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IDF 2015|스톡홀름 씨의 좋은 날|Good Things Await|2014

http://dokufest.com/2015/today-dokufest-kosovo-2-0s-wednesday-picks/
피에 암보 Phie AMBO|95분|덴마크

생명역동농법.
첨 들어본다.
생명역동의 새로운 관점은 
모든 살아있는 것들의 생명력을 살리는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 것인데 
화학비료나 사료를 쓰지 않는 것은 기본,
거기에 효율을 생각해 하나의 작물만 심는 게 아니라 
땅의 생명력을 키우기 위해 가축도 같이 기르며,
소의 신체적 특성을 고려해 물을 정해진 때 몰아서 마셔 비축하게 한다든가, 
먹은 풀의 기운을 호흡하는 중요한 기관이라서 뿔을 자르지 않고, 
더러워 보여도 자연스럽게 오물이 풀밭에서 뒹굴며 떨어지도록
송아지를 씻기지 않는 것 등등이다. 

낙농선진국 덴마크라서인지 
검사하러 나오는 공무원들에게 같은 걸 여러 번 지적받고
명색이 생명역동 농부인데 동물학대로 재판에 회부되기도 하는 상황이 펼쳐진다.
물론 거기도 융통성이라는 게 없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농사를 짓는다면 이렇게-의 이상형 목장이었는데
보고 나서 더 엄두가 안나는 현실 각성^^
게다가 저렇게 생명력을 키워서 
결국은 잡아먹는 건데
너무 정들것 같아 힘들겠다......
그렇다고 고기를 끊을 것도 아니고
내 정신력에 비례해서
피 안나는 것만 내 손으로 잡는 수준으로 정해야 할 것 같다.

전통방식이기도 하다는 생명역동농법.
그 마지막이 아니라 처음이라 생각한다는 영화의 마지막 구절이 
멋지게 들렸다.

EIDF 2015|우리는 왜 거짓말을 하는가?|(Dis)Honesty—The Truth About Lies|2015

http://www.pbs.org/pov/blog/docsoup/2015/05/dishonesty-the-truth-about-lies-reveals-how-and-why-we-lie/
 야엘 멜라메드 Yael Melamede|90분|미국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며  그 거짓말의 수위는 어느 정도인가.
-고장난 간식 자판기가 물건과 돈을 같이 내놓을 때 고장신고를 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평균 가져간 간식의 갯수는 4개.
-맞힌 문제수로 돈을 지불할 때 큰거짓말장이 20명이 사기친 금액은 400달러, 
  작은 거짓말장이 만여명이 사기친 금액은 그보다 훨씬 컸다.
거짓말을 하면서도 자신을 정직하다고 믿게 되는 것은 합리화 때문이라는 당연한 결과.

창의적일수록 거짓말을 잘한다?
-긍정적인 단어와 부정적인 단어의 새로운 조합이지만 이것도 짐작 가능.

동류라 느끼는 사람들의 거짓말에 더 영향을 받는다
-문제풀기 실험에서 다른 대학의 티셔츠를 입은 사람이 30초 만에 다 풀었다고 거짓말을 했을 때는 같은 대학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그랬을때보다 따라하는 사람이 적었다. 

거짓말은 할수록 는다?
-거짓말 탐지기는 불안을 측정하기 때문에 옳은 일을 위한 거짓말, 또는 남을 위한 거짓말을 탐지할 수는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사이코패스의 거짓말도 잡아낼 수 없겠지......

