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Philadelphia|1993



꽤 오래 전인 것은 당연지사, 93년작이라는 것도 놀랍지 않았는데 
지금에서 21년 전이라니 느낌이 다르다. 
헐리웃 영화들이 꽤 근사하던 시절의 또 한 작품.
재미있게 보고도 결말이 기억나지 않는, 
심지어는 '충격적인 결말'이라는 생각은 기억나는데
정작 그 '충격'은 기억이 나지 않는 기막힌 나의 기억력이 
실망을 너머 웃길 지경인지 꽤 됐는데, 
놀랍게도 필라델피아는 인상깊은 모든 장면들이 
기억하는 그대로였다. 
임산부와 노약자도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올 수 있을
가족적인 장례식도 그대로.
한때 이런 장례식을 꿈꾸었는데
아마 부를 사람이 없을 것 같음 ㅋㅋ
조나단 드미 님은 지금 어기서 무얼하고 계신지요....

에이즈에 대해 전 세계가 무지하던 시절, 
병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우회하지 않는 직구방식으로 전해준 것에 감탄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4년 뒤에도 무고한 어린아이를 통해서나 전할 수 있었던 것인데.

브루스 스프링스틴과 닐 영, 마리아 칼라스까지
멋진 음악도 그대로 기억이 난다. 
요즘 EBS에서 하는 영화들이 
마침 90년대의 영화들이 많아서 즐겁다.


뭐니뭐니해도 하이라이트

그래비티|Gravity|2013


3D가 보기 싫어서 미루다가 놓쳤던 건데, 결국 3D 재개봉의 막차를 탔다.
같은 상황이 지구에서 두려운 건 추락 때문이지만
중력이 없어도 이탈과 분리는 추락만큼이나 두려운 상황.
추락은 아프고
유영은 외롭다.

발 붙이고 사는 지구의 삶도
우주속에서만큼이나 평화로울 수 있다고
그러면 좀 어때 생각했지만,
그래서 난 어쩌면 굳이 돌아오려 하기보단
우주속의 풍경을 실컷 보며 그대로 떠다니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을지 모르지만,
보고 난 후 어딘가 먹먹하다.
평화롭게 뒤통수 한대 맞은 기분...이랄까.

기술을 쓸 줄 아는 상상력의 힘.
멋있었다.
그 속에 조지 클루니가 있어서 더 좋았다.
정말 안도감을 느끼게 해주는 미소^^
산드라 블록-헐리웃의 엄정화를 보는 기분.
내가 여배우를 안타까와할 처지는 아니지만...
그리고 난 둘 다 좋긴 하지만...

발 붙이고 살기의 용감함은 이해가 되지만
놓기의 아름다움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극적인 맛은 없지만
우주의 티끌로 돌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그 시간이 무섭지 않다면 말이야...

3D영화를 처음 본 소감은
-앞으로도 어지간 하면 안보고 싶다는 것.
3D안경이 주는 입체감의 매력이랬자
뭔가가 내쪽으로 튀어나오는 것 뿐이지만
꼭 필요하지도 않은 그 재미때문에
화질이 엄청 그지같아 보인다.
2D IMAX 아님 그냥 좀 큰 스크린에서가 제일 좋았을 듯.

갈수록 번역글 같아지는 거 아쉽고
낳았다기보단 태어난 것 같지만
아무튼 읽어볼만한 신형철.

[신형철의 스토리-텔링] 태어나라, 의미 없이

밀회|2014

16회------------------
아, 글쎄 여기 지나서 어디 가냐구.

순수란 백지위에서만 피는 꽃은 아니라
욕망과 환상 속에 핀다 하더라도
그 포기할 수 없던 욕망 속에
깨달은 내가 따라갈 수 있는 아름다움이 있다면
투명하게 빛날 수 있다.

마지막 재회는
서로의 시선으로 보고 싶은 그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진 않았지만
두 사람의 감정선을 두툼하게 따라갔다.
약속이 남고 현재는 아직 알수 없는 진짜 열린 결말이랄까.
정신 못차리게 빠졌었다니
여기서 멈춘대도 잘 기억해줄 두 사람의 앞날에 나도 축복을.
사랑해서 쫄지않게된 혜원에게도.

집에서 피아노칠 땐 클로즈업 손가락 마저 온전히 선재였던
마지막 두 회의 유아인에게 박수를.

종횡무진 강준형 선생-찌질이의 대표주자가 될까 봐 좀 걱정 됨.
락페스티발과 격정멜로를 넘나드는 김창완-대단했다.
이 정도였으면 혜원도 별 고민 없었겠다 싶던 조교 형-이름도 안 가르쳐 주네...
(검색해서 찾은 이름-허정도: 자연스러움이 일품이었는데. 몇 년 전의 박혁권 같은 느낌^^)
그동안 
리흐테르의 책도 다시 꺼내보고
슈베르트와 라흐마니노프도 다시 듣고
진하게 감상했던 밀회의
드디어 마지막. 
강건하지 않아 감동스러운 게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만간의 정주행을 기약하며....

