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79 과야킬 시내관광 Guayaquil

    주차장도 예쁘다 ^^ 

과야킬 역사공원 Parque Histórico de Guayaquil
보기 전엔 대체 정체가 뭘까 궁금했는데 도심 속 생태공원이었다 
첫 번째 테마인 정글에서는 철망없이도 얌전히 나무 위에 자리잡고 가까이서 사진찍혀주는 총천연색 아마존 출산 새들과 이 동네 특이한 동물들을 볼 수 있다. 올라!를 외치던 앵무새에게 차오!를 가르치는 건 실패^^ 
두 번째는 오래된 저택들과 기찻길 등등이 있는 건축 테마. 건너편 공항이 가까이보여서 옛 것과 새 것이 문자 그 대로 공존하던 장소.


산타아나 언덕의 등대 Faro del Cerro Santa Ana
오늘은 땀 흘리지 않으려고 택시를 탔는데
등대까지 440개의 계단은 걸어올라가야 하는 것이었다 --;;
올라가는 길목은 예쁘고 정상에서는 발파라이소 같은 풍경이 보인다. 


말레콘2000 Malecón 2000
등대에서 30분 정도 걸어가는 유명 쇼핑장소라는데
딱히 지름신을 부르는 곳은 아니었고
물가 공원을 지나게 되어 있어서 좋은 산책로 였다. 

과야킬 공항 도착층 입구에는 양쪽에 연못이 있고 그 안에 금붕어(?)가 많은 건 알았는데
양쪽에 붕어들 먹이까지 준비되어있는 건 오늘 처음 봤다. 
에콰도르.
전혀 아는 게 없었고 이렇게 잠깐 지나가지만
구석구석 예인과 장인의 향기가 느껴진다. 

Day 178 안내소, 과야킬 Interpretation Center-Guayaquil


안내소 Interpretation Center
원래는 티헤레타스 언덕까지 가려고 했는데 덥기도 하고 늦기도 해서 안내소만 천천히 둘러보고 왔다.
넓기도 하지만 역사에 대한 것부터 현재까지 다방면의 정보가 잘 전시되어 있고
살짝 언덕이라 읍내 전경이 보이기도 한다. 
덥고 습해서 조금만 걸어도 땀이 줄줄 난다. 
선크림이 하얀줄기로 흐를 정도.
갈때는 물어 물어 가느라 길게 느껴졌지만 돌아올때는 정말 금방이었다.


배려가 보아는 계단.

비행기는 한시간 넘게 연착-아비앙카 처음 타보는데 좀 실망이네. 


왕지각 비행기-기다림에 지친 사람들이 박수를 보냄

창가 자리라서 사진찍으려고 들떴었지만
날개 옆자리에 엄청 더러운 유리...
LAN 보다 조금 나은 스낵. 
하지만 모기에 몇 군데 물림--;
과야킬엔 비온다. 

Day 177 로베리아 해변, 산 호세 구이집, 산 크리스토발 La Loberia-Parrillada San Jose, San Cristobal

아침 6시 반 부터 산 크리스토발 안내판 아래서 기다리고 있던 나를 배가 버리고 갔다.
아니, 여태 배 탈 때 마다 동네 챙피하게 고래고래 이름불러 찾아쌌더니
오늘은 뭐래....
내일 배를 타라는 걸 다른 회사 자리 남는 배를 타고 어쨌든 산 크리스토발에 왔다. 
갈라파고스에서 가장 먼저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는데 
아담한 것이 어쩐 지 순한 느낌이 확 와닿는다. 
맘에 쏙 드는데 나에게는 하루 뿐...

귀는 아직 멍멍하고 이렇게 물에 못 들어가는 상황이 되니
이제야 느긋하게 해변에서 뒹굴 여유가 생겼다.
로베리아에 들어서니 듣던 대로 자유 물개들이 사람들 신경쓰지 않고 놀고 있다. 
곧 더워지니 금방 낮잠모드가 되긴 했지만 
아무튼 산 크리스토발의 물개들이야말로 
노숙이나 시장구걸로 유명해진 갈라파고스 물개의 야생의 명예를 
당당히 지켜가고 있다 ^^ 


창밖이 아직 밝길래 여유부리며 나왔더니
식당 물어보고 아이스크림 사는 사이에 쟁반같은 해가 홀딱 져버렸다.
유일한 서해안이고 갈라파고스 마지막 일몰이라 지켜보려 했건만--;;

    해가 진 다음

대산 부둣가에서 로베리아와 비겨가 안되는 엄청난 물개들이
저녁운동을 하는 장관을 볼 수 있었다. 
아, 그렇지, 너희가 이렇게 떼로 있을 땐 냄새가 장난 아니지 ㅋㅋ


갈라파고스도 이스터도 남미는 남미인 게 축구장이 없는 곳이 없다. 
무려 축구와 배구와 무용연습이 한데 어우러지는 복합 문화체육 공간에서
꼬맹이 축구, 관광객 배구, 동네 처자들 춤구경을 하며 저녁식당이 열기를 기다렸다. 



