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시즌2 7화|the Newsroom S02E07 Red Team III|2013

우리가 미디어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 얘기들.
TV의 맛집 프로그램들이 어떻게 맛집들은 탄생시키는 지를 밝히려
한 감독이 맛집 지망생 식당을 직접 차려 맛집으로 만드는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찍었다. 
TV뉴스에 나오는 일반 시민의 한 마디가 
알고보니 인터뷰를 진행한 방송기자의 요구사항을 따른 것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사실 이런 '직접'적인 개입이 아니더라도
미디어는 개입할 지점이 참 많다. 
그들은 정보를 모은다-이 지점은 누구나 예외없이 '최대한, 빨리'의 원칙을 따를 것이다.
그 다음은 뉴스가 될 것과 안 될 것을 추릴 텐데, 
누군가는 뉴스가 될 수 없을 것을 미리 추릴 수도 있다.
그 다음, 뉴스가 될 것 중에서 그래서는 안되는 것들이 탈락할 차례다.
그 중 안 될 것 같은데, 뺄 수도 없는 것이 생기면
'안 되는' 이유와 ''뺄 수 없는' 이유 둘 다 애매하게 '뉴스'를 만들기도 한다. 
아주 긴급한 상황이 되어
그래서는 '안 되기'때문에 '뺄 수 없'는 뉴스가 완성된 채로 
방송을 목전에 두고 사망하기도 한다. 
여기에 그 빈자리를 메우려 
그래서는 안 되는 것들이 뉴스의 자리를 차지 하기도 했었다. 
어느 미국 영화에선가 권력자들이 그런 탄식도 했었다,
미국의 언론은 특종경쟁 앞에선 애국심이고 뭐고 다 팽개쳐 버리기 때문에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다고.  

최악의 사태가 왔다. 
케이블 뉴스 사상 최고의 시청률이라는 어마어마한 성공의 순간을 거둔 직후에.
자랑스럽게도 이 성공은 시청자들에 기호에 영합한 싸구려가 아니라
조심조심 사실을 확인해가며 진실에 다가가려는 노력 끝에 얻은 것이었다. 
그런데, 
근거1번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마어마한 야심가 사이러스 웨스트 
근거2번 스위니: 기억불완전 가능성이 30%인 부상 후유증으로 인한 미필적고의의 거짓증언 
근거3번 hamni8의 트윗-끝까지 미궁
근거4번 NGO 리포트
증거5번 아들의 죽음에 원한을 품은 비밀요원의 계획적 떡밥
증거6번 프로듀서의 왜곡편집
증거7번 프로듀서에게 끌려간 소신 없는 편향된 진술
결국 다음 단계로 끌어주던 근거들은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고
다들 거기에 휘둘렸으며,
끝까지 의심하던 사람들이 의리를 위해 결국 찬성표를 던지는 가운데
진실을 알리겠다가 의지 수준을 넘어 어떤 욕망이 되어버린 셈이다. 

그들은 외부의 위협이 아니라 자신들이 하는 일의 중요함을 믿었기에 
열심히 검증했고,
확신이 생기자 망설이지 않았다. 
확신에 이르는 과정이 완벽하진 않았지만
무엇에 굴하지 않아 비겁하지 않았던 전진이었다.
유혹에 굴한 한 사람 빼고.
보도가 끝난 뒤 그들은 
직장을 잃을까, 소송당할까봐가 아니라,
더 이상은 누구에게도 신뢰를 얻지 못할 것을 두려워했다.
그들에게 무서운 시청자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
아직도 두려운 존재로 남아있는 뉴스나이트의 시청자들이 부럽다.

이 제노아 재앙은 한 사람의 야망을 진정시키지 못한 조직적인 오류가 맞다.
그리고 더 간략하게는 제리 왕따 사건이기도 하다.
하지만 조직은 정정보도와 개망신으로 대가를 치뤘는데
그렇게 나서서 열변을 토해놓고
막지못한 조직을 욕하는 건 쫌...
제리는 오보가 아니라 소양부족문제로 해고당하는 거다.

사건의 크기를 떠나 
어떨 때는 물고 뜯다가 결정적인 순간에는 편을 들어주는 ACN.
그 인공적이면서 화학적인 조미료 맛은 싫지만,
오늘 따라 유난히 정신머리 없어 보이던 리오나 랜싱 여사가
결국은 멋져보이고야 말았다 .
나가서 별 짓을 다하고 
안에서 별 화풀이를 다한다해도
결국 자긍심이 높던 주인마마님이라니.

오늘은 날이 날이니 만큼 ACN직원들이 총출동했으며
심지어는 야밤에 특근미팅까지 했지만
그래도 오늘의 베스트는 이 언니.

GET IT BACK!
젤 예쁘게 입어서 뽑은 것은 아니여요^^ 

투 마더스|Adore|2013


연상연하의 기록갱신을 넘어
무려 엄마친구-친구아들 커플의 이야기.
아빠친구와 친구 딸(페어러브)도 봤고,
아들 여자친구와 남자친구 아버지 커플(데미지)도 봤지만
이 영화는 그 둘과는 조금 다르다.
중요한 건 나이가 아니라 순정이라며 둘의 연애가 소복소복쌓이는 과정 같은 것도 없고
인생을 망가뜨리는 파괴적인 사랑도 아닌
그냥 연애 영화다.

연애로 발전하기까지 좀 역사가 있을 것 같던 로즈와 이안이 선을 넘는 직전까지도
영화는 서로가 바라보는 서로의 모습이 아니라
관찰자의 시각에서 두 사람을 보여주었다.
이런 연애를 덩달이처럼 시작하진 않겠지 했는데
그렇게 보여도 별로 상관없다는 듯이
릴과 톰은 그렇게 연애를 시작해버린다.
약간의 배려라면 넷 중 가장 생각없어 보이는 톰의 입에서
많이 고민했을 거라는 말이 나오긴 하지만 그게 끝.