15회------------------
구질구질함 속에서도 멋있어질 기회는 있는 거구나..
치르는 대가로 사랑을 증명해야 하는 사이.
살짝 본 예고편이
정의발랄할 것 같아 두근두근.
선재를 볼 때마다 
그런 사랑을 하는 건
그 사람을 만나서가 아니라
그렇게 사랑할 줄 알아서 인 것 같아. 

14회------------------
한 숟갈 더 먹는다고 어떻게 되겠어?

그들이 그렇게 살아살 수 있는 건 바로 이 삶의 비결 때문.
한성숙은 처음처럼 누구와도 달리 솔직하게 품위 없이 내뱉어 준다.

혜원이 지나간 자리에도 왕비서 같은
새로운 노비 지망생 은 넘쳐난다.
그게 '제 손으로는 할 줄 아는 게 하나 없는'('하녀'에서 윤여정의 대사였다)
그들이 살아가는 비결.

전략적 제휴 같은 관계에서
단지 외도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당당할 수 있는 걸 보면
강준형은 정말 개차반이다 싶다가도
취해 비틀거리면서야 선재에게 윽박지르는 걸 보면
맨 정신일 때와는 달리 혜원에게 전략 이상의 것이 남아있는 게 아닐까
그걸 자신도 모르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백조와 흑조를 오가는 것 같던 민우와 선재의 변주.
자신이 드리워준 어둠을 느끼며 오열하는 혜원.
돌아서서 담벼락에 기대 울던 건 분명 소년 선재였지만
자신 말고는 누구에세도 능수능란 하다는 혜원이 무너지도록
돌아설 수 있던 선재는 분명
갈망의 고비를 넘긴 다음 단계의 연애를 하고 있다.
정말 이제는 다 컸나 봐.
혜원은 처음으로 갈망하는 사랑 없는 긴 밤을 보내며
자신이 잃고 싶지 않은 것을 깊게 생각하게 되었을 것이고.

드디어 부끄럽다는 혜원. 
속옷차림으로 출근하고서도 여유있게 포즈를 잡으며 유능함에 올인하던 혜원이었는데. 
부끄러움, 수치를 느낀다는 건
희망적인 신호.  

브람스와 클라라와 슈만을 그렇게나 잘도 이해하면서
자신이 슈만이 될 수 없단 것 까진 생각도 못하는 강준형.
하기야 지금 그 동네에서 제 눈에 자기만 못한 사람들이 넘쳐날테니
그들이 가진 걸 욕심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원래 가장 무능한 사람은 자신의 무능을 깨닫지도 못하는 사람이라니까.

보면서 자연스레 떠오르는 마지막 장면들이 있었다.
하나는 런던이나 뉴욕 같은 도시의 콘서트홀에서
선재가 라흐마니노프의 3번 교향곡을 연주하면
명품 쇼윈도우 부부인 강준형과 오혜원이 상석에 앉아 바라보는 것.

또 하나는 어느 바닷가에서
달라진 오혜원과 선재가 피아노맨을 함께 듣고 있는 모습. 뭘까, 이 연애의 끝은.

항상 젊은 시절의 사진만 봤던 글렌 굴드와 항상 노년 사진만 봤던 리흐테르라
두 사람이 동시대의 연주자이고 서로 인정했던 사이란 것이 놀라운데,
같은 악보를 두고 페달을 밟아 은은하게 퍼지도록 연주한 리흐테르와
페달을 밟지 않고 또박또박 연주한 글렌 굴드가
모두 같은 악보를 보았다는 게 신기한
바흐의 well-tempered.
밀회를 보고 후엔 글렌 굴드의 연주를 들을 때마다 선재가 생각날 것 같다.



13회------------------

제 핑계 대지 마시구요 선생님 인생이나 생각하세요

이상한 나라의 선재.
자본주의 밑에서 내내 재능을 치이고 살았으면서
선재는 기도만 열심히 해주었던 엄마를 지금도 사랑하며
천하의 고흐의 무릎도 꺾었던 그 좌절의 그림자가 없다.
그런 선재가 자라서
이제 혜원의 섹시하지 않은 미련을 혼내고
혜원이 늘 하던, 속 생각은 상관없이 필요한 일을 기능적으로 수행하는 것에 발도 담갔다.
풋풋함이 가득하던 또래들과의 오중주를 보며
상류층이 되겠다는 욕망이 혜원의 청춘을 잠식했듯
그늘진 혜원과의 첫사랑이 선재의 청춘을 잠식하는 게 아닐까 했는데
생각해보니 선재는 혜원을 사랑하면서도 불륜에 대한 두려움도 없었다.
그 불륜의 도랑을 건너는 혜원의 아픈 고백에 공감했을 뿐이다.