낮에는 선크림, 밤에는 모기약을 처덕처덕 바를 날도 어쩌면 오늘이 마지막. 
부둣가 물개들의 꾸에~엑 소리가 들린다 ㅋㅋ
나이들수록 더 빨라지기도 했지만 아무튼 시간 정말 빨리 갔다. 

Day 172 산타 크루즈 섬, 갈라파고스 군도 Santa Cruz, Galapagos

갈라파고스 행 비행기-참 쪼잔하게도 아침 택시비를 계속 아까워하고 있다 ㅋㅋ
5시 50분 경 출발한 택시는 거의 30분 남짓 만에 공항에 도착했다.
오는 길에 버스터미널에서 공항까지 다니는 버스를 발견한 순간 속이 좀 쓰렸지만
안전한 도착을 위한 투자(^^)였다고 생각하며 달랬다.
옆 자리에 늦둥이 애기가 탔는데 애기 망나니다.
잠깐이지만 저렇게 키워서 저렇게 컸구나가 확 느껴지던. 
너, 어른이었으면 체포됐을 지도 몰라 ㅋㅋ

드디어 갈라파고스 도착.
발트라 공항은 짐찾는 곳마저 투명하다 ㅋㅋ


숙소를 찾자마자 캐나다 커플과 택시를 나눠타고 반일 관광을 시작했다.


싱크 홀 Los Gemelos 
사진으로 봤을 땐 별 감흥이 없었지만 와서 보고 그 규모에 놀랐다. 
이렇게 큰 싱크 홀이 작은 길을 사이에 두고 두개.
그 안은 정글이다.

용암 동굴 Lava Tunnel
안에 가로등 수준의 조명이 있을 정도의 규모인데 중간에 잠깐 기어서 지나가야 하는 구간이 있다. 


거북이 보호구역 Ranch Primicia
왕 거북이...100살 이상이라고 한다.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겠는 거북이를 보고 있자니 
문득 이렇게 아무 것도 안해서 오래사는가보다 싶었다.    
옛날에 200살 넘었다는 거북이를 타보라고 해서 올라탄 적이 있었는데
아마 이제는 그런 건 어디서도 안 시켜주겠지 ㅎㅎ 


저녁 먹고 부두에 나가보니 바다사자들이 노숙하고 있었다.
사진찍는 사람들한테 성질도 부리면서 무려 벤치에서 잔다^^ 


Day 176 플레이타 해변, 눈물의 벽, 에스페로 La Playera-Muro de las Lagrimas-El Espero

아침 일찍 일어나 다행이 일찍 문을 연 여행사에서 배표를 사고 시장에서 실하고 저렴한 아침도 먹고
물놀이는 할 수 없으니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을 골랐다.
죄수들이 지었다는 눈물의 벽까지는 6km 정도 되는데
역시나 동네 사람들은 아주 편하게 2시간이면 금방 걸어간다고 길을 가르쳐 준다^^
걸어가는 길 사이사이 거북이 보육시설(^^), 해변, 저수지, 전망대 등등 
아기자기하게 보고 가라고 세워놓은 표지판이 많아서 
길찾기도 쉽고 여기저기 둘러보기도 좋다.
천천히 다 들른다면 하루를 보람차게 보낼 수도 있을 듯.

  거북이에게 먹이를 주지 마시오^^표지판


플레이타 해변 가는 길-이구아나들이 떼로 길을 다 막고 자고 있었다. 
보면 어린 애들은 발소리에 금방 팔랑팔랑 옮겨가는데 어르신들은 꿈쩍도 안한다. 
내가 꼬리를 밟았더라도 '푸헥' 한 번 하고 말았을지도.....니들은 날 거들떠도 안보겠지만 난 좀 무서웠다고....