이건 구경을 위한 영화였다.
'아들'과 연애하는 영화에 출연하면서 보톡스도 안 맞은,
대신 노력해서 얻은 몸이 빛나는 아름다운 두 여배우들과
처음 보는, 그래서 젊음으로만 빛나도 되는 아름다운 청년 둘이
놀랍게도 산뜻하게 연애한다.
신기한 막장 드라마.

이 영화는 솔직히 연애영화라고 하기에도
본격 성인영화라고 하기에도 좀 많이 빠진다.
저 포스터가 이 영화를 본 내 느낌인데
그건, 그다지 보는 사람들의 감정이 끼어들 틈을 주지 않는 채
계속 아름다운 집과 그 주변 풍경, 서핑하는 청년들과 부러운 우정의 여인들을 번갈아 보여주며
'구경'을 권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 늦더위의 어느 아침을 보내기엔 썩 좋았다.
시원한 풍경이 남아있는 느낌.

 애인까지 낳아주는 완벽한 우정^^
그리고 그녀들의 '완벽한' 작품들
아마 다들 톰보다는 이안이겠지~

뉴스룸 시즌2 6화|the Newsroom S02E06 One Step Too Many|2013

SOS: 니나의 대사 중 해석 포기한 게 있는데,
이게 무슨 뜻인지 아시는 분 댓글 부탁드려요!
(문맥을 위해 앞 뒷줄 포함)

  Nina:  You'll feel better once you start to turn this around.
  Will :  I will feel better.    
 >Nina : 75s become 85s fast, but they become 55s faster.
  Will : All right.

뉴스룸 시즌2 6화 (내가 만드는 마지막^^) 한글자막
the Newsroom S02E06 One Step Too Many.srt

이번 주는 윌이 쏟아내는 속사포 같은 미국 국내 소식들 덕에, 
상식제로인 전쟁, 군대 어휘에 미국 국내의 각종 단체나 법안, 자기네만 아는 이름
(예를 들면 텍사스가 원래 독립주였었기 때문에 Lone Star라는 별명이 있다든가...)들을 찾으면서 
초기: 오 이런 거구나...
중기: 쫌 많은데?
말기: 미국사람도 아닌데 이런 게 정말 유용한 정보일까..뻘짓 아닐까...
의 단계를 거쳐 아무튼 마무리.
내가 만든 자막으로 보는 게 신기해서, 또 하다보니 재미도 있어서 
어찌어찌 삼주째 월요일마나 뉴스룸 새 에피소드를 끼고 살다가 완성한 자막 세개.
골방취미 하나 추가했지만 이제 당분간은 안녕~


오늘의 비호감-놀랍게도 짐~ㅎ

제리 선생께서 헌법까지 끌어다가 열변을 토하시는데
뭐냐, 이 표정은...재수 9단의 '쳇' 표정.
오늘 자네가 데이트를 했다고 해서 질투하는 것은 절대 아니야. ㅎ ㅎ
짐과 돈의 레드팀 회의를 생각해볼때
제리도 알고 보면 불쌍한 놈.
그렇게 열변을 토하고 감정에 호소를 하는데도
결정적인 순간마다 제리는 옆 모습, 먼 모습으로 비춰진다.
정말 상이나 하나 받으려고 용쓰는 것 처럼 보이게 스리.
게다가 아마도 혼자 독박쓰고 악인등극을 할 모양.

오늘의 인물1 스톰타나비치 장군


이런 능구렁이 할아버지 같으니라구...
찰리가 통탄해하듯 그 많은 증거들을 가지고
어떻게 허위보도를 하게 된 건지가 계속 궁금해지는데
이 할아버지의 능구렁이 수법이 좀 무섭기까지하다.
농구경기 중계를 단서로 제리의 편집기술을 눈치채게 될 거라는 의견이 많은데
일부러 그런 거라면 아, 정말 대단한 고단수가 아니신가...

오늘의 슬픈소식-타일러의 해고

바른 말도 포함해서 조언하다가 해고당한 테일러. 그럼 이제 오늘이 마지막일까?
오늘 짐 괴롭힐때도 재미있었지만, 짐이 흥분해서 한 얘기를 다 듣고 
자신이 해고당한 얘기를 할 때, 어쩐지 측은했다. 
뭔가를 바꾸고 싶어도 힘이 닿지 않을 때, 옳지 않다는 느낌마저 멈추지 않는 그 모순을 
씩씩하게 보여줄 모델이 될 수도 있는데.
어떻게든 계속 보고 싶은, 테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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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레드팀 회의로 시작한 6회-윌은 아직 합류 전이다.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짐과 돈, 같은 입장이었지만 증거가 있다며 설득하는 맥과 제리.
거기에 찰리까지 합류하면서 드디어 문제의 3성장군 스톰토노비치의 인터뷰가 등장한다. 
오늘까지의 방송 내용으로 매기는 장군의 거부로 인터뷰에 끼지도 못했지만, 
쫓겨나는 길에 장군이 오프더레코드로 'It happened'라고 말한 것을 듣기는 했다.
그러니까 매기의 진술은 전부 사실. 
제리와의 인터뷰에서 장군은 직접적인 시인을 하는 대신 가정법을 썼지만 
인터뷰 후, 제리는 의도적으로 가정법 단어들이 빠진 '진술'로 편집했다. 
그리고는 방송까지 내보냈는데, 방송 직후
뉴스팀의 조사에서는 사망자로 분류되었던 
해군장교 한 명이 방송국으로 전화를 걸어온다.
(다시 보니 방송준비단계에서 전화 한 거라 이 장교가 마지막 증거가 되었음--;;)  
6회 마지막 찰리의 한마디는....제노아에 대한 내용은 전부 다 거짓 이었다-는 것..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레드팀 회의였다. 
여파가 큰 거대한 전쟁범죄를 섣불리 건드릴 수 없다는 레드팀과 
여파보다는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취재팀의 제노아팀의 논리. 
미국의 공식적인 입장과 베트남, 한국, 걸프전 때도 쓰지 않은 사린가스를 
해병구출작전을 위해 썼다는 사실에 대한 의문에,
고문, 무인폭격 등을 예를 들며 911이후에는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강변하는 제리는 
설득력을 얻었다. 
이 회의가 가장 치열한 과정을 짧은 시간에 압축해서 보여주긴 했지만
난 이 비밀작전 자체보다 
어마어마한 사건을 다루는 언론의 태도에 더 관심이 갔다. 
사건이 거대한만큼 충분히 검증하겠다는 한 뜻 아래
외압은 커녕, 진실에 다가가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보스(갈수록 멋있어지는 찰리),
본능과 증거 사이에서 열심히 고민하는 프로듀서, 
그걸 열심히 받쳐주는 팀원들...
드라마이긴 하지만 이렇게나 제 정신 박힌 시스템이라니, 부럽지 아니한가. 
안타깝게도 결과는 이미 알다시피 대실패였지만
뉴스팀의 바람직한 태도만큼은 무죄.
나중에 변호사 레베카와의 면담에서 찰리는 자신있게 얘기한다. 
다른 방송국 같았으면 한 달 쯤 빨리 보도했을 거라고.
제리 단타나 혼자 나쁜 놈 지존캐릭터로 망하는 게 딱하긴 하지만, 아무튼 근조 제리--;;