비합리적 행동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댄 교수의 강연과 실험을
흥미롭게 엮어낸 다큐멘터리.
심리학에 관심이 없더라도 호기심이 생기는 제목이지 싶다.
요즘 1 대 99의 구도를 비판하는 게 대부분인데
댄은 특이하게도 다수의 작은 거짓말이 더 큰 피해를 준다고 정리한다. 
그 근거가 된 실험은 맞힌 답의 갯수당 1달러씩 주는 실험인데
전체 문제가 몇 개였는지는 모르겠고, 큰거짓말장이들의 정답이 20개 였다는데,
그 질문의 수가 수백 수천이었다면 
아마 최상의 거짓말장이들로 인한 손해가 훨씬 커지지는 않았을까 싶다. 
왜냐면 대부분의 소심한 거짓말장이들은 천장이 높아져도 맘껏 올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는 
부정직함으로 인해 망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학력을 위조한 대학 입학사정관, 
내부자료유출로 부당거래를 한 주식투자와 브로커,
승부조작(혹은 승부예측)을 한 NBA심판, 
요즘 꽤 유명해진 불륜사이트에서 불륜을 저지른 기혼자,
학군때문에 위조로 주소이전을 했던 학부모,
약물복용을 한 전문 자전거선수.
그들은 모두 발각되고 나서야 거짓말을 멈췄지만
다들 발각 전에도 선을 넘은 것을 불안해했음을 고백했다.
그리고 반성했다.
인디아의 딸에서 왜 나만 갖고 그래-와는 사뭇다른 반응이다.
반성과 후회가 앞으로에 영향을 미칠거라는 전제하에서
그들은 어떻게 반성할 수 있었을까가 나의 궁금증.

재미있는 실험과 재담넘치는 강연의 조합이었음에도 
약간의 실망은
호기심과 그것을 풀기 위한 실험의 기록으로는 충분했지만
그 결과들을 정리하는
가장 중요한 방향이 빠져있었다는 점이다. 

온라인 무료학습 사이트 MOOC의 모든 수업에서는
테스트나 과제를 제출하기 전에 
Honor Code라고 해서 서약하는 절차가 있다. 
수강자가 부정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는 절차인데
많은 심리 실험에서 간단하게 도덕심을 일깨우는 과정만 거쳐도 
부정행위가 크게 줄어든다는 결과를 얻은 것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한다.
영국에서는 90%가 세금을 잘 내고 있다는 문구를 넣은 것만으로
5%의 세금이 더 걷혔다고 한다.
경제력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 대한 신뢰-남들도 그렇게 할 것이다-라는 신뢰가
선진국의 경쟁력이라는 말이
새롭게 와닿았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이어서 보게 됐는데, 
헐...Coursera에서 듣다가 말았던 수업을 진행하던 낯익은 얼굴^^
까먹었지만 논리, 심리 관련 과목이었던 것 같다.

EIDF 2015|인도의 딸: 그날 버스에서 있었던 일|India's Daughter|2014

http://www.lassiwithlavina.com/thebuzz/indias-daughter-banned-but-still-seen/html

레슬리 우드윈  Leslee Udwin 58분 영국 / 독일

벌써 3년 전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또렷이 기억하는 사건.
희생자의 슬픔은 생생한데
가해자의 복기는 주어진 글을 읽듯 담담했다. 
더한 나쁜 놈들도 많은데 왜 나만,
앞으로는 희생자들을 아예 살려두지도 않고 죽여버리게 될 거라고 말하는
범인을 보다 보면
어떤 변화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야 할 지
정말 막막해진다.

영화가 끝나고 나면
전 세계 국가의 성범죄 관련 통계가 나오는데
그것 또한 예상을 뛰어넘는다.

살아남았다는 사건 당일 조티의 동행 남자친구의 인터뷰를
신문에서 봤었는데
영화에는 나오지 않았던 것이 좀 의아했는데 ,
감독의 인터뷰를 보니 인터뷰 대가를 요구해서 못했다고 한다.

조티 싱, 극악한 성범죄라서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강력하게 호소하는 사건이어서 영화를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범죄자와 변호사들, 개선책을 이끄는 책임자들까지 인터뷰하는 대단한 취재력을 보이면서도
영화는 어쩐지 인도의 특수상황만을 강조하고 있는 것 같았다.
영화 말미 세계통계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 사이 연결고리라고는
여자들이 세계적으로 당하고 있다는 것 뿐,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 심하다 싶은 사건 당사자들의 주장은
아마도 어딘가 어떻게든 남아있을 게 분명한
보편적인 통념과 이어지지 않았다.