죄수들이 쌓았다는 눈물의 벽: 열 시쯤 되니 사람들이 많아졌다. 일찍 오길 잘했다!


죄수들이 물도 마시고 멱도 감았다는 에스페로-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데 물은 차다고...

아침엔 보슬비가 오는 것도 같았는데
오후에는 화창해서 오늘 물색이 정말 이쁘다.
이스터에서도 그랬지만 평평한 지형을 구름이 계곡처럼 둘러싸고 있을 때가 많아서 멋있다.
배를 타고 지나는 바다는 물이 언덕이 되었다가, 계곡이 되었다가, 폭포가 되기도 한다. 


눈물의 벽에서 여행하는 요리사 베네수엘라 청년을 만났다
브라질의 룰라도 그렇더니 챠베스도 베네수엘라 내의 평판은 좀 다른 모양이다.
외국에서 보기엔 멋있지만 내치에서는 원성을 산 듯한.
객관적인 평가는 아닐 지 몰라도 어쨌든 밖에서 보는 것과는 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충분히 든다. 

이사벨라의 마지막 날. 
밤에 콘차에 가면 물이 반짝반짝 한다는데 그걸 못본 게 좀 아쉽다.

다시 산타크루즈.
낮배로 오고 나니 도착시간이 5시. 
또 하는 것 없이 내일 아침 배를 기다린다.
숙소에 도착하니 엄청 크고 에어컨까지 있는 방을 안내해주면서
예약이 잘못됐다며 미안해 한다. 
이런 방 주면서 미안해하면 내가 더 미안하지^^ 


언제나 있을 것 같던 노숙 바다사자들이 오늘은 없다.
대신 갈라파고스 동물 중 유일하게 낯가린다는 펠리컨 한 마리가 난간에 앉아 있었다. 


부두에서 사람들이 물을 내려다보길래 볼 게 뭐있나 따라봤더니
가오리, 물고기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가장 번화하다는 푸에르토 아요라 항구에서도 두려움 없이 다니는 갈라파고스의 주인공들.



Day 175 거북섬, 이사벨라 Isla de Tortuga, Isabela

드디어 기다리던 다이빙데이-였지만 
결국은 재앙으로 끝남....
지금은 멀쩡한 귀를 가지고 돌아갈 수 있길 바랄 뿐.

수영을 못하던 시절에도 탠덤 스쿠버 다이빙을 하면서 두려움 없이 즐길 수 있었던 게
훌륭하신 다이버들 덕분이었던 걸 이제 알았다.
오늘 하루를 망치고 
귀의 장애를 걱정하는데 더해 
그것 때문에 내일 일정도 꼬인데다가
이제 물에 대한 공포까지 생겨버렸다.
병원에서도 큰 부상 아니래서 다행이다 했는데
숙소 주인 왈, 여기는 전문의도 없고 경험도 적은 의사라 잘 모를 수 있으니 
육지로 돌아가는대로 다시 진찰 받으라고 한다, 심한 경우도 봤다면서 ㅠㅠ
일행 중 하나는 4-5미터에 달하는 상어를 코 앞에서 봤다고 흥분하던데
어제까지 완벽했던 이사벨라는 
최고의 날씨였던 오늘 내겐 완전 먹구름.
내일 아침엔 제발 좋아져 있길... 

Day 174 터널 스노클링, 이사벨라 Los Túneles, Isabela

갈라파고스.
외진 곳이라 좀 특별하게 느껴지고
찰스 다윈이라는 이름이 묵직하기도 하고
여기저기 동물들이 편안하게 돌아다니는 걸 흔히 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이 속에서 느끼는 건 정말 특별하다.
아무데나 잠깐 들여다보고 있으면 뭔가가 움직이는 걸 볼 수 있다.
이구아나, 홍게, 이름 모를 생명체들 등등...
구석구석이 생명이 고개를 내미는 곳이랄까. 
보통 부두나 시장처럼 사람들이 많은 곳의 동물들은 경계심이 많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사람이나 동물이나 똑같이 편하게 돌아다니고 있다.
-그래서 한 번은 이구아나를 밟을 뻔도--;;
와보니 일주일은 택도 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이런 환경이 이렇게 고립되어서만 가능하다는 게 한계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함께 살면서도 가능하다는 건 좀 희망인 것도 같다.