오늘 에피소드에서 
윌은 니나와 헤어졌다: 니나가 시청률에 연연하는 윌에게 신경쓰지말라고 하는 대신, 
아침마당이라도 나가서 시청자들 맘에 들어보라고 해서 나갔다가 
결국 열만 받고 와버렸기 때문에. 
이 일로 뉴스틈을 욕보인(^^)것에 대해 슬로안에게 사과도 했다. 

짐이 비싼 호텔방까지 잡아놓고 기대하던 할리와의 데이트는 
할리가 갑자기 터진 선거이벤트 취재로 급히 떠나는 바람에 마지막 결실(^^)을 앞두고 불발
-내 보기에도 좀 딱했음.
마침 그 호텔의 바에서 술마시던 매기에게 여전히 매기의 정신상태를 의심하는 듯한 말투로 
제노아에 대한 기밀유지를 신신당부할 때만큼은 짐이 좀 재수없었다. 
자네가 등장한 이후로 재수없긴 처음이라네. 
그렇다고 매기가 맘에 들었던 것은 아니지만.


진짜 누굴 좋아하는 것 같은 얼굴: 화상통화 얼굴이 더 이쁜 비밀은 그것 뿐일까?

오늘의 스타는 갑자기 짐이 되어버린 듯한 돈인데 
슬로안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그 모습과 
영국지하철 폭발사건의 원인이라고 본인이 믿고 있는 
코란-변기투척사건의 반성은 좀 괜찮아 보였다. 
돈의 대화상대였던 맥은 요 몇주째 그렇듯 별 미운 짓 안하고 넘어갔고.

뉴스룸의 스타 슬로안은 오늘 두 건의 인상 깊은 등장이 있었는데, 
하나는 진지한 레드팀 회의에서 산타클로스가 데리고 다니는 순록(루돌프와 8순록이라는데 그 여덟 마리가 다 이름이 있었다는--;;)이름을 읊으며 삼천포로 빠질 때, 
두번째는 무인폭격기 때 백지 소품같은 심리학책을 펴놓고 윌을 정확하게 진단해줬을 때.
윌이 자비로 시청자조사까지 할 정도로 힘들어 할 때 진정한 시스터가 되어주는 것 같다. 
그리고 오늘 그녀는 화면엔 안 나왔지만 운동선수와 데이트를 나가서 돈을 엄청 속쓰리게 했다.

계속 미루고 꼬는 연애사는 좀 그래도 
후반부의 제노아사건은 이제 탄력을 받기 시작한 것 같다.
지난주 보고나서 이번주가 기다려졌는데
다음주는 더 기대된다, 드디어 제노아 작전 방송 이후의 쓰나미 등장....!
그 많은 믿을 만한 소스들이 하나하나 가짜로 판명나는 과정이 나올테니까.
원래 뭘 봐도 멜로에 촛점을 맞추는 편인데 
이번 시즌 뉴스룸은 멜로보다는 뉴스룸을!을 외치게 된다^^

PS. 오늘 윌의 보도내용은 좋았지만 너무 야유조인 건 좀 별로였다.
야유와 냉소는 재미는 있어도 힘은 없는 목소리.
하지만, 무슨 풍자개그 같이 너무 웃긴 건 사실.

당사자가 봤으면 진짜 얄미웠을 거다.


 
7회 예고: 580만 시청자를 모은 직후, 재앙이 닥쳐오다...!

필사의 탐독|정성일

무려 540쪽에 꼭 크지만은 않은 글씨들이 꽉차 있는 바람에
진도가 참 더디게 나갔다.
내가 안 본 영화들이나 보기 어려운 영화들의 평을 보는 건 쓸모없는 일 같아서 건너뛰려고 했지만
영화평은 영화에 대한 주석이라고 말하는 정성일이
굳이 주석을 남겨두고 싶었던 영화들을 구경하자는 생각으로 마저 읽었다.
주석을 남기는 것은 창작이라기 보다는 안내다. 이미 만들어진 것에 덧붙여지는 것.
하지만 만만치 않은 밀도의 정성일판 주석이
감독 속에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확신에 찬 지적을 하면 궁금했다.
감독 생각도 정말 그런 지, 정성일의 오바인 건지.
그래서 예전엔 정성일과 그 영화의 감독을 대질심문 시켜보고 싶었다.
모든 감독들은 오해받지 않을 자유가 있고
감독의 의도를 벗어나는 해석은 다 오바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성일은 영화속에서 카메라의 존재와 쇼트, 쇼트의 연결을 중요한 지표라고 생각한다.
존재를 이해하기 위해 최대한 분해하고 그 결합방식을 관찰하는 과학자의 시선처럼 느껴진다.