그녀의 죽음을 알게 된 모든 사람들이
다시 한번 분노를 되새기며 애도할 수 있도록
그냥 보내서는 안될 것 같은 그녀의 제단에 보내는 인사로,
그리고, 조티 싱의 죽음이 무언가를 움직이게 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록으로 남을 것 같다. 

영화 시작 전에 허락받은 인터뷰라고 나오기는 해도 과연
미디어의 폐해라는 걸 실감해본 적 없는 저 피해자 가족들이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다 드러낸다는 것의 잠재폐해를 알았다면
과연 응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이 영화는 인도에서 상영금지라고 한다.

EIDF 2015|피터의 상상초월 작업실|Almost There|2014

 http://arclightdocseries.com/films/almost-there/ 
댄 리비키-에런 위컨턴|Dan Rybicky-Aaron Wickenden|93분|미국

동네 축제에서 초상화를 그려주다가우연히 다큐멘터리 작가 둘을 만나
자신의 이야기와 그림을 선보일 기회를 얻게 된 노년의 어느 아웃사이더 예술가이야기.
어떤 부분도 미화하지 않겠다는듯 새롭게 드러난 반전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 같은데,
그리고 그의 그 사건이 그의 말대로라면 치명적이지는 않은 것도 같지만,
또한 그 역시 '생존'만 하며 살아온 것이 물리적인 속죄가 될 수도 있겠지만....
뭘까.
어딘가에서 스며나오는 야심의 스멜.
다큐멘터리 작가들은 8년이나 공들여온 프로젝트를 그냥 놓치기 싫었을 것 같고,
전시장 이사진들도
이미 벌어진 일, 수습할 수 있다면 좋은 쪽으로 선택하고 싶어햇을 것 같고,
더는 잃을 것도 없는 그 역시 마지막 기회를 붙들려 못할 일이 없었을 것 같고...
호감이 가지 않았다.
여전히 '아이'가 살아있는 것 같은 그의 표정과 생활,
무엇보다 그의 그림이 그의 인생을 증거하는데도  
마음이 가지 않았다.

의혹을 자세히 소개하고
그 당사자에게 기자가 질문을 했지만 답이 없었다로 맺는 뉴스들이 꽤 있다.
아무것도 확인된 게 아닌데
묵묵부답 자체가 질문자의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느낌의 마무리.

그런데 이 영화는 이 방법을 안톤 사건의 검증 마무리로 썼다.
인터뷰를 외면한 다수를 미응답자로 두고
단 한 명 그의 예술 세계를 전적으로 이해하고 지지하는 피해자를 내세웠다. 

거대한 비리들이 숨어들어 더는 파헤칠 수 없을때
의혹을 거두지 않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면
오랜 상처를 더는 얘기하고 싶지 않거나
가해자의 삶에 충분히 동정해 더는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는
피해자들의 묵묵부답을 이렇게 다루는 것은 좀 무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명에게 일어난 한가지 사건이
여러 명에게 똑같은 크기의 즐거움이나 불쾌감을 남기지는 않는 것인데.

두 감독은 괜찮은 다큐멘터리 소재를 찾았고
안톤은 소원대로 자신의 자서전을
결정적인 위기를 넘어 멋지게 마무리했다.
아무도 더 이상 궁금하거나 호감가지 않는다.
끝.

EIDF 2015|아고라: 민주주의에서 시장으로|Agora : From Democracy to the Market|2014


감독: 요르고스 아브게로폴로스 Yorgos Avgeropoulos
90분 그리스 / 독일 / 카타르

이미 시리자의 치프라스가 국민투표에서 승리해 세상을 놀래키고
재협상을 앞두고는 선봉이었던 재무장관 바루파키스는 사임,
재협상 결과가 다시 그리스 국민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는 결과를 알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게 무슨 일인지 정말 진실을 알고 싶었던 그리스 사태.
세계에서 세번째로 오랜 시간 일한다는 그리스 국민들이 
몇 십 년간 모은 연금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들을 비난할 수 없다고는 생각했지만,
빚더미에 앉은 것은 무능한 정권과도 상관이 있을 거라 짐작했지만,
거기에 모두가 냉철하리 만큼 정확할 거라 믿었던 전문가들조차도 
숟가락을 얹었다는 건
그리스 사태가 어떤 필연의 결과라기보다
급변하는 소용돌이에 제일 먼저 끌려들어간 
취약한 총대 같단 느낌마저 들었다.