터널 Los Túneles
정말 완벽한 스노클링!
물감칠한 것 같은 하늘색 발을 가진 부비라는 새를 코 앞에서 보고
스노클링 하면서 100살은 넘어보이는 거북이도 쫓아가보고
펭귄이랑 사진도 찍고
빨주노초파남보 색색의 물고기떼도 수없이 봤다.
다른 곳과는 비교도 안되는 풍성함이라니.
산호는 없었지만
그 빈 자리는 물고기들이 다 채워주고 있다.
멋진 바다세계.

피곤해서 한숨자고 
해질무렵 해변산책을 나갔다가 
남편을 찾는 할머니를 만났다.
해변이 기니까 이렇게 엇갈리기도 하는구나 싶으면서도 약간 걱정스럽기도 했던.
안전한 곳이라니 별 일은 없을 거에요.
진짜 큰 깃털같은 예쁜 구름 사진을 찍다가 들어왔다.

PS. 제법 능숙해 보이던 배 선장이 가이드도 하면서 고프로로 사진을 찍어줬다.
펭귄 바로 옆에서도 찍고 
거북이랑 수영할때도 따라와서 찍어주고.
이런 사진 생각만 해도 기대만발.
USB에 담아줄 거라 생각했는데
직접 메모리를 가져오라고 해서 
유일하게 가지고 있던 카메라 메모리를 빼서 사진을 옮겨받았다.
컴퓨터에 꽂아 확인할 수가 없어서 
결국 나중에 확인했는데...
헉...여행 초반에 토레스 델 파이네 사진이 다 지워졌다.
복원프로그램으로 돌려봤지만 복원된 사진들은 다 내가 지웠던 사진들 뿐.
대체 뭔 짓을 하신 걸까.
이짓 저짓 다해보고 
그래, 사라진 것에 미련을 두지 말자,
그래도 내겐 갈라파고스 거북이와 펭귄이 있다-위로하며
갈라파고스 폴더를 열-
..었는데..!

내가 기대했던 사진은 단 한 장도 없어
몹시도 흔들린 남들 사진이 가득.
아.주.잠.시.
기억도 안나는 여행사 컴퓨터 청년에게
살.의.를 느꼈다.
앞으론 절대 여분의 USB와 메모리를 가지고 다니리라...
내 카메라 메모리를 남의 손에 건네는 짓 따윈 하지 않으리라....

....그래, 경험이 중요하지 사진이 뭐가 중요해.
라고 세뇌작업에 들어간다...

Day 173 산타크루즈에서 이사벨라 Santa Cruz-Isabela

찰스다윈센터 Charles Darwin Estación
거북이, 이구아나 실컷 본다.
작은 해변도 있는데 사람이 많아서 의외.


시장을 맴도는 게으른 바다사자, 아구아나
시장을 맴도는 펠리컨
육지 이구아나
바다 이구아나

오는 길에 무려 아이스커피가 있는 집에서 한 잔^^ 했다.
어제 예매한 배표를 들고 오란 시간에 여행사에 갔더니 
멀지 않은 항구로 에스코트까지 해준다.
잔뜩 물어보고 여행예약도 안했는데 좀 미안하네...
드디어 이사벨라. 
배는 2시간 반 정도 걸렸는데 
오늘 바람이 심한 건지 좀 더 걸렸으면 멀미로 토할 뻔 했다, 몇 십년 만에 처음으로.
어딘가 야생의 느낌인 이사벨라의 첫 인상은 맘에 든다.
오는 길에 거북이섬에 당당히 서있던 쬐끄만 갈라파고스 펭귄들을 봤고
도착하자마자 부두에서 배 밑으로 재빨리 헤엄쳐가던 펭귄도 한 마리 봤다.

이사벨라의 첫 날.
2 km 나 된다는 바닷가에서 모처럼 여유있게 노을을 구경하고 
별사진 달사진 찍으며 놀다가 들어왔다.
어제도 산타크루즈에서 쟁반같은 해가 지고 쟁반 같은 달이 확 들어서는 걸 봤는데
이사벨라도 마찬가지. 
여긴 달이 항상 쟁반 같을 텐데
이 동네 사람들은 반달이란 걸 알까..ㅎㅎ

Day 171 도보관광-과야사민 박물관 Walking Tour, Capilla del Hombre

오늘 아침은 드디어 일찍 나가기에 성공해서
아침 마다 눈도장 찍었던 식당에서 삼계탕 같은 국에 모닝닭다리도 뜯고.
워킹투어로 시작했다.
매일 매일을 넘어 초단위로 변덕을 부리다가 
결국 코차스키 Cochasqui 유적지는 포기.

