증폭시켜보려는 건가 했는데
이것은 전설의 1대 100 맨 주먹 필살기 ㅋㅋ
안타깝게도 돈이 많이 모자랐던 지
많은 장면들은 어딘가 B급 스럽다.
하지만 요즘 영화로서는 드물게
-비록 좀비로 등장하긴 했지만-
인건비에 가장 많은 제작비를 사용했을 것 같은 인간적^^인 영화.

그런데 수안아, 아빠에게 왜 그렇게 슬픈 노래를 불러주려고 했어?
너무나도 학예회엔 안 어울리던데.
수안이는 좋은 사람인 것 같던 엄마 덕에 잘 자란 것 같았지만
그 짧은 시간에 수완이의 말에 귀기울여 준 걸 보면
아빠도 정말 바빠서 그렇지 엄마 처럼 좋은 사람이었던 거야. 

순식간에 좀비가 되어버린 친구들을 무찔러야 하는 처지가 되어 버린 고교 야구선수,
노말시티에서 시온의 클론을 바라보던 마르스 생각이 났다.
그 심정을 알아주고 대신 더 많이 싸워준 형님들 멋있었다.
두번째 손을 놓지 못한 마음도 이해된다.
그런 사람 왜 없겠어....

아빠의 모습이 별로 어색하지 않던 공유,
좀비를 맨손으로 때려잡는다더니 정말 그렇던 마동석.
마블리라는 별명 이해를 못했었는데 여기서의 마동석은 쫌 알겠다^^

그리고 미련의 캐릭터 김의성.
그냥 그렇게 흔해빠진 나쁜 놈 말고
다수를 위해 소수의 희생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원칙주의자였다면 어땠을까.
스스로도 일관성 있는 선택을 하는.
좀 더 근본적인 고민을 해볼 수 있었을 텐데...싶어서 좀 아쉽다.

두 시간은 훅-지나갔다.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는 시도였다고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참, 되게 닮았다고 생각했더니 진짜 심은경.
크레딧 보고서야 그 인물이 '가출소녀'인 걸 알았다.
짧지만 강렬...

PS.영화는 수다다를 보다가 문득 생각났다.
눈을 가리면 덤비지 못하는, 소리나는 곳으로 우르르 몰려가던 좀비들.
짧고 명확한 '우매함'이란 것의 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