부대표가 아니더라도 가꾸지 않더라도 괜찮겠냐는 혜원의 질문에
선재는 망설임없이 상관없다고 했지만
오늘 김전무를 상대하는 혜원의 강단이 최고로 섹시함을 보여준 걸 생각하면
역시 혜원은 진창에 구르더라도 고개를 바짝 세울 때가 더 멋있다는 생각이...

하지만 한 편으론
미래를 위해 청춘의 현재를 버리고서도 
사랑없는 또 다른 미래카드에 힘겨워하는 
여전히 미래의 불안이 더 큰 혜원이
좀 가련했다. 

선재가 찾아간 한옥집에서
단아하게 선재를 맞던 지수를 보며
선재의 사랑이
혜원 아닌 지수일수도 있는 건 아니었을까 했는데
지수는 자신을 누군가의 아내로 소개했다. 
많은 사랑스러운 여인들이 그렇듯. 

바람이 불고 비가 오고...
누굴 억지로 엮어주려고나 등장하던 서정적인 배경이 반가웠다.

11회 12회--------------
두사람이 정신 못차릴만큼 강렬한 연애의 진도를 나가는 것은 분명한데
이상하게도 둘의 시간은 현재가 되지 않는다.
지금 마음 따라가느라 이런 연애에도 빠진 걸텐데.
보통 역경이 고달픈 건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그 장애를 딛고 이루고 싶은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둘은 함께 있을때면 항상
과거의 회한, 현재의 상처만 드러내며 위로해주는 서로를 향해 강한 애정을 키워갈 뿐
키스나 섹스같은 몸의 욕망을 빼고는
현재도 미래도 없는 것 같다. 
그건 초반의 음악교감과 짧은 뒷풀이 대화로 끝나버린듯. 
볼 수 없으니 그립고,
쉽게 함께 할 수 없으니 더 애틋할 뿐,
이 모든 난관이 사라지고 나서 갖고 싶은 그들의 일상이
어떤 행복일지는 안 보인다.
불륜이 화제가 아니라면 둘은 무슨 얘기를 할까.
혜원이 선재를 피아니스트로 키우더니
이젠 선재가 혜원에게 삶을 가르치고 있다.
'양육'을 하지 않아도 될 때
일상을 살아갈 둘의 모습이 어떨 지 엿볼 기회도 아직 없었다.
둘 다 첫 연애라면서.
그래서 이것은 그냥 밀회일지도,
그래서 어쩌면 그런 마지막을 맞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골집 마루에 턱을 두고 앉은 둘이
가장 일상에 가까왔던 게
아마도. 
회가 거듭될수록 밀회는 확실히 잦아지고. 
너무나 현실적인 주변에 둘러싸인 
비현실적인 사랑얘기 하나의 강렬함. 
공감하기에 먼 인물들에
공감하기에 너무 진한 감정들인데
바라보게 된다. 

치밀한 불륜추적자들의 행각에 입이 벌어졌다.
아, 저렇게까지 하는구나.
적어도 그 '조사'의 순간만큼은
선재고 혜원이고 나발이고
불륜이 추잡하다는 게 이런거구나-를 실감했다.
대단한 디테일.
게다가 짐승인증까지 해버렸으니
불륜을 꽃마차에 태우지만은 않는 정성주의 힘이 놀랍다.

이번주의 하이라이트는 모두 강준형.
나쁜 년 일갈도 그렇지만 4대째 크리스천에 신앙을 가져보라니,
참, 알수록 다채로운 인물.
음흉해지는 민학장도 갈수록 매력만점.

그래도 그 사이 선재는 득음을 했다. 
워낭소리 할아버지 청년버전인 친구들이 감동할 연주를 했으니. 
연애가 깊어질수록 피아노와 멀어지는 건 좀 아쉽지만....
피아노 쳐서 나라 구하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살지 않겠다는 선재는 멋있었다.
당연한게 당연한 게 아니 지금이라서, 더.

아름다울 때 그 아름다움을 보지 못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내려앉았는데
지금이라고 그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닌 것 같다. 
그런 눈이야말로 타고나는 건 아닌 지. 

10회------------------
어제 듣지 못한 연주를 다 들려준 오늘. 
아직 남은 회차가 있지만 오늘까진 10회가 베스트. 
랑랑이나 임동혁처럼 표정과 감성이 넘쳐나는 연주자도 있고 리흐테르나 미켈란젤리처럼 연주와 상관없이 표정을 절제하는 언주자가 있지만 이선재는 관객과 거의 비슷한 수위의 감정선을 표현한다. 이선재라는 이름의 피아니스트가 나중에라도 나타난다면 공연을 보러가고 싶을 것 같다.

하지만 긴장감의 표현이었을까. 
무대위의 선재는 어깨에 힘이 잔뜩들어가 있었고 특히나 힘있는 연주에 현악기를 연주하듯 뜯는(?)주법이 합쳐서 얼굴표정만 뺀다면 사이보그의 향기가 솔솔~^^
혜원과 연주할때의 움직임이 더 자연스러워 보였던 걸 생각하면 설정인 것도 같고.  