오늘로 세 번째 발을 들이는 올드시티지만
사흘 중 최고로 맑은 날씨다.
이번 내 여행 사진의 반은 해가 찍고 나머지 반은 카메라가 찍고 있는데
오랜 만에 완전한 짝이 되었다.
회색으로 주눅 들어 있던 색들이 단번에 고개를 빳빳이 들어 올린 것 같은 느낌.
프로의 향기가 느껴지는 가이드 덕에 3시간이 금방갔다.


    오늘 다시 찍은 벽정원

시립박물관에서 보는 전망도 적당히 낮게 다보이는 것이 멋있었다.
월요일 11시면 대통령궁에서 교대식이 있는데 볼만하다고 한다. 
콤파냐 교회도 안이 번쩍번쩍 멋있었고.

오늘 안 사실.
피네키요 언덕이 굉장한 우범지역이라고 절대 걸어가지 말라고 한다.
어쩐지 보는 사람마다 가방조심하라더니...
뭐래...여행안내소 직원은 왜 나 보고 걸어가라고 한 거래--;;

과야사민 박물관 Capilla del Hombre
에콰도르의 화가이자 조각가인 과야사민의 작품과 수집품이 전시되어 있는 곳인데 
그가 평생 폭력과 전쟁, 독재로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작품들을 
눈물, 분노, 부드러움의 세 시기로 나누어 만들어냈다고 한다. 
프로의 향기가 약한 가이드 였음에도 가이드 투어가 포함되어 있어 좋았다. 
언덕으로 둘러싸인 키토에는 전망대가 여럿 있는데
여기도 근사한 전망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파네키요에 이어 언덕배기에 자리잡고 있어서 
한 30분 정도를 종아리 땡기게 걸어 올라갔다.
하필 그 사이 해가 쨍쨍이어서
선크림 한 번 더 안 바른 걸 후회했다. 
더는 탈 수가 없을 것 같은데 계속 더 타고 있다.
아프지만 않으면 색깔은 상관없어-라고 생각했지만
얼굴까지 얼룩말이 되는 건 정말 너무하다--;;
제발 한 가지 색으로만 타면 좋겠는데...

그저께 돈 찾으면서 눈을 의심했는데 피친차 Pichincha 은행이 인출 수수료가 없는 게 맞았다, 올레!

오늘 여행 중 두번째로 머리를 잘랐다. 쿠스코 장인 만큼은 아니지만 맘에 든다.
에콰도르 주민들도 손재주 좋아보여서 가봤는데 성공. 

거리에는 벌써 여기저기 지진피해 성금모금이 시작됐다.
하지만 어쩐지 좀 못 미더워서 온라인을 선택했다...
박물관 가는 버스에서 
흥분을 주체 못하는 청년이 계속 말을 시키는데 
못알아듣는 걸 알면서도 계속 말 시키는 것 까진 그렇다치고
버스안에서 큰 소리로 중계까지 하면서 사람들이 웃으면 신나하는 걸
안면근육이 마비되도록 극한의 미소로 참고 있었는데
결국 점잖은 할아버지가 대놓고 혼구녕을 내줬다.
아주 꼬시다, 요놈 ㅋㅋ

드디어 마지막 날.
길 가다 그냥 들어간 고깃집에서 맛있는 저녁도 먹었고 짐도 대충 싸놨다.
아침 비행기라 피같은 택시비를 써야하는 게 좀 아깝지만 
모험을 하다가 무려 갈라파고스행 비행기를 놓칠 수는 없는 일.
이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면 된다!

Day 168 산티아고-리마-과야킬-키토

전날 밤 11시에 도착해서 공항 대기.
이제 세 번째인 산티아고 공항은 익숙하다.
위층에 올라가 와이파이 신호를 잡는데 성공한 뒤 
식당 구석에 충전코드가 있는 곳을 찾아 앉았는데 
주문받으러 오지도 않는다.
나중에 배가 고파져서 주문하려니까 이쪽은 마감했다며 자리를 옮기라고 한다. 
두둑히 먹고 왔으면 돈 안들이고 와이파이와 충전까지 무려로 즐길 수 있을 뻔 했다.