정성일 이후로 정성일 같은 평론가들이 없는 것은
아무도 이렇게 지독하게 덤벼들지 않아서라는 생각이 든다.
정성일의 관점이나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은
아예 감히 도전하려고도 안하는 것 같다.
창작물은 논박을 벌이는 것 보다는 그냥 다양하게 존재하는 것이 맞지만
주석은 그렇지 않다.
그 첨예한 이론의 장에서야 말로
다른 관점들이 더 치열하게 부딪혀야 성장하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보기엔 다들 아닌 척 피하거나 돌아가면서 그냥 밥그릇자리를 지키고 있다.
평론가라면 한 영화에 대해서 별 다섯개 한도 내에서 색칠공부를 하는 특권에 상응하는
소양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성일은 그 소양쌓기에 무척 치열한 사람이다.
굉장히 고집스럽게 느껴지는 그의 주석이 짜증이 나다가도
든든한 이유는 그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읽는데 시간은 정말 많이 걸렸다--;;
그리고 가끔 비문이 있다.
"이를테면 소 선생이 파티에서 한쪽 다리를 저는 한국인 남자가 사람들이 구경하는 가운데 비틀거리면서도 아슬아슬하게 격렬한 춤을 출 때 그 장면은 이상할 정도로 충격을 안겨준다."
춤추는 사람은 누규?
몇 개 더 있었지만 표시를 안해놔서 찾을 수 있는 건 이것 뿐.

책머리에
프롤로그 : 동사動詞, 영화를 본다는 것과 쓴다는 것

정은임 애도哀悼,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
영화얘기하기 좋은 벗으로 꼽히는 정은임. 팬은 아니었지만 들을 때마다 안타까운 이름...

홍상수 〈생활의 발견〉 순열順列, 기억을 둘러싼 내기
정성일이 아주 신나서 쇼트 연결을 읊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좀 특이했다. 

김기덕〈해안선〉 유령幽靈, 영겁회귀의 술래잡기 
볼 일이 없는 영화지만 정성일은 김기덕 전문가(^^)니까 그냥 읽어봤다. 어딘가 안스러운 동생을 바라보는 시선 같은 게 느껴졌다, 왠지는 나도 모름. 

이창동〈오아시스〉 판타지幻想, 기만적인 환영술 
나는 오아시스와 밀양의 이창동을 너무 너무 싫어하다가 시 때문에 생각이 바뀌었는데, 오아시스에 대한 정성일의 주석이 정말 반가웠다. 나는 이렇게 설명할 수 없었지만 내가 이 영화를 싫어했던 이유를 대신 설명해 주는 느낌-속이 시원했다. 

임권택〈취화선〉 배움求學, '영화'라는 '현장' 
싫은 영화 까대기와 좋은 영화 찬양은 개나 소나 다할 수 있는 거지만, 정성일의 임권택 찬양은, 이런 사람의 사랑을 받으면 이런 존재가 될 수 있어-라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물론 정성일은 조목조목 다 이유를 들어 찬양의 근거를 검증하고 있다. 배우들의 인터뷰도 있는데 정성일이 옮겨 적은 그 인터뷰는 외국잡지의 번역인터뷰 같은 느낌이다. 다들 있어보이게 말한 것으로 적혀 있다^^ 
꽤 긴 이 취화선 촬영일기를 읽고 나서 취화선이 보고 싶다,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임권택의 영화는 태백산맥이 마지막인데 정성일의 감동의 몇 %나 받을 지는 알 수 없지만.

윤종찬〈소름〉 구멍陷穽, 죄의식의 테크닉 
무서운 영화는 정말 못보는데 무리하고 봤던 영화 소름. 굉장한 영화였다. 어렴풋이 느꼈던 굉장한 윤종찬을 차분히 설명해 준다. 다시 보고 싶지만, 그때 후유증을 생각하면 너무 무서워.....

홍상수〈극장전〉 구조構造, 잘 알지도 못하면서
봤고, 읽었고, 큰 감흥은 없다...

박찬욱〈친절한 금자씨〉 구원救援, 천사가 지나갈 때 
내가 바라던 바로 그 대질심문^^ 박찬욱은 쇼트의 연결이 영화라고 믿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았는데도 실한 대답을 해주어서 재미있었다. 그렇다고 영화가 좋아지지는 않았지만. 
인터뷰 끝에 박찬욱이 꼼꼼하게 봐줘서 오히려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 후진 감독들은 꼼꼼하게 볼까봐 무서운 사람들이겠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봉준호〈괴물〉 괴물적인 것怪物的, 삑사리의 정치학
개봉했을 때 워낙 많은 사람들이 감상을 올렸고 그걸 읽는 재미가 쏠쏠했던 기억이 난다. 여러 사람이 하나씩 뽑아내 주는 얘기들이 꽤 다양했다. 보고 나면 뭔가 얘기를 나누고 싶어지고 그렇게 에너지를 쏟는 게 아깝지 않을 만큼 품질기준에 맞는다는 것이 봉준호 영화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곽경택〈태풍〉│윤종찬〈청연〉 악순환惡循環, 자살의 제스처
태풍 안 봤고, 안 보고 싶고, 청연은 잘 봤고, 잘 읽었음.

김기덕의 존재론 희생양犧牲羊, 억압의 메커니즘
정성일은 김기덕을 참 아끼는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월드컵 미장센-스펙터클壯觀, 중계의 시네마
K리그가 월드컵과, 심지어 날아라 슛돌이만큼도 재미가 없는 이유를 엄청 길게 설명하는데 일리가 있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축구를 모른다고 ㅋㅋㅋ 한 때 규칙도 모르면서 농구를 영화처럼 구경하던 때가 생각이 났다.  

허진호〈외출〉 얼룩花點, 차마 말할 수 없는 음란함 
별로 인상깊지도 않고 설렁설렁 본 영화라 왜 영어제목이 4월의 눈인지도 몰랐는데, 내 희미한 기억보다는 더 재미있는 구석이 있는 영화였던 모양. 