손가락관람객을 부르는 곡과
초반 뜯기(?)주법이 돋보이는 홍안청년의 연주
(등만 봐서는 오선생한테 쫌 맞을 기세 ㅋㅋ)
황홀한 손가락 구경이다. 
(이분도 어느 장면은 빨리감기 느낌인 걸 보면 이 곡이 정말 대단한 난이도인듯^^)


오늘은 혜원의 연주도 멋졌다. 
비번 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걸 보면 
선재에게 스며들고 있는듯. 
수퍼바이저라는 이름의 왕따지만 
그래도 남편인 강준형을 뒤에 두고 연주하던 절제의 그녀.  
마지막 장면의 그 불안한 얼굴까지 아름다웠다. 

오늘 
자신들의 공간속을 헤매던 혜원과 선재는 
농염했고 예뻤다. 
갈망과 어찌할 수 없음을 망설이다
폭발시키던 선재는 섹시했다. 

혜원을 찾아헤맬때 조금 측은해줄까 했는데
한남동을 외치며 마지막 순간을 피하던 준형은 정말 미성숙 그 자체.
오늘만 같다면
선재가 들킬 건 걱정하면서 남편이 상처받을 걱정은 전혀하지 않는 혜원이 하나도 못돼보이지 않을 것 같다. 

오늘의 반전 왕비서. 
말투만큼이나 밥맛이다. 

9회--------------------
혜원의 두렵고 어두운 여정을 되밟으며 시작된. '연애편지'. 
마침 한성숙의 빛나는 알반지 뒤로 
열심히 어둡고 험한 계단을 밝히고 쓸던 슬리퍼 바람의 선재는 예뻤다. 
이제 불륜드라마 본연의 자세^^ 로 접어드나 싶던 찰나 
자신을 세상을 객관적으로 보게 해준다는 렉쳐를 그렇게 섭렵하고도 
프로페셔널 중2남편의 신공을 펼치는 강준형이 살짝 웃겨주고 갔다. 
아슬아슬해지기 시작한 오늘. 
오늘도 혜원은 웃지 못했는데 이쯤되면 이건 김희애가 웃지 못하는 걸로. 
하지만 이제사 어색하지 않은 연애 또는 불륜 시작. 
굉장히 솔직해진 혜원이 맘에 든다. 
...안 들을께요, 편하게 하세요. 
하하하~
인간과 인간의 만남 ㅋㅋ
오늘 선재는 집에 들어와서 손도 안씻고 양치도 안하고
-이제 엄마 아들에서 연애하는 독립선재로. 
하지만 선재군. 
피아노 연습 게을리 하면 안돼,
오늘은 직접 연주모습이 없어 섭섭...
오늘 뒷모습은 유아인의 이선재가 어닌듯하여...아쉬움. 

8회--------------------
진짜 꼭대기는 돈이면 다 살 수 있다고 끝도 없이 속삭이는 마귀. 
선재가 묻지 않았다면 드러나지 않았을 혜원의 회의
-이런 통찰을 가지고도 그렇게 살았던 혜원의 희망은 뭐였을까. 

마흔 살의 남자는 
힘들고 지친 연인에게 사심없이 쉴 곳을 주려
잔고를 확인해가며,
모텔방을 답사까지 해가며 준비하긴 힘들 것이다. 
스무살의 여자는 삶이 다 흔들리는 것 같은 우울 앞에서
그냥 같이 우는 것밖에 못하는 연인이
그닥 듬직하진 않을 것이다. 
장벽같던 세월이 새로운 문을 열어주기도 한 오늘
밀회는 본격적인 염장지르기를 시작했다. 

초장에 빠졌구만-을 혼잣말하던 강준형. 
점쟁이라니 어찌나 딱 맞는 짝을 만나셨는지 ㅋㅋ
음악이 인문학이라며 나름 교수 코스프레하던 강준형은 웃겼지만 
참 시시한 남자를 진지하게 보여주는 박혁권은 멋있다.

실장님 고객님 혹은 사모님에 익숙했을 혜원은
선재를 찾아갔다가 위측된 사이
하필 아줌마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오늘은 유아인의 날. 
덜컥 품은 사랑의 엄청난 감정의 파도를 넘던 스무 살의 선재가
오늘 완득이를 넘어섰답니다~

PS. 피아노보다 빛나는 지나친 물광피부들이 쫌 거슬립디다.....안영미의 패러디 공감폭소 백배 ^^ 
PS. 막귀 형님이 마침 혜원이라 다행이지만 실명까지 밝혔던 첫사랑 사생활을 막 터놓다니...

7회--------------------
선재를 기다리며 창밖을 보는 혜원의 뒷모습-예뻤다. 
지친 혜원이 선재를 찾아간 순간부터 혜원은 선재에게 어린애 대하듯 말하지 않는다. 