4시 반 비행기를 타고
다시 리마에서 6시간 대기,
비행기가 1시간 정도 연착하는 바람에 과야킬 공항에서 미친듯이 달려 
다시 키토행.
긴긴 대기시간에 공항에서 에콰도르 지진소식을 들었다. 
처음엔 40명 남짓 이었던 사상자가 키토에 도착했을 땐 이미 200명이 넘었고
지진 피해 지역에서 다리 한 쪽에 약간의 찰과상을 입고 탈출한 벨기에 처자를 숙소에서 만났다.
지진 당시 가게에 있었는데 원래 들어가려던 가게가 완전히 무너지는 것을 봤다고 한다. 
그 순간에는 다들 쓰나미가 몰려올 것을 걱정해서 다들 산으로 대피했었고 
아는 사람을 통해 차로 떠나왔지만 오는 길에 너무 많은 사상자들을 본 것까지
전부 다 아직도 현실같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상상이 되지 않는다. 
발 딛고 있는 땅이 이렇게 무섭게 변한다는 게.
마음 한 쪽은 가라앉고 남은 한 쪽은 go on.

Day 170 성당-적도 Basilica del Voto Nacional, Mitad del Mundo

Basilica del Voto Nacional
오래된 예쁜 건물들이 늘어선 가운데 두드러지는 건 죄다 교회나 성당 건물이라
그걸 다 찾아다니며 보는 건 생각만 해도 좀 지쳐서
어디서나 보이지만 가까이 지나치지 못했던 성당만 가보기로 했다.
두 개나 있는 시계는 둘 다 시간이 맞지 않는다-이런 건 워킹투어를 해야 갈쳐줄 텐데 그럴 시간이 없을 것 같다. 
다가갈수록 어마어마한 규모-한 컷에 담아지질 않는다.
어제 위에서 볼 건 다 본 것 같았지만 도시 한 가운데 있는 종탑이라 2달러의 입장료를 내고 올라가보기로 했다.
흡...계단-엘리베이터-철계단을 다 동원한 종탑은 정말 아찔했다. 
어제 올라갔던 파네키요가 여기서 제대로 보여서
종탑 바람을 맞으며 감상하고 
다시 다리 후달리며 내려왔다^^


Mitad del Mundo
잊고 있었다, 에콰도르 라는 이름이 적도에서 왔단 것도.
적도를 핑계삼아 만들어 놓은 테마공원의 규모가 꽤 크지만
아프리카의 길바닥에서 봤던 달랑 적도 표지판이 더 맘에 든다.
게다가 이곳은 GPS 이전 시대의 잘못 측정된 가짜 적도--;;
하지만 그게 밝혀진 게 불과 몇 년 전이라 이 테마공원은 민망하게도 그냥 서 있을 수 밖에 없는 것.
안에는 천문대도 있고 흥미거리가 꽤 있었지만
교통사고로 인한 엄청난 정체로-순간 지진여파인 줄 알고 놀람-
한 시간 예상이었는데 두 시간이 넘게 걸려서 너무 늦은 바람에
입장 안하고 표지판 사진만 찍고 돌아섰다.


모퉁이를 돌면 있다는 흥미롭게 생긴 인티난 박물관도 역시 바깥 구경만 하고 돌아섰다.

그리고는 저녁만 제대로 잘 챙겨먹고 돌아왔다^^

Day 169 파네키요 언덕, 론다 거리, 콤파냐 교회 el Panecillo, Calle la Ronda, Iglesia de la Compañía de Jesús

어제의 피로를 생각해서 오늘은 그냥 뒹굴뒹굴 하려고 했는데 
눈은 떠지고 심심하기도 해서 느즈막히 나갔다.
엄청 친절한 관광안내소 직원이 작은 기념품까지 준다.
가고 싶은 유적지는 차를 두 번 갈아타야하지만 어쨌든 투어가 아니어도 갈 수 있다는 게 희소식.

    올드시티, 키토

파네키요 언덕 el Panecillo
리우 데자네이로 이후로 언덕 위의 예수상이나 십자가는 좀 봤는데 
여긴 마리아 상이 서있다.
코리칸차에서 읽은 내용에 따르면 머리에 별이 둘러진 여자는 성모 마리아.
오르막 내리막 길이 묘하게 섞여 흥미진진하던 키토의 올드시티는
파네키요 근처에서 삼순이 계단으로 변신한다-힘들다ㅠㅠ
    가는 길에 본 벽정원

여기도 교통편을 물어봤을 때 가까우니 걸어가라고 했던 곳인데
거리는 짧지만 끝날 것 같지 않은 계단이 계속 있다...
중간부터 이미 전망은 확보되어서 
이걸 끝까지 올라갈 필요가 있을까 했는데 
가까이서 보는 마리아상도 멋있었고
전망대 중간에 이 조형물을 세울 당시의 사진자료가 전시되어 있었다.
무려 7천 개의 알루미늄 조각을 하나 하나 올려 완성했는데
전망대 안으로 들어가보면 각 조각에 번호가 매겨진 걸 볼 수 있다.