임상수〈그 때 그 사람들〉 무능력無能力, 역사 안에서의 정치적 수동성 
내가 좋아하는 바로 그 이유로 정성일은 이 영화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역사적인 인물을 항상 그 맥락에서 다루는데 비중을 두어야 한다는 것은 강박인 것 같은데. 하지만 21세기의 한국의 자리를 생각해보면 솔깃해지긴 한다. 그래도 난 재미있음.

이준익〈님은 먼 곳에〉 모순矛盾, 희생과 증오의 발라드
안 봤고 안 볼 영화인데, 왕의 남자도 라디오 스타도 아닌 이 영화를 고른 이유를 모르겠다.

장률〈이리〉 장소場所, 두 개의 방문
안봤고 보기 힘든 영화같은데 호기심이 생긴다. 보고싶다.

정재훈〈호수길〉 긴급함緊急, 이 시체를 보라
안봤고 보기 힘든 영화2. 호기심은 생기지만 엄청 지루할 것 같은 느낌...

동사서독|Ashes of Time Redux|2008


며칠 전 갑자기 이 영화 생각이 났다.
왕가위가 하루키 같던 시절, 너도 나도 볼 때 묻어봤던 영화인데
침 튀기며 이 영화를 다시보라 권하는 친구가 귀찮게 굴 때도
심드렁하게 넘겼었건만...
그러니까 전혀 기억이 안나긴 하지만 아무튼 두번째 보게 된 동사서독은
영화자체로 사랑의 잔영같은 느낌이 들었다.
기억이 분명친 않지만, 내가 아는
선뜻 다시 들여다봐 지지는 않으면서도 
한 구석에서 마음은 자라고 있었기에 
이렇게 다시 만나면 
이 전에 봤던 그 모습의 희미한 기억이
색을 입고 다시 퍼져가는 느낌.
아름답다.
  


 www.directorsnotes.com
 www.screenrush.co.uk
보고싶다
 www.screenrush.co.uk
www.screenrush.co.uk
아름다운 그녀: 매혹의 여배우

PS. 형사Duelist를 생각나게 하는 장면들이 많아서 깜짝.

뉴스룸 시즌2 5화|the Newsroom S02E05 News Night with Will McAvoy|2013

뉴스룸 시즌2 5화 한글 자막(알 수 없는 부분은 대강대강--;;)
the Newsroom S02E05 News Night with Will McAvoy.srt
:자막을 만드는 것은 정말 삽질이긴 한데,
그리고 뭔소린 지 모르겠는 것들이 분명히 남기도 하는데,
아무튼 마무리를 짓고 나면 내용이해가 확실히 되는 장점이 있다,
그냥 듣기만 하고(이것은 에베레스트 경지^^), 영어자막으로 보는 것과는 확실히 다른 차원의.
이상하게도 힘든데 또 했다--;; 왜 이럴까...

윌의 아버님이 돌아가셨고,
슬로안은 노출사진 유출로 곤경에 처하고
본의 아니게 허위사실 유포로 비슷한 처지였던 돈이
슬로안에게 큰 힘이 되어주며 좀 괜찮아 보이기도 했고,
맥은 지난주보다 더 열심히 일해서 맘에 들었지만,
어딘가 맥 빠진 5회랄까.

헤픈 여자들에 대한 매기의 논점은 사실 맘에 든다.
전에 어느 여자연예인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루머에 대해 쑥덕 대는 남자들의 얘기를 우연찮게 들었는데
헤프네 어쩌네 욕하는 것 같았지만
결국은 자기들 차례까지 오지 않는,
또는 자기들한테는 헤퍼지지 않는 여자에 대한 분노였을 뿐.
같이 놀고 헤프다고 욕하는 헤픈 남자들도 뭐
후진 남자 순위에서 밀리지는 않겠지만.

근데 문제는 매기가 꽤 괜찮은 발언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껄쩍지근하다는 거다.
순수한 생각있는 발언이라기 보다는
떠나가버린 가망 없는 남자를 향한 필살기 같은 느낌이랄까.
그렇다, 매기는 단 1주 만에 다시 발광녀로 돌아온 것이다.
맥이나 찰리는 물론이고 닐에게도 끽 소리 못하면서
오직 짐에게만 지랄하는 매기.
차라리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통사정을 해보는 편이 니가 괜찮아 보이겠다.
PS.근데 머리는 어떻게 된 거지? 시간이 뒤죽박죽...

슬로안의 노출사진 유출사건.
단 몇 시간에 툭툭 털고 나서는 쿨한 그녀, 멋지다.
'그러게 왜 그런 짓을 했니 너죽고 나죽자' 하는 부모가 등장하지 않았고
그런 놈을 왜 만났냐는 책망은 흑심을 품은 돈이 한 말이라 느낌이 달랐던 것이
슬로안에게는 다행스런 시추에이션.
이런 사건의 피해자들은 남들이 던진 가벼운 한 마디에
자기를 깊게 탓하며 썩어가던데
잘못한 거라고는 남자보는 눈이 없었던 것이고
그에 비해 가혹한 사건이라는데 아무 이견이 없도록
슬로안 덕에 정리를 잘 하고 넘어갔다.
PS. 참, 슬로안과 돈이 같이 TV보는 장면에서
살인용의자 화면 밑으로 아주 유명한 한국인 등장함.
북한 얘기도 나오고-한국특집이냐 ㅋㅋ

러시 림보의 slut(헤픈 여자,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단체에서 공식적으로 '잡년'이라고 해석)발언은
의료보험에 피임약을 추가해달라고 발언한 어느 여대생을
폭스뉴스의 러시 림보가 slut이라 부른 사건이고,
테일러 마틴 사건은
테일러의 룸메이트가 감시키메라로 보게 된 테일러와 동성애인과의 만남을 사람들에게 공개했고,
그 일로 테일러가 자살한 사건이다.