혹시 너무 어린 내면이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게 아닐까 걱정했던 강준형은
혜원에 한방울의 애정도 없이 기생하는 뻔뻔한 기둥서방으로 커밍아웃했다. 의외의 선악구도랄까. 오늘 강준형은 한 대 쥐어박고 싶을 정도. 
한성숙이 단박에 알아봤던 영우의 폭행흔적,
선재가 단 번에 꿴 혜원의 삶의 피로.
이 둘을 알아보지 못한 건 둘째치고라도
들어줄 그릇조차 되지 못한다는 것이 강준형의 동지실격사유.
피아니스트로서 강준형의 잠재력은 아직 알 수 없기에 
선재에게 뭘 가르쳐줄지, 혹은 선재에게서 뭘 배울 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의 당신은 혜원이 선재에게 날아가고 싶게 만드는 바람.

오늘이 하이라이트2는 오해받은 순수, 선재.
파란 안경을 끼면 파랗게 보인다는 걸 혜원에게 깨닫게 해 주기도 했지만
혜원에게 연애 갑이라는 지위를 한 껏 누리게도 해주었다.
혜원이 선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난.
혜원은 더 이상 '설마 나를' 같은 상식적인 통념으로 의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의 최고는 
모택동이 루쉰을 기리기 위해 지은 학교 출신의 조선족 여사님.
정신 나갈 정도로 바쁘게 모욕당하며 수 억 버는 모욕달인 오혜원에게 일갈하시던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을 팔아 돈을 사는 비참함에 대한 사자후 같았다.
멋.지.다. 
한성숙과 여사님의 대전을 꼭 한 번 보고 싶습니다.
한성숙도 아마 팬이 될 듯^^

PS1. 지난 주를 생각하며 포기할까 하다 혹시나 봤는데 오늘은 온에어 시청 이상 무.
PS2. 밀회 HD다운로드 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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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에서 혜원의 고백 때문일까.
밀회는 어쩌면 잃어버린 것들을 찾아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이제사 감독이 그 비슷한 말을 했던 게 생각난다.
그 땐 불륜드라마에 분칠하려는 건 줄 알았는데.
가져보기 전엔 인생을 송두리째 걸어도 아깝지 않다고 믿었던 것이
정작 행복하게 만들어주지는 못한다는 걸 깨달은 혜원의 독백은 쓸쓸했다.
선재와의 즐거운 합주가 개그콘서트 정도의 여흥은 아니었을텐데
혜원은 그 정도로 밖에 웃지 못했다.
이상하게 다른 감정은 다 증폭을 시키면서 웃음만은 그렇지 않았다.
김희애가 그런 건지 오혜원이 그런 건지...

원하던 걸 손에 쥔 채로 불행을 맞이한다면
완전히 길을 잃어버린 그 절망을 어떻게 견디지......
아마 다들 그래서 들여다보지 않고
달려만 가는 건지도.

선재와 혜원을 보고 있으면
그 두사람의 사랑을 응원하거나
나이를 뛰어넘는 어마어마한 로맨스를 동경하게 되는 게 아니라
아련한 감성이 깨어나는 것은 기분이 든다.
뭐 하나 조심스럽지 않은 게 없고
뭐든 소중해서 당연히 영원할 거라고 믿기도 했던
지금은 기억도 잘 안나지만 잘 뒤져보면 낡은 일기장 어느 귀퉁이에 적혀있을 법한
그런 떨림의 순간들이 깨어나기라도 하듯.
떨리는 선재의 손길과 목소리가 귀엽다.
그걸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바라보는 혜원은 위태롭다-이젠 혜원이 흔들릴 차례.

"생각나면 생각해야지, 뭐"
멋진 식당이모의 한 마디.

6회--------------------

저만 따라 오시면 돼요.

모르는 척 넘어가는 강준형이 예사롭지 않다.
애정으로 치자면 선재를 더 소중하게 아낄 것 같았는데
혜원을 살피는 준형은 예상과 좀 다르다.
곱게 자랐으니 고운 심성이 있을텐데
야심보다는 엄마의 빈자리 때문에 혜원에게 더 충격을 받은 건 아닌지.
어쩌면 선재보다 준형이 더 성장할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상처는 아플테지만.

어제 오늘 접속자 폭주 때문에 핸드폰으로 봤는데,
표정이 보이지 않아 답답했다.
봤는데 본 것 같지 않은 기분.
그동안 생방송 공중파들보다 더 성의 껏
5회를 먼저 제작했다고도 하고, 오랜만의 예고편도 즐기며 괜찮다 했는데
어제 오늘 접속자 폭주에 아무 차도가 없고,
심지어 오늘은 예고편도 사라지고.
조삼모사의 교훈을 떠올리게 하는
역시 종편이다.
준비도 안하고 허가는 받아놓고 정작 닥치면 감당도 못할 호객행위를 하면서...
앞으로 나아지기는 할 거냐?
이제부터 밀회는 수목드라마인 걸로.