국가가 기업이나 기관을 구제하려 애쓰는 것은 
더 많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부의 50 % 이상을 차지한다는 자본의 주인들에겐
없어도 사는데 아무 지장없는 돈이
몇 천명의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리게 만드는 
바로 그 돈이라면
은행이 망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말이 정말 맞는 말 아닐까.
대체 뭘 위해 뭘 지키는 걸까.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이 인간의 존엄을 얘기했다.
분노할 적을 정확히 알고 격렬히 저항하는 노인이 있었다.
뭔가 크게 얻어맞은 느낌.

세상이 참 복잡한 것은 맞지만
그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힘센 진리는 
명쾌하다.

그리스가 조금 다르게 보인다.

암살|Assassination|2015


한반도의 독특한 소재의 오락영화로 첫 성공을 했던 쉬리.
암살이 나오기까지 꽤 긴 시간이 걸렸다.
세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던 재미있는 영화였지만
여기서 역사의 향기란
하와이 피스톨이라는 이름의 같은 배우가 재현한 베를린의 자동차씬과
이미지도 비슷한 오달수가 재현한 놈놈놈의 송강호 오토바이씬을 타고 나타났다.
타짜의 김혜수, 도둑들의 전지현의 배우에너지를 끌어냈던 최동훈인데
이 영화속에서는
감독도 배우들도 이미 한 차례 스스로를 넘어선 자신을 더는 넘지 못한다.

원래는 안볼 생각이었다.
배우군단의 물량공세로 계속 재미보는 최동훈의 영화가
'나도 잘해요'는 충분히 보여주며
커피값 조금 넘는 입장권이 아까운 영화를 만든 적이 없는 것을 알지만
이제 더는 좀...싶어서.
최동훈은 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감독이 된 걸까,
영화감독이 되고 영화감독으로 살기 위해 영화를 만들고 있는 걸까.
하긴 더한 사람도 많은데 최동훈한테만 빡빡하게 구는 것 같아 좀 미안하지만
원래 실망도 비난도 뭔가 더 나올 것 같은 사람에게 향하기 마련인지라......

굉장히 큰 스크린이었지만
화면의 짜임새는 TV를 확대시켜 놓은 것 같은 느낌.
그냥 모든 게 컸을 뿐,
스펙타클은 아니었다.
그러고 보면 최동훈의 스펙타클은 배우들인 것 같기도 하고.

한홍구의 추천에 혹해서 봤지만,
그동안 다 망했다는 독립운동가들의 영화를 처음으로 성공시켰다는 기록은 멋질지언정,
-스타들의 대거등장만으로 망했던 아나키스트를 생각하면
최동훈의 스토리가 훨씬 재미있는 것은 사실
웨딩드레스를 입은 전지현의 액션이 졸리탄생만큼이나멋있었을 지언정,
그들의 싸움과 희생에 가슴이 뛰지 않았다.
다만, 마지막 장면에서
역사가 정말 저랬다면 지금이 좀 달라졌을까...는 묻게 되었다.

구세대 청산은 친일파가 아니라 민족반역자의 이름으로 했어야 했다.

주부르골드|ZUBR gold|체코

기대했던 체코맥주인데
우리나라 맥주와 
가장 비슷한 맛이라 친근(ㅎㅎ)하지만 
지금까지는 꼴등맛 ㅋㅋ


벨틴스|Veltins|독일

달착지근한 첫 맛. 중간 정도의 무게감. 맛있다.

바바리안|Bavarian|독일

가벼운 첫 맛인데 마무리는 약간의 감칠 맛? 

로얄더치|Royal Dutch|네덜란드

약간 쌉싸름한데 강하지 않아서 질리지 않을 것 같은 맛.

모젤|Mousel|룩셈부르크

쌉싸름하지만 왠지 맥주의 '맥'자가 강렬히 떠오르는 맛. 

