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커|Stoker|2013

Stalker가 아닌 Stoker

박찬욱의 영화를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을 했다.
저렇게 참한 아저씨가 왜 영화마다 피바다를  그릴까.
한국스럽지만 참 이국적인 정서야.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인디아의 깨달음과 혹시 이어질 지 모르겠다.
더 나쁜 짓을 하지 않기 위해 가끔 나쁜 짓을 좀 하고 살아야 한다는 ㅎㅎ
어둠의 대리 방출이랄까.
게다가 잘 어울릴 것 같던 헐리웃 버전의 박찬욱 영화를 보니
단 한편으로 단정지을 수 없지만
박찬욱의 영화들은 한국영화여서 더 매력적이었단 느낌이 들었다.

살짝 막장 느낌이 나는 성장드라마.
규격속에 완벽하던 소녀는 
성인이 되자마자 
유년의 애정을 다 죽여버리고 혼자가 된다.
별로 애정있어 보이지 않던 엄마 혼자 남는 게 
모성에 대한 인심이나
아님 일찌기 사라져버린 아줌마들에 대한 보상은 분명 아닐텐데.
남아있는 유일한 유대감일까.
적정선을 유지하는 게 오히려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드라마 상으로는 스릴도 있고 
반전도 있는데
재미가 없다, 유머가 빠진 박찬욱은.
예쁜 화면들은
느닷없는 클로즈업으로 리듬이 깨진다.
은근하든지 드러내든지 방향을 잡아주면 좋을텐데,
중심잡기 힘들어요--;;
개성의 향연으로 가기에 주인공들의 비중은 너무 높고
설명없이 그냥 가기엔 찰리는 너무 생뚱맞고...
어느 고리에 매달려 봐야 할 지.
연기력과 캐릭터 몰입은 좋았지만
보톡스로 젊음을 연장하는 니콜 키드먼도 살짝 실망.
그녀라면 여자 보다는 배우를 영악스럽게 선택할 줄 알았는데.

엉망이 된 인생을 보상받기 위해 자식을 낳는다는 건 
새롭지 않은데도 인상깊었던 한마디.
In Treatment에서 부모와의 갈등때문에 괴로와하던 체조선수 미아 바시코브스카는
좀 더 성숙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유망주-라는 말이 잘 어울릴 것 같아.

***나의 무식을 일깨워주는 반가운 김영진.
읽고나서 쫌 오싹했던 김영진이 본 스토커 
영화를 다시 한번 보고 싶게 만드는 신형철 [신형철의 스토리-텔링] 호르몬그래피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