5회--------------------
너무 좋아하면 다  들키지 않나요?

선재는 가장 안전한 데이트인 피아노 연주를 신청했고
못다한 데이트의 여운은 선재만의 밤샘연주로 이어졌으며
혜원은 선재와 합주를 했던 다음 날 빨간 블라우스를 입었다.
이제 혜원의 무채색 나날은 끝?
피아노 치던 혜원은 또 감추는 것 없는 헤벌레-자제 좀 하지.
연주할 때 피아니스트 이선재인 유아인은 악보 보는 척 하는 것까지 그럴싸한데
오랫동안 연주를 잊었을 혜원의 김희애는
손가락을 제외한 어깨와 팔, 등까지 다른 모든 영역만 오바다.
그래서 김희애의 연주하는 손가락은 계속 볼 수 없을테지.

어쨌든,
오늘의 연주곡-다시 안 올 것 같은 밝은 기쁨이 담긴.




Argerich and Kissin piano 4 hands - Mozart Sonata KV 521
Mozart Sonata for piano 4 hands KV 521 
from Piano Extravaganza
푸하하...
디시갤의 댓글 중, 서회장 암탉설의 배경| 서회장이 영우남친 좀 품어줬으면 좋겠다 

함께 수다떨며 보는 것 같은 재미는 있지만
혼자 상상해보는 기쁨이 없어지는 것 같아
선뜻 발이 들여지지는 않는 동네^^

4회--------------------

멋지지 않은 남편이란
사랑하지 못할 이유긴 해도
배신할 이유는 아니다.
그러니 오혜원의 바람은
오혜원에게서 불어온 것.
다미에게서 태풍을 감추고 있는 선재야 말로
진짜 맴매감이다.

혜원의 모욕에 상처는 받았지만 이를 악 물어 원망할 기운은 있던 선재.
혼자 있을 때나 연주할 땐 그렇지 않은데
이런 장면의 유아인은 아직 좀 쑥스러운가-싶게 힘이 들어가 있다.
그 정도 힘도 다 빠져서 완전히 무너진 선재를 한 번은 보고 싶다.
혜원이 보고 있는 걸 모른 채
상상속의 환타지아를 따라 치던 선재, 짠했다.
오늘 선재의 유머-피아노반주자를 공격하며 지르던 한 마디,
'당신이 인간이면 쪼금이라도 나아지는 게 있어야지!'
당한 사람은 진짜 엄청 놀랐겠지만 난 왜 이렇게 웃기지 ㅋㅋ
8월의 크리스마스의 정원이었다면 흐뭇하게 들어주었을 것을, 까칠한 녀석^^

속도 없이 선재를 싣고 희죽거리며 운전하는 강준형은 귀여우면서도 불쌍했다.
남들에겐 호구지만
그래도 선재에게만큼은 유능한 당신^^
남자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에게 목숨을 바친다던데
아무래도 강준형이 제일 불쌍한 인간 1위에 등극할 듯...
그런데 이런 어리고 순수한 마음에서 나오는 호의가
벌써 선재를 입시비리와 병역비리에 자연스럽게 끌어들이고 있다.

색깔이 살아있는 다미.
첫회에서 껌을 짝짝 씹을때부터 알아봤지만
진짜같은 캐릭터.

오늘을 보고나서야 사적으로나 공적으로나
오혜원의 가치를 제대로 알게 된 듯.
적당히 연막을 치며 신뢰를 주는 삼중스파이 신공과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중2남편을 제대로 써먹는 생활의 지혜.
남편 코닦아주기, 공적인 실장 겸 비밀비서 역할에
두 여자 사이에서는 흡음재, 완충제
매너도 없는 할아버지 회장의 채홍사까지.
능수능란한 혜원과 제 힘도 어쩌지 못하는 선재의 풋내가
진하게 대비되던 4회.
브람스도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슈베르트의 네 손을 위한 환타지
선재와 혜원의 연주처럼 격정적이지는 않지만
사색버전의 슈베르트의 기운이 느껴지는 연주.
섹시함도 살아있다.

3회--------------------
세 개의 인상 깊은 대사.

1. 오혜원: 들어가자.

지금까지 이 상황에선 '나가!'가 대세였는데^^
역시 막귀형님은 쎄다...!

2. 이선재: 잘 좀 하지...

다 버리고 떠나간 공익 여정에서도 피해갈 수는 없는 피아노 소리.
신경 좀 끄지-그게 안되는 너.
나름 신경써서 생음악 연주해주는 발레학원이었지만^^

3. 강준형: 인생 그렇게 꼬이는 애들은 어차피 안 돼.

무척 차갑게 들릴 수도 있지만
풍파를 안 겪고 자라서 남의 풍파에도 삐지는 중2병 음악가다운 한 마디셨다.