베테랑|Veteran|2014



김승연이 돈 내고 사람을 때렸다는 뉴스를 듣기만 했을 땐
그냥 미친-하고 말았던 그 장면이
류승완의 손에서
사람노릇, 인간 대접, 돈으로 해서는 안되는 것을 묻는,
모두가 안다고 착각하고 아예 묻지도 않지만
사실은 어느 샌가 사라져
어쩌면 지금의 비애의 깊은 뿌리로 묻혀버린
그 사람됨의 경계를 묻는 질문으로 태어나 있었다.
슬프기도,
이건 정말 안된다는 경각심이 들기도 하는.

그래서 달려가는 엔딩이 시원했다.
조태오가 몸기술을 연마할 때부터 마지막에는
법이나 총같은 것 말고
진짜 후려갈겨 주기를 바랬는데
맞은 횟수로야 서도철이 더하겠지만
원없이 싸다구를 날려주어 통쾌했던.
현실적이래봤자 영화일 뿐인데
모든 영화가 굳이 현실의 우울을 재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던 차에
서도철이 나타나줘서 고맙다.
진짜 세상에 없으면 어때.
원래 저게 맞는 거라고 얘기해라도 해줘야지!

류승완의 제작동영상을 다시 봤는데
'감당할 수 없는 범죄'라는 말이 목에 걸린다.
저런 말은
너무 충격적이어서 사람들이 감당할 수 없는 경우에 써야 하는 건데...

베를린과 부당거래 이후의 성숙일까.
류승완의 드라마가 갈수록 맘에 든다.
좋은 놈 나쁜 놈 가릴 것 없이
삶에서 떨어지지 않는 주인공들.
형사들의 고달픈 삶 뿐 아니라 
조태오 역시 혼자 자라난 썩은 종자가 아니라는 것을
그 애비까지 챙겨 보여주기도 한다.

항상 뭔가 급이 다른 것 같은 류승완의 액션은
베를린의 코멘터리 이후로
혼자 웃으며 보게 된다.
가장 아픈(혹은 아파보이는) 액션을 짠다던 말이 생각나서^^
사람과 사람이건 사람과 사물이건
항상 좀 새로운 조합의 액션이 매력.

이번 영화의 대박은
잠깐 나오신 분들의 혼신의 연기.
먼저 유행어 한 두 개로 묻히긴 아까운 정웅인.
이제까지와 너무 다른 역할이었는데
두고 두고 마음이 아플 정도다.
그 다음은 의외의 발군 장윤주.
연기 처음인 게 맞나 싶게 무식한 클럽스타일 형사로 너무 잘 어울렸다.
덕분에 많이 웃었어요^^
천호진과 진경도 대단했다.

너무 많이 본 것 같지만
그래도 듬직한 황정민과
묘하게 '천만 요정'이 잘어울리는 오달수,
이런 미친 쓰레기에 도전한 용감한 유아인까지.
시원한 오락영화 탄생.

배우이름과 얼굴이 같이 나오던
예의 바른(^^) 크레딧도 끝까지 보고 나왔다.

PS1. 맷돌 손잡이는 어처구니 인줄 알았는데 어이도 같은 말이었나 봐....
PS2. 김승연 만이 아니었네. 최철원도!
PS3. 충격적이어서 기억하고 있던 CJ 살인청부 임원 무죄사건-베테랑의 배급사에서 일어난 일...
태오의 한마디를 빌자면 '어이가 없네'
http://www.nocutnews.co.kr/news/665116

평창-강릉 관광

하슬라 미술관
 공간자체가 터널, 좁은 골목 등 재미있게 꾸며져 있었고
워크샵에 참여한 어린이들의 작품도 전시되어 있고
작업과정을 보여주는 전시물도 있던 색다른 매력의 장소.



2015 평창비엔날레
언제나 조금은 내게서 멀리 있는 미술의 세계^^
언제든지 볼 수 있었는데 결국은 반쪽 밖에 보지 못했다.
 