소송이 넘쳐나는 미국이고
연말에 황당한 소송순위 같은 걸 보면 진짜 뭐냐-싶기도 한데
딱 하나 명예훼손 부분은 소송이 거의 없다고 한다.
헌법에서 강력하게 보장하고 있으니까.
그래서 오늘은 돈의 노력이 돋보이는 날.



...이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닐이기도 하다.
모르는 게 없는 이 친구, 그래 언젠간 오늘처럼 폭발 할 줄 알았다.
어디서든, 누구든, 무슨 일만 생기면 다를 찾아쌌는 닐.
오늘만 해도 가짜 시리아 부부 전화번호 따기,
윌의 악성 트위터 감시, 추적하기,
돈이 말한 사이트 블럭하기,
4분에 달하는 통화녹음파일 받아적어서 웹에 올리기,
돈과 필립의 소스 논쟁 기사쓰기 등등.
그것까진 그래도 잘 참았는데
맥에게 욕까지 먹었으니 폭발하는 건 당연하다.
할 줄 아는 게 많으면, 그렇다고 돈 더주는 것도 아니면서
아무렇게나 부려먹는다고 반항하던 닐.
아마 윌이 월급 좀 올려줄거야^^
오늘에서야 이번 시즌 포스터에 있던 말이 뭔 소린 지 알았네.
영어가 참 신기한 건
단어는 다 알겠는데도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을 때도 있고
상황에 따라 완전히 다른 얘기일 때도 있다는 것이다.
드디어 5화에서 매과 닐의 포스터 카피의 비밀이 풀렸다.



뉴스룸 시즌2 4화|the Newsroom S02E04 Unintended Consequences|2013

뉴스룸 시즌2 4화 한글자막


(태어나서 처음 만들어 본 자막...시간이 남아 도니까 이런 새로운 경험도 해보는구나^^ 
함부로 할 취미생활은 아닌듯 싶다, flunkentot의 비밀은 아직도 풀리지 않았고...)

Willie Pete까지는 시즌2를 보기 위한 배경지식같은 느낌이었는데
이제 사건들이 터지기 시작했다.
오늘 4회의 마지막에서는 살짝 울컥하기도...
어떤 뉴스 보니까 시즌3도 희망적인 것 같던데
뉴스룸 시즌2, 이제 시작하는 것 같다.
처음, 포스넘치는 변호사 레베카는 매기에게는 쓰잘데기 없는 질문을,
자기는 계속 헛소리를 한다.
보면서 나도 말장난이 심하다-하던 찰나, 매기도 버럭한다, 뭐하는 짓이냐고.
그러자 이 포스넘치는 변호사는 금새 진지하게
매기가 다시 웃을 수 있는 지 보는 거란다.
오늘 감탄스러웠던 아론 소킨의 능력은 단 두 단어의 힘이었다.
레베카가 시작할때 이번 소송의 쟁점이 딱 두단어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하면
매기가 'It happened'라고 대답을 한다.
'그 일이 일어났다'는 이번 에피소드에서 중의적이다.
제리가 인터뷰한 장군의 'It happened'는 화학전을 했다는 뜻이고
매기의 'It happened'는 다니엘의 죽음을 의미한다.
매기가 장군이 'It happened'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은
그게 사실이어서 일수도 있지만,
자신에게 일어난 충격적인 사건을 부정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해서
매기의 증언이 정말 믿을만한 것인지
아니면 제리의 말이 맞을 지
예측을 어렵게 만든다.
저 단순한 단어 두 개가 이렇게 복잡한 의미가 될 수 있다니....


오늘의 코믹포인트

버스는 커, 버스는 느려, 그런데 어떻게 버스를 놓치니....

1.쫓겨난 롬니취재버스를 놓친 짐을 계속 갈구는 할리.
어쩜 저렇게 진지한데 웃길까...^^
참고로 짐은 '매기' 이름을 듣고 뒤를 돌아보다 사고낼 뻔한 뒤 굉장히 뻘쭘한 상황.

Sloan was smug.

2. 시즌2를 보면서 확실히 외우게 되는 단어 smug
-아는 것 가진 것 뻐기는 성격을 가리키는 형용사.
Occupy Wall Street의 쉘리에게 
윌 대신 사과하라고 데려간 1번 타자 슬로안의 처참한 실패장면인데
오늘의 웃음포인트는 아마도 닐의 수난사...
진짜 둘이 잘 어울려...



3. '쉘리에게 사과를' 두번째 프로젝트는 왜 그랬어- 싶은  스머그 브라더 돈.
예상대로 쉘리의 분노게이지를 최대한으로 상승시키는데...
쉘리에게 퍼부을 때 보다도, 쉘리를 만나기 전 잘난 척 할 때가 더 웃겼다. 
안봐도 뻔한 결말로 가는 서스펜스 ㅋㅋ

사이보그 테일러가 드디어 끈질긴 짐에게 꼬리를 잡혔다.
우리나라 대변인 기준으로는 전혀 문제가 안되는 정도의 발언으로
난처해하는 중.

이것은 나름 의기양양한 짐

사실 짐은 감정표현이 강한 사람역할은 아니다. 
화낼 때 평화롭고, 기쁠 때도 웃다가 마는 정도로 미묘해보이는 표정예술.
뭘까, 비슷한 표정만으로 이런 느낌을 주는 비법은.
하지만, 오늘은 더 이상 순정남에 머물지 않았으며, 


심지어 정말 쪽집게 같이 할리에게 화도 냈다,
내가 남자한테 열받은 여자들의 울화통받이냐-고 아주 정확하게! 
너도 드디어 알았구나, 니 정체를^^

하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따로 있다.

I'm not smug. I'm having a crisis of confidence. 