3회는 이 드라마의 주인공이 선재가 아닌 혜원임을 확실히 짚고 넘어간다.
설레고 망설이고 그리워하는 그녀를 두고
선재는 혜원과의 연주 이상의 절정은 없을 거라는 고백으로 시작해서
내달리다 잠시 쉬다 다시 내달렸을 뿐.
표현된 절정으로 치자면야 혜원의 절정이 선재를 몇 배 넘을텐데
손을 먼저 내미는 건 선재.

기대했던 이선재의 방랑자 환상곡은 사색보다는 설렘의 연주.
오늘 유아인의 손가락들은 전보다 더한 자태를 뽐냄.
리흐테르의 자서전이 등장했다.
그 많은 전설의 피아니스트 중 리흐테르라니.
리흐테르라면
이선재에겐 이선재를 위한 음악의 문을 열어주겠지.



리흐테르의 방랑자환상곡
잠이 덜 깬 아침에 힘받기에 좋았던.



손 때가 많이 묻어있던 혜원의 리흐테르 회고록.
그 책을 그렇게 열심히 읽은 걸 보니 
혜원의 피아니스트 지망생 시절도 
간절히 잡고픈 게 많고 힘들었을 것이 짐작간다. 
한국방문 때 서울시향의 연주를 칭찬하던 리흐테르의 일기가 생각난다.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나 어린나이에 오페라극장에서 연주를 하다가  
스승인 네이가우스를 만나 모스크바에서 교육을 받았고,  
가족없이 홀로 음악을 했던 것은 선재와 닮기도 했다. 
생전엔 음반제작에 까다로와서
그의 음반들은 사후에 봇물처럼 출시되기 시작했고, 
연주 후반기 이후로는 무대조명도 싫어해서
악보대 위 스탠드만 켜놓고 연주를 하기도 했다. 
(나처럼 피아노 치는 손가락 구경하는 사람들을 비웃으시기도 했지만...
그래도 어째요, 멋있는 걸요^^) 
말년엔 작은 미술관 같은 곳에서 연주를 즐겼다고 하고
야마하 피아노의 후원으로 야마하를 많이 연주하기도 해서 
일본에서 연주를 많이 했고, 음반이나 자료도 일본어로 된 게 많았었다.
밀회에 리흐테르가 등장한 건 혹시 후원사 야마하의 추천...?
그래도 리흐테르 집에는 스테인웨이가 두 대 있었다는데^^

....그런데 선재 엄마는 뭘 사러 나가셨던 거지..?
잘 안들려서 뭔지 모르겠다...

....3회 엔딩곡 알고 싶어....

1.2회-------------------

작정하고 보러가는 배우가, 감독이 아닐때
외의의 큰 기쁨을 주는 영화는 의외의 발견을 주는 영화.
슬플 줄 알았는데 웃기기도 하거나
웃길 줄 알았는데 짠하거나.

밀회는 음악을 안고 간다.
앞으로는 몰라도 초반 인연은 음악으로 엮였다. 
음악계의 비리, 
우아해보이는 동네의 개차반 상류층까지 
이미 다 등장하셨다. 
부가 행복의 보증수표가 아니라는 것,
가난이 불행의 딱지가 아니라는 공자님 동네 말씀을 믿고 싶다가도
마음가는만큼 온정을 베풀어줄 처지가 못될 때,
산수할 것 없이 내어줄 형편이 되기를 바라며
부유함이 줄 수 있는 품위를 부러워한 적은 있다. 
타고난 재주를 부러워한 적도 있다. 
아무도 훼손할 수 없는 그 절대 가치들.
그런데 밀회는 1, 2회에서 상식같은 정서를 다 깼다. 
그런데 그 깨는 방법이 
노골적이지도 선동적이지도 않았다.
이런게 어른스러운 건가....생각한다. 

등장하는 매력적인 인물들.

첫장면에서 딱히 멋지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평범한 택배일때도 오~했었다.
이선재가 설명을 포기하고 시작한 연주는 바흐의 평균율.
천재성을 한번에 보여주려면 라흐마니노프나 쇼팽을 후려쳐 줄 줄 알았는데
아, 뭔가 달랐다.
그냥 감상하는 입장에선 페달을 밟아서 은은하게 폭이 넓어지듯 퍼져가는 쪽이 좋지만
나는 그렇게 악보를 본 적도, 볼 줄도 모르는 까막 눈인 관계로
선재의 해석이 좀 궁금해지긴 했다.
오혜원 같은 '막귀'를 가장한 전문가라면 
후려치는 고난이도의 곡이 아니라도 독창성을 찾아낼테니까. 
연주장면이 시작되면서 바짝 궁금했는데,
아, 유아인은 굉장했다. 
원래 피아노를 잘 치나 싶을 정도로 연주를 타는 박자와 몰입의 표정.
임동혁처럼 푹 빠지지도 박종훈 처럼 많이 절제하지도 않은 
유아인의 얼굴이라는 것만 잊으면 
피아노 신성이라 믿고 들을 법한 멋진 장면.
입시곡이 슈베르트의 방랑자 환상곡이라니 
이선재의 방랑자는 사색을 할 지, 발랄한 산책을 할 지, 아니면 다른 어떤 것일지
기대 가득이다!
게다가 선재는 가난할 지언정 재능에 대해 좌절해보지는 않은
호기심과 희망 가득한 청년이다.
그 밝음과 가능성이 
찌들고 지친 아름다운 오혜원을 
얼마나 잡아끌지 
이미 설득력이 생겨버렸다.