대관령 삼양목장
정상에서 천천히 걸어내려오는 길은 제법 만만치 않았고, 
멀리서는 꽤 낭만적이나 다가갈수록 엄청난 냄새를 풍기던 목가의 풍경이었지만  
여름이라는 걸 잊게 해주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이 넓은 목장은 매력적이다.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기대했는데 그냥 별 맛 아닌 하드만 팔고 있어서 좀 실망.
대신 라면이 엄청 싸서 한봉지 샀다^^
PS. 양몰이 공연 볼만함: 양몰이 개 켈리의 엄청난 스피드와 똘똘함!


용평 리조트 내 한우마을
아침메뉴였던 한우국밥 너무 맛있었고,  
반찬도 다 맛있어서 대만족.
식육점이라 고기를 따로 사서 구워먹기에도 저렴한 편이다.
리조트 옆 식당에 대한 편견을 깨준 괜찮은 맛집.

노다지식당
주 메뉴였던 오삼불고기와 곤드레밥은 맛있었지만
한상 떡 벌어지게 차려주는 반찬들 중 젓가락 갈만한 게 거의 없다.
좀 짜기도 하고,

제12회 대관령 국제음악제|마스터 클라스


이런 행사가 아니면 볼 수 없을 특이한 관람기회라서 한 번 가봤다.
작은 무대에서 참가자가 연주를 하면 그 자리에서 직접 레슨을 해주는 형식.
오늘의 참가자는 세 명의 바이올린 연주자들. 
전체적으로는 음악을 상상하며 협연하는 악기와 조화를 이루라는 것이었는데
잘한 부분 칭찬하고 격려하면서 
긍정적인 언어로 이끌어주는 게 인상적이었다. 
강마에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
소심한 연주자에게는 좀 더 자신있게 풍성한 소리를 내며 음악을 상상하라고, 
열정적인 연주자에게는 끝까지 소리를 제어하며 깔끔하게 연주하라고,
섬세한 연주자에게는 완성도 있는 소리를 좀 더 많이 내도록 노력하라고
맞춤 레슨을 해주는 것이
음악 드라마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했다.
이 연주자들을 언젠가 다른 무대에서 보게된다면 
좀 반가울 듯.  

안내에는 없었지만 강원도민이나 관계자가 아닌
일반 관객은 입장료 1만원 있음.

제12회 대관령 국제음악제 후기



1. 15분 간격으로 택시를 능가하는 기동력을 보여준 셔틀 버스.
음악제를 따로 찾는 다른 장소의 셔틀 상황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용평리조트와 알펜시아 사이를 맘대로 왔다갔다 할 수 있어서 나는 좋았다.
하지만 대형 관광버스에 사람이 반도 안 차서 다니는데
저 정도 운행간격이라면 좀 작은 차로 여러 코스를 운행하는게
다양한 관객들에게는 유용하지 않았을까.

2. 더운데 다들 뜨거운 커피만 마시길래 이상하다 했는데
헐...출장 테라로사의 드립 커피가 무려 무료....!
과테말라 원두였고 커피가 열매출신임을 느끼기에 해주는
내게는 너무 고급진(^^) 맛이었다.

3. 무료 프로그램 북이 이 정도면 훌륭하긴 한데
연주곡들이 악장 소개 없이 제목만 나와있다.
유료 프로그램과의 차별화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건 좀...
주 공연과 마스터 클래스 소개는 자세히 나와있지만
프랜드쉽콘서트는 별도의 안내지가 있긴 하고
라이징스타 공연도 공연 전에 주긴 하지만
웹사이트에서 밀 볼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

4. 야외공연장에 별도의 공연이 없으면
주 공연장의 공연을 멋진 음향의 생중계로 감상할 수 있다.
이건 정말 대박이었는데
정작 공연장 밖에 제대로 된 안내가 없어서
프로그램 맞춰보고 뒤늦게 깨달음.
준비 잘해놓고서도
다들 알겠거니 넘어가는 게
12년차 음악제 답지 않은 허술함을 보인다.
뭐 나아지겠지.

5. 모르고 왔는데 평창 비엔날레가 열리고 있었다.
비는 시간에 구경하기 좋고
아마추어의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도슨트가 안내도 해준다.
이것도 무료.