왜 달을 안 보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냐는 쉘리의 항변에 
진심이라는 말이 필요 없을 정도의 진심으로 사과한 윌.
사실 윌의 방송질문 중에서 틀린 말은 없었지만, 윌은 인정했다,
온건해보이려고 일부러 더 공격적이었던 것을.
3회에서 자신이 얘기했던 바로 그 '잘못을 인정하는' 성숙한 사람이 되는 순간이다.
생각해보면 불과 2년 전, 전 세계를 일깨웠던 Occupy Wall Street.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경제학자가 방문하고 여러 사람들이 지지하면서
매일매일 중요한 뉴스였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이때는 그 직전이겠지.
너도 나도 중구난방 떠들어내든 게 무슨 힘이 있냐고 윌은 당연한 질문을 했지만
역사가 짧을수록, 그래서 겪으며 배워서 보다 남들 쫓아가며 구색을 맞춰온 사회라면
오히려 누구나, 무엇이든, 끊임없이 외쳐야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는 게 아닐까.

 That color is called blonde, Daniel, and it's nothing but trouble.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은 매기.
변호사 레베카는 회사의 해고무효소송을 대리하는 변호사인데,
(언론의 자유 소송도 겸함)
제리는 매기가 증언해야 되는 일을 겪던 당시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주장한단다.
우간다에서 겪은 일을 얘기하면서 매기는 
자신은 멀쩡하고 다만 기억할 일이 있을 뿐이라고 한다. 
오늘 변호사 접견과 우간다 장면들을 보는데 
놀랍게도 돈과 짐 없이, 일하는 매기는 정말 호감인간이었다!
앞으로 또 그 염정삼각형에 뛰어들더라도
나는 매기를 싫어하더라도 앨리슨 필은 좋아할 것 같다.
설국열차에서 이미 확인했었지만 
넋나간 듯 총소리를 입으로 내던 모습과 
이제껏 본 중 제일 예쁘던 저 머리 자르기 전의 얼굴이
모두 한 사람의 것. 

처음부터 몰라보는 게 불가능하긴 하지만 이 언니, 포스 진짜 제대로임...
변호사 레베카

웬만한 미드에서 비중있는 마침표 역할을 하는 게 Fuck이지만. 
오늘처럼 눈물나는 Fuck은 처음이다.
4회에서 'It happened'에 뒤이은 인상깊은 대사의 자리까지 차지한다. 

PS1. 다음주는 짐의 변호사 접견이 있을 예정이다. 
제목은 "News Night with Will McAvoy".
내용을 예상할 수 없는 제목인데 아마도 오늘 쉘리와의 미팅이 영향이 있을 듯?

PS2. 오늘 맥도 괜찮았는데 생각해보니 윌과 만나는 장면이 하나뿐이었다. 
(짐에게 영상통화로 화풀이를 불을 지르긴 했지만..)
결국 오늘 두 밥맛열전 주인공들이 멀쩡했던 건 연애장면의 축소 덕?
하긴, 일할 때와 연애할 때 사람은 다르니까 
이 두 입체적인 인물을 보는 건 괜찮긴 한데,
하필 여자들만 이렇게 극과 극으로 묘사하는 걸 봐서는 
애론 소킨이 욕먹는 이유가 설명되는 듯^^
  
PS3. 니나 하워드 역할에 영감을 줬다는 가쉽기자.
애론 소킨이 윌하고 똑같이 그렇게 살지 말라고 설교를 했다니...헐...

뉴스룸|the Newsroom|2012-2013

나를 토렌트의 세계로 이끈, 보스턴 리갈 이후의 오랜만의 열광


어디선가 잘못 들어선 길을 다시 다시 찾아가는 건
그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각인이 무색하게
애론 소킨은 그냥 결심만 하면 된다고 강하게 뒤통수를 치면서 시작했다.
시즌1의 첫편의 제목 'We Just Decided To'는 아무리 봐도 최고의 제목이다.
보스턴리걸때와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된다.
미국도 저 모냥이군-싶다가도 우린 저 정도도 안되나가 왔다갔다 하는.
시즌1, 예비경선후보 모의 토론에서
정치인들이 거짓말과 막말에 대해 질문받고 스스로 검증해버릇해야
함부로 말하지 않을 거라는 윌의 의견에 동의하지만,
'주어가 없다'는 식의 대답에는 윌도 멘붕외에는 별 방법이 없지 않았을까?

어찌보면 웅변같기도 하고,
대용량의 대사들과 공감불가의 유머가 좀 부담스럽긴 해도
많이 배우고 많이 웃으며 보는 즐거움이 더 크다.
비중이 있는 모든 여자들이 밥맛이라는 점이 가장 큰 아쉬움이지만
그들은 그냥 재수없을 뿐, 어떤 편견을 조장하는 것 같진 않으니, 패스.
아론소킨의 주변에는 그런 여자들만 있거나, 그런 여자들을 좋아하거나 둘 중 하나지 싶다.

뉴스룸의 매력인간1, 짐 하퍼.
어리버리하게 등장하는가 싶더니 바로 특종을 잡아내는 신묘한 능력.
하지만 짐 하퍼의 가장 특별한 능력은 똑똑한 여자들에게 평화롭게 봉변당하는 기술이다.
아마 매킨지와의 시작도 그랬을 것 같은데, 매기도 그랬고,
이번 시즌에서는 메릴스트립의 딸과 롬니 캠프 대변인 테일러의 공격을 받고 있다.
직접 보면 놀려주고 싶게 생겼나?
모범생에 모두가 한 눈에 알아보는 왕따의 과거,
 TV도 안보고 공부만한 공부벌레 설정인데
인간세상과 벽을 쌓고 산 것이 중심을 잡는데 도움이 되는 걸까.
롬니가 지구온난화가 사람들 때문이라고 했다가 아니라고 번복한 것을 지적할 때
짐은 왜 말을 바꾸냐고 단정지으며 묻는 대신,
그 사이에 생각이 바뀔만한 정보가 있었냐고 물었다.
이런 식의 질문 방식은 세련되어 보이기도 하고 공정해 보이기도 한다.
그 답이 질문의 뛰어난 품질과 상관없이 그지같다 하더라도.