Calle la Ronda
장인들의 거리.
너무 늦은 시간이기도 했지만 알고보니 내가 지나간 거리는 샛길--;;

Iglesia de la Compañía de Jesús
카푸친 교회처럼 변하는 색이 이쁜 교회. 하지만 역시 늦어서 안은 구경 못했다.
다시 못 올 것 같지만, 교회는 이렇게 지나가도 이제 별로 아쉽지가 않네^^


숙소의 프랑스 청년 하나가 반갑게 한국 아는 척을 해왔다.
유튜브에서 아시아를 여행하는 프랑스 청년의 채널을 알려주며 
자기 친구라고, 한국 엄청 좋아한다고 반가와했다.

Day 167 산티아고 걷기

전에 시간이 모자라서 못 간 인권박물관 3층을 마저 보러 갔는데 문 닫았다.
그럼 유명하다는 야채과일 시장이나 가보자고, 시간도 많으니 걸어가기로 했다.

산 파블로 거리 San Pablo


지도를 대충 보고 그냥 큰 길이겠다 싶어 죽 따라가는데 
초반엔 낮부터 코끝이 빨간 주민들이 심심찮게 지나간다. 인사하면 되게 좋아한다. 
그러는 사이 가방을 감싸안고 지나가는 주민들도 꽤 있다.
아항...뒷동네구나...어쩐지 완전 싸고 맛있어 보이는 식당들이 막 나타나더라.
하지만 난 이미 퀸타 Quinta 공원에서 

곱창 샌드위치를 먹어버린 다음.

실하게 맛있었다!
생각해보니 난 새로운 음식을 찾아다니는 게 아니라 
어딜가든 내가 좋아하는 걸 찾아먹고 있을 뿐이었다. 
터키의 코코레치, 케냐의 간샌드위치, 우루과이와 페루의 콩팥구이, 볼리비아의 곱창국수, 칠레의 곱창버거...
기타 부위는 안 먹어본 사람들에겐 혐오식품이지만 나에겐 별식^^
 
어쩐지 이 동네는 물가가 좀 쌀 것 같아서 사려고 적어둔 목록을 여기서 해결했다.

도착해보니 야채과일시장도 문닫은 집이 더 많은 상황.
그렇다면 그렇게나 예쁘다는 벨라비스타를 가보자.
파티오 벨라비스타가 가게 이름인 줄 알았더니 다양한 식당들이 모여있는 식당가였다.
이런 푸드코트는 실패도 없지만 성공도 없기 마련이라 
한 블럭 위의 다른 식당을 찾아갔다.
맛있는 맥주와 맛있는 생선으로 칠레의 마지막 끼니를 만족스럽게 장식한다.
밀맥주는 별로였는데 진하니 오히려 낫군, 
빵이 더 따뜻하면 좋았을 걸, 
구운 감자 껍질이 바삭해서 식감이 좋군, 
다른 데와 달리 칼질을 해도 멜루자가 무너지지 않아-등등
미식가 놀이도 했다 ㅋㅋ
추천해 준 주방장이 어떤지 물어보러 왔다가 헤벌래한 나를 보고는 
자기도 얼굴이 화사해 져서 갔다.
이런 화사함은 자부심이다.
그래서 작지만 이런 식당이 더 좋다. 
 
오늘의 할 일을 적어놨었는데 이제 한 개 남았다-10시 30분 전까지 공항버스 타기.
오늘 칠레를 떠난다. 
나의 남미여행 처음을 낯설지 않게 만들어줘서 
내겐 남미에 있는 고향 같은 그 파타고니아의 칠레다.
아쉬움인지, 서운함인지 몰라도 
아무튼 큰 작별.
다들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

이제 공항에서 새벽 4시 반까지 기다릴 일만 남았다--;;
..그리고 한 시간. 
택시 싫다싫다 하니까 탈일이 또 생겼지만 지나가서 다행이다....
뭘 자꾸 싫다고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