그리고 그 이선재가 이미 반쯤 반한 오혜원.
달걀판과 건초염 사연에서 지금과 다른 나름 어려웠을 과거가 살짝 예상도 되는데...,
선재는 오혜원을 아직 다 모른다. 
하지만 오혜원이 자부심을 갖고 있을 법한, 그리고 오혜원의 아마도 가장 뛰어난 재능일 부분만을 결정적인 순간에 만났다.
자리를 마련한 건 강준형이지만 직접적으로 자신을 인정해준 것은 오혜원.
알에서 깨어나 피아니스트로 태어난 처음 순간 만난 오혜원을
기러기새끼처럼 따라다닐 수 밖에 없는 숙명.
그 오혜원을 김희애가 연기한다. 
1, 2회 중 오혜원의 절정은 
이선재와 피아노 듀오를 하는 장면이다. 
김희애는 늘 그랬듯이 자기가 선재에게 푹 빠졌음을 알리려
과장된 오르가즘의 표정을 지어 보인다. 
이선재가 오혜원에게 빠질 수 있었던 건 
자신이 빠져있던 그 음악이 아니라 
자신을 욕망하던 그 노골적인 표정에 겁먹을 기회가 없었기 때운이겠다 싶을 강도의.
얼마 전 고아성의 이름으로 나왔던 기사가 생각났다. 
시선을 맞추는 장면에서 
김희애가 '다큐멘타리를 찍는게 아니'라고 했던 말에 깨달음을 얻었다던. 
항상 연기력 있는 배우에서는 빠지지 않으면서
나름 과소(?)평가되는 이유가
관심있게 봐 줄 관객을 믿지 못하고
늘 증폭시키는 것에 몰입하는 연기스타일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 영화가 끝나고 나서 고아성이 다시 봉준호나 박찬욱을 만나 
그 깨달음을 잊게 되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번엔
전과 다른 표정들이 좀 보였다.
선재와의 사랑이 배우 김희애에게도 새로운 계기가 되어 주길.

이선재의 여자친구 박다미, 경수진.
남친과 같이 껌을 짝짝 씹고, 애정표현에 뻘쭘해하는
오래된 부부 같은 이 익숙한 애정관계에 일 폭풍이
이미 깊은 갈등을 예고한다.
그 슬픔을 어떻게 보여줄 지 기대가 된다.

오혜원의 남편, 강준형.
세속적인 이유였다 하더라도 
강준형은 이미 이선재를 품기 시작했다.
중2병이라 놀림받을 만큼 이기적이고 미성숙한 그의 애정은 아마 
더 순수하게 깊어질텐데, 
그럴수록 선재와 혜원의 사랑의 길은 험난해질 것이다.
박혁권의 나름 양심적인 버럭과 뻔뻔함이 귀엽다^^
'쓰레기들아'와 '우쭈쭈'의 교차로라니 ㅋㅋ
유아인에 가렸지만 
강준형의 연주장면도 리듬이 좋았다.
뒷모습으로 나온 피아니스트의 체구가
박혁권과 너무 달랐던 것이 유일한 흠.

깜짝 놀란 건 조인서, 박종훈.
말투 때문에 알았지, 바뀐 헤어스타일로 처음엔 전혀 못알아본^^
꽤 비중있는 조연이고 의외로 생활연기는 괜찮았지만
중요한 대사에서는 역시^^
과연 박종훈의 발연기는 어디까지 발전할 것인가 ㅎ ㅎ 

김혜은은 볼때마다 감탄스럽다.
저런 끼를 숨기고 일기예보 하던 시절이 상상이 안 갈 정도.
범죄와의 전쟁에서 처음 봤지만 
볼때마나 굉장한 배우란 생각이 든다. 
없는 게 없이 불행하면서도 분주한 이 여자의 파워.
이번엔 드디어 폭력적인 성향까지.
앞으로 더 재미있을 것 같다 

재미있었던 혜원의 친구들과의 식사.
내 친구들도 아닌데 같이 깔깔거릴 수 있는 수다-즐겁다.

혜원이 참 부러웠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밭을 걸어가는 감상의 즐거움.
듣고 싶으니 한 번 더 연주해달라는 주문이 연주자에게도 감동이 되는 기회.
전문가만이 얻을 수 있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