6. 주공연장은 알펜시아 내 공연장들이지만
춘천, 강릉 등 강원도 내 다른 지역의 공연장에서도 공연이 있다. 
프로그램 보면 들어보고 싶은 공연도 꽤 되고.
알펜시아보다는 훨씬 교통 좋은 곳들이니 
좀 더 편하게 볼 수 있을 듯.

 DVD로만 구경하던 음악제가 우리나라에도 있다고 해서 
것도 마침 시원한 평창이라서 
참 오랜만에 '피서'라는 것도 겸해 극성수기의 쇼킹물가를 무릅쓰고 무리를 해봤는데
결과는 반반.

예상외의 즐거움(?)으로는
별로 비중을 두지 않았던 피서지로서 평창의 매력.
정말 시원했다.
그밖에 여러가지 무료행사들과 
정명화, 정경화를 무대 뿐 아니라 객석에서 볼 수 있었던 것도 있었지만
(사실 그 외에도 알만한 유명인사들도 꽤 있기는 했음)
어마어마한 극성수기의 숙박비와 교통체증은 후덜덜.....
내년은 역시 프로그램을 보고 결정하게 될 듯.

제12회 대관령 국제음악제|저명연주가 시리즈


어슬렁거리다가 음악소리가 들려 들어갔더니 야외음악당에서 
콘서트홀 공연을 생중계 해주고 있었다.
어디에도 안내가 없어서 발레공연을 프로그램에 맞춰보고서야 알았지만...
나중에 들어가 본 콘서트 홀은 꽤 작아서 
보통의 발레공연에서는 불가능한, 엄청나게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는 것이었다.
실제로 본 사람들은 대박. 
그 좁은 무대에서 공연이 정말 힘들었을텐데
두 무용수 모두 멋졌고,
공간이 필요하지 않은 고난도의 동작은 거의 다 볼 수 있었는데
발레의 매력을 최대한 보여주려는 의욕도 있었던 듯.

제대로 들은 건 마지막 곡 뿐인데
특유의 발랄함이 절제된 좀 다른 모짜르트는 
발랄한 모짜르트 만큼이나 한 방이 없다^^


제일 보고 싶었으나 매진되어 포기했던 공연인데
실황생중계로 볼 수 있어 너무 좋았다. 
밀회의 선재가 선망하던 손열음이 선재부분을, 김다솔이 혜원부분을 연주했다.
유튜브 채널에 동영상 올라오기를 기대~
프랑스 작곡가들을 주제로 한 행사에 예외적인 선곡이 좀 있는데
아마도 슈베르트 환타지아는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은 선곡이 아니었을까-짐작한다. 

음악제라 그렇다고 하고 싶지만
사실 아주 유명한 작곡가만 알고
아주 유명한 곡만 아는 처지에서 
처음 들어보는 곡들이 대부분인 건 어쩔 수 없는 것인데
미술관에 도슨트가 있듯이
연주 전에 연주자들이나 선곡자가 생각하는,
혹은 듣는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곡의 매력을 좀 설명해주면 좋겠다.
그런 게 없었기에 
바버는 좀 심난했던 걸로,
티에리는 의외로 재미있었던 걸로
프랑코는 별로 기억도 안나는 걸로^^

 
아마도 이번 음악제에서 새롭게 알게된 맘에 드는 유일한(^^)나만의 신곡.
김다솔이라는 연주자도 그렇지만 이 곡도 맘에 들었다. 
이름만 듣고서는 되게 심란한 음악일 줄 알았는데
영창피아노 테마송으로도 손색이 없는 맑은 느낌. 

 
유튜브에서 링크 가능한 연주

김다솔의 연주와 비슷한 분위기의 또 다른 연주
https://www.youtube.com/watch?v=K1XIQEwvttc&list=PLUSRfoOcUe4aLALMxowkZrSsbo_6NWk7-

신지아와 송영훈의 라벨은 
초반엔 둘이 너무 따로 실력을 뽐내는 것 같았다가 
뒤로 갈수록 호흡이 맞아갔다.
둘 다 파워가 엄청났는데
알고 보니 신지아가 바로 차이코프스키 콩쿨 수상자 신현수.
얼굴도 좀 달라졌고(^^)이름도 바뀌었는데
중성적인 이름 좋아하는 나는 좀 아쉽네.

