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미, 칠월의 솔|김연수

김연수의 책, 그것도 단편집을 다 읽는데 두 달이 걸렸다.
기억에 남는 단편...없다.
누군가가 참 열심히 쓴 서평이 뒤에 있었는데 그걸 읽고 나서도 공감은 되지 않았다.

스포일러: 궁금했던 제목의 미와 솔은 음계로 행복했던 순간의 빗소리가 그렇게 들렸다고 한다.

로즈 앤 그레고리|The Mirror Has Two Faces|1996

마지막 뮤지컬씬은 혹시 바바라 감독님의 사심이 아니었을까 ㅋㅋ


예쁜 여자는 멍청하고 변덕스러우며 만족을 모르고
못생긴 여자는 착하고 똑똑하다는 식상한 이분법.
여기서는 거기에 더해 애인의 뮤즈까지 될 수 있는 능력까지 필요했다.

수업시간에 데이트 광고 응모자들의 사진을 보고
똑똑함을 교수능력으로 연결시키지는 못하며 
저 혼자 떠드는 전형적인 수학과 교수(나의 기억속의 수학교사들과 같은)
그레고리는 떠나가는 예쁜 여자들에 상처받는 것에 질려
외모불문 애인구하기에 나섰다가 
언니의 짝사랑과 결혼하고서도 애인모집 광고에 관심을 보이는 여동생이 있는
로즈를 만나게 된다. 

그냥 플라토닉이 좋을 동안 그렇게 지내다 
끌리면 관계를 바꾸기로 했었으면서도
강렬한 트라우마로 평범한 부부가 되기를 거부하는 그레고리.
그레고리를 떠난 로즈는
어린 시절 자신이 못난이가 아니었다는 상처를 치유받고 
이쁜이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헐...그동안은 외모포기자였다는 거?

일단 바바라 스트라이샌드의 매력적인 외모를 좋아하기에
못난이 설정 같은 건 정말 맘에 안 들었다.
메릴 스트립이나 바바라 스트라인샌드 같은 배우들이
오래 동안 외모커플렉스에 시달렸다는 얘기를 들은 것도 같지만
참, 예나 지금이나 자기 이쁜 줄 모르는 사람들 왜 이렇게 많은지.
게다가 여기서 변신 전후의 로즈의 차이가 집나간 바람둥이가 돌아올 정도라곤 
전혀 보이지 않음....

꾸미기 전의 로즈가 좋다가 아니라 
꾸미건 말건 좋다고 했어야지.
오래 전에 해외토픽에서 
남편이 장기 출장 간 사이 남편에게 사랑받으려고 다이어트했다가
돌아온 남편이 아내의 사라진 뱃살을 돌려달라며 소송해서 승소했다는 
웃긴 기사를 본 게 기억이 났다.
뱃살 보다 아내의 선택을 존중해줬어야지.
예뻐서 좋아-가 못생겨서 좋아-와 
다를 바 없는 걸. 

내용은 그저 그렇지만
이 영화의 미덕은 
바로 바로 제프 브리지스.  
자신의 미모를 남사스러워 하지 않고
평범하게 뽐내고 있다. 
그런 눈빛을 가지고도 멜로물이 인색한 필모를 가진 
제프 브리지스의 귀한 연애영화라는 것으로 만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