 귀요미 버전의 짐

뉴스룸의 매력인간2 슬로안 사바스.
매력적인 여자들은 들어올 수 없는 뉴스룸에서 거의 유일하게 살아남은 슬로안.
어마어마한 천재이며 윤리적인데
윌이 빅토리아 시크릿 모델같다고 얘기한 적이 있는 걸로 봐서는
빼어난 외모까지 갖춘 설정.
예상 밖의 반응, 특히 간간히 드러나는 허당의 모습은 오히려 매력적이다.
뉴스룸에서 웃음을 담당하는가 싶다가도
Greater Fool에서 처럼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던지기도 하는-예측할 수 없음이 매력인 인물.
다만, 하필이면 빠져든 남자가 돈이라는 게 유일한 안타까움이랄까.
내심 닐과 잘되길 바랬는데^^

 
슬로안의 반전매력과 돋보이는 닐의 리액션

뉴스룸의 매력인간3 닐 샘팟
대체 닐이 모르는 건 뭘까-싶게 거의 모든 막힌 골목의 새 길을 뚫어주는 대단한 인물이다.
아는 것도 많고 연애도, 일도 열심히 하고, 잘 노는 바람직한 젊은이의 모델 같은 느낌?
어린 나이에 동생들을 돌보며 대학은 생각도 못하는 형편이라는데,
가벼워 보이지도 않지만 그늘도 없다.
사람들을 솔깃하게 만드는 것이 닐의 신묘한 재주인데,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재주일지도 몰라-아직까지는 괜찮습니다만.

이제 밥맛 열전1 마가렛 조던(매기)
섭외, 자료조사, 통찰력-이 유능함에 열정도 있는 매기.
게다가 의리파이기도 하다.
가라앉는 윌의 뉴스나이트에 남기로 한 것도,
돈을 떠나지 못하는 것도,
친구를 생각해 짐에게 다가가지 못한 것도.
하지만, 매기를 생각하면 항상
아무 이유없이 짐에게 발광하는 히스테릭한 여자만 떠오른다.
주로 남들 모르는 안보이는데서 돈과 짐에게만 매력적으로 구는 모양인데
도대체 공감이 안됨.

밥맛 열전2 매킨지 멕헤일(맥)
맥의 밥맛포인트는 이쁜 척이다.
그냥 보기에도 예쁘고, 이력서도 화려한 그녀.
굳이 이쁜 척 안해도 되는데 어찌나 귀여운 척을 하시는지...
3회에서, 니 생각처럼 항상 그렇게 귀여운 건 아니라고 윌이 버럭해줄 땐 나까지 속이 시원.
그 이쁜 척 덕분에 유능하게 일하는 매킨지는 오버하는 것 같고,
(특히 첫회에서 방송전 유능함을 발산하실때는 나까지 다 오글거림--;;)
바람피운 걸 변명할 땐 오히려 설득력도 있고, 자연스러워 보인다.
솔직히 이건 시샘일 가능성이 높은 감정이긴 하다-행복의 요소를 다 가진듯한 인간에 대한.
하지만, 그런 인간에 대한 대표적인 감정 중엔 선망도 있는데
매킨지는 질시와 선망의 기로에서 확실히 비호감의 밧줄을 탄다.
이 역할을 마리사 토메이가 할 뻔 했다던데, 여자 김승우같은 마리사 토메이였다면
이렇게까지 밥맛은 아니었을 것 같다.

주인공인 윌은 괜찮은 사람인 것 같지만
딱히 매력적이지도 비호감이지도 않다.
어딘가 안쓰러운 면이 있지만 그렇다고 위로하기엔 강한 사람같기도 해서
그냥 이따금 웃기고 귀엽고 멋있고 똑똑한 유능한 주인공으로 보기로.
특정 기능이 필요한 연기가 쉬운 게 아니고
아나운서처럼 누구나 숙련도를 쉽게 알아챌 수 있는 기능일 경우는 더 어려울텐데
(배우들이 아나운서 역할을 할 때의 그 어색함을 생각해보면...)
윌은 얼마나 진짜 아나운서처럼 방송하고 있는 건지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남우주연상 후보까지 오른 걸 보면 잘하고 있긴 한 걸텐데.
덤앤더머에서 무려 더머역할이었던 제프 대니얼스가 언론계의 자부심인 앵커-
처음엔 웃겼는데, 지금은 더머보다도 윌 매커보이로 보인다.
덤앤더머 속편에 출연할 거라는데 정말 변화무쌍하심^^

시즌2에서는 다행이 좀 멀쩡해보이는 여자들이 새롭게 등장했다.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기며 등장한 변호사 레베카 할러데이,
만난 날부터 짐과의 코믹한 대결을 이어가고 있는 롬니 선거캠프의 대변인, 테일러 워렌.
(보스턴리걸에서는 신참티 나는 변호사였는데 어느덧 노련미를 풍기는 대변인이 되었다)
무례함의 끝을 보이며 시즌1의 매기를 연상시키던 메릴 스트립을 빼다 박은 할리는
이제 막 뉴햄프셔버전 밥맛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매기가 13회째 버벅대는 것에 비해서는 무럭무럭 자라는 중.

당당한 사이보그 테일러^^

3회가 되도록 아직 뭐가 진행된다기보다는
계속 사람들만 등장하고 있는 것 같은데
9회 뿐인 이번 시즌 남은 얘기를 어떻게 맺으실란지.
아마도 시즌2를 뒤흔들, ACN의 Genoa작전보도는
90년대 말 CNN과 Time의 베트남전 당시의 Tailwind작전 보도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이라는데
국방부와 방송국의 자체조사 결과 잘못된 보도로 결정난 뒤
CNN 공식사과, 책임 프로듀서 두명 해고, 선임 프로듀서 사임, 담당 기자 퇴직으로
마무리된 어마어마한 사건이었다.
그렇다면 뉴스나이트팀도 해고로 끝날까?
이 사건을 어떻게 다시 보여줄 지 흥미진진해진다.



매력인간 짐, 존 갤러거 주니어의 또 다른 매력

John Gallagher J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