슈만, 브람스, 슈베르트를 내가 좋아한다고 얘기하는 건
그들의 음악을 많이 들어봐서 잘 알기 때문이 아니라
들어본 제한된 곡들 중에서 좋다고 느낀 곡들이 다 그들의 곡이었기 때문인데
오늘의 슈만과 브람스에는 그 즐거움이 없었다.
피아노 곡들만 편식하는 취향에게는 어쩌면 음악제 자체가 좀 별로인 걸지도 모르겠다.

악장과 악장 사이
연주나 지휘자들은 머리도 다듬고 땀도 닦고 심지어 조율까지 하면서
방해가 된다고 박수는 못치게 하는 게 
너무 격식을 따지는 같아서
손열음과 김다솔 처럼
차라리 다 붙여서 연주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음악제에서
곡 전체가 아니라 맘에 드는 악장이 따로 있는 경우를 겪어보니
악장 별로 연주하는 게 안내정보로는 괜찮다는 긍정적인 면도 발견했다.
하지만 나중에 찾아볼 수도 있으니
연주는 역시 이어서 하는 게 더 좋은 것 같아. 

제12회 대관령 국제음악제|Rising Star Series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의 첫 부분을 묵직한 감성으로 시작한 첼로연주자 이동형.
단정함이나 파워보다는 굵직하게 감성의 현을 타는 듯한 연주였다.
뒤이은 차이코프스키도 어딘가 첫곡과 느낌이 닮았다.
연주스타일은 잘 모르겠지만 선곡이 마음에 쏙 드는.
김선욱 같은 첼리스트라고나 할까.

카프리스-가 들어가는 곡들은 이런 분위기인가보다 싶게 만들어준 바이올린 연주자
미나미 요시다.
바이올린이 낼 수 있는 별의 별 소리(^^)를 다 들려주었다.
어지간한 실력으로는 완주도 힘들 고난이도의 곡 같았는데
아기같은 귀여운 얼굴의 반전같던
연주자의 기교와 박력은 감탄스러웠지만
리듬체조에서 고난도의 다리찢기를 계속하는 유망주를 보는 느낌이랄까.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 곡들의 아름다움은 무엇이었을까...궁금해졌다.

어제도 그렇도 오늘도 모짜르트의 현악곡은
발랄함이 다가 아닌 새로운 음악이었는데
'불협화음'의 독특한 매력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1악장의 시작 부분이 특히 매력적.
끝까지 매력적이었다고는 말 못함^^
각 악장의 제목을 보는데
아다지오를 보는 순간 뉴트롤즈의 아다지오 도입부가,
안단테는 아바의 안단테 안단테가,
칸다빌레는 노다메가 생각났다.
음악시간에 배웠을텐데 이렇게만 기억이 난단 말이지^^

성시경 (간이)콘서트


열광하지 않는 가수의 콘서트로는 두번째, 
공연전보다 호감도가 상승한 첫번째 공연. 
예정시간은 8시였지만 경험있는 옆자리 관객의 주인공은 9시 다 되서 등장한다는 꿀첩보 덕에 좀 편히 봤다. 
조분조분한 입담과 성실한 노래의 50분. 
가수가 멋지세요.


PS. 콘서트 뒤풀이 삼아 성시경의 노래를 들어보려 했는데
제목을 아는 노래는 두사람과 처음처럼 뿐.
그나마 처음처럼은 윤종신 스타일-니들은 이런 걸 좋아하잖아 류-의 가사 때문에 별로.
유튜브 검색목록을 들어보려니...헉...목소리가 아까운 노래들 뿐이다.
무대에서 자기는 좋아하는데 듣는 사람은 지루해한다며 부르던 노래가 있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감성대로 남들도 좋아할 수 있게 부르는 건
직업이 가수인 전문가들의 특권인 것 같은데......
배우, 가수 이런 전문직 말고 
연예인-이 젤 날로 돈버는 직업인 것 같긴 한데
성시경은 진짜 재능낭비 갑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