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명 사이코패스(우리 주변에 숨어 있는 이상인격자)|Psychopath|로버트 D. 헤어

사놓고 무려 8년 만에 완독 --;;

"아니, 달라. 사회병질자(소시오패스)는 잘못 자라서 나쁜 짓을 하는 거야.
아마, 사회에 불만이 많겠지.
난 사회에 불만 없고 적개심도 없소.
그저 내 자신일 뿐이오. 난 사이코패스일 거요."

사이코패스는 우선순위나 개인적 가치에 익숙하지 않으며 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에게는 진지한 문학이나 예술로 표현된 인류의 비극, 즐거움, 항쟁 등이 의미가 없고, 삶 자체의 슬픔, 기쁨, 인류를 위한 투쟁 등에도 관심이 없다. 아름다움과 추함, 선과 악, 사랑, 두려움, 유머도 아무런 의미나 감동을 전하지 못한다. 날카로운 지성을 갖추고 있지만 인류의 삶의 방식에 대해서는 색맹이나 다름없다.  비교해서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인식하지 못하니 설명해 봤자 소용이 없다. 하지만 이들은 미 모든 것을 이해하는 듯 다른 사람을 흉내 내고 입심 좋게 떠벌이기 때문에 이런 사실을 알아채기 힘들다
-허비 클렉클리의 [정상인의 가면] Hervey Cleckley [The mask of saniry]

저자에 따르면 사이코 패스는 '공감'능력이 애초에 없는데도
자신이 이용하려 마음 먹은 사람들과 능숙하게 관계를 맺기 위해
다른 사람들이 공감할 법한 내용을 표현하려 남들의 감성까지 빌려 쓴다고 한다.
이 공감능력의 부족 때문에
시끄럽다고 어린애를 던져버린 사이코패스는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참회는 전혀 없고
어린애가 얼마나 자신을 짜증나게 했는 지에 대해서만 계속 화를 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사이코패스들은 절대로 '제 정신'이기 때문에
재판에서 일시적인 정신착란이라든가,
정신질환을 이유로 정상참작을 하는 것에
전문가인 저자는 반대한다.
잔혹한 범죄자들 중에 사이코패스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사이코패스가 전부 다 연쇄 살인범이 되는 것은 아니며
상대적으로 가벼운(?) 사기 같은 범죄를 치면서 평생 인간 숙주들을 이용하거나,
경쟁사회에서 승승장구하는 성공한 사이코패스들도 많다고 한다.
왜 이런 사람들이 태어나는 지는 알 수 없지만
다행이도 아주 어린 시기에 발견한다면 호전될 가능성은 높다고 한다.
문제는 부모들이 끊임 없이 자신들의 양육방식을 자책한다든가,
진단을 받을 엄두도 못내고(차마 상상하지 못해서)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결국은 예방법-사이코패스의 숙주가 되지 않는 법-으로 끝나는 마무리는 슬펐지만
아마도 사이코패스 분야에서 가장 독보적인 정보집일 듯.
자아실현이 모든 인류의 꿈이어서는 안되는 이유가 한 가지 있었다.

남자사용설명서|2012

 
 


푸하하....
말이 필요없다.
찌질하고 적나라한 이런 코미디-완 전 오 랜 만!
꼼꼼하면서도 감각있어 보이는 신인감독 이원석-반가워요!

순수의 시대|Age of Innocence|1993



      ELLEN  And May. Does she share these views?   
      ARCHER If she does, she'd never say so.   
      ELLEN  Are you very much in love with her?   
      ARCHER As much as a man can be.   
      ELLEN  Do you think there's a limit?   
      ARCHER If there is, I haven't found it. 

             ARCHER You gave me my first glimpse of a real life. 
                              Then you asked me to go on with the false one. 
                              No one can endure that.
     ELLEN  I'm enduring it.

이상하게도 사랑에 빠져있는 사람들이 늘 더 멋져 보인다.
메이를 사랑하던 아처는 단정하면서도 자유로운 정신을 가진 이상적인 남자,
엘렌에 빠진 아처는 영혼의 자유를 갈망하는 더운 피의 청년.
엘렌을 동경하지만
메이의 아처가 더 멋있었다.
어쩌면 그도 그것을 알았던 게 아닐까.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많은 기회 속에서 
맘 편히 흔들리다 대강 포기하고 살았으면서  
스스로를 희생자처럼 여기는 듯한 그의 태도는 맘에 들지 않았지만
오랜 환상의 사랑보다 자신을 알아주는 동반자의 인연을 다시 선택하는 마지막에서야
그를 제대로 이해하게 된 것 같다.
어렴풋한 기억으로 채널을 멈췄다가 끝까지 보고 말았다.
벌써 20년이 된 영화였다니...
20년 전보다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우디 엘런의 뉴욕보다는 마틴 스콜세스의 뉴욕이 어쩐지 더 인간적이야.
지금의 헐리웃에도 이런 배우, 이런 영화들이 있나...?

안티고네 소식

한태숙 연출만 믿고 예매했는데
안티고네 김호정, 크레온 신구-완전대박.
아, 빨리 보고 싶다.
인터뷰가 나왔다.
http://www.sac.or.kr/ebook/pdf/201304/34_37.pdf

스토커|Stoker|2013

Stalker가 아닌 Stoker

박찬욱의 영화를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을 했다.
저렇게 참한 아저씨가 왜 영화마다 피바다를  그릴까.
한국스럽지만 참 이국적인 정서야.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인디아의 깨달음과 혹시 이어질 지 모르겠다.
더 나쁜 짓을 하지 않기 위해 가끔 나쁜 짓을 좀 하고 살아야 한다는 ㅎㅎ
어둠의 대리 방출이랄까.
게다가 잘 어울릴 것 같던 헐리웃 버전의 박찬욱 영화를 보니
단 한편으로 단정지을 수 없지만
박찬욱의 영화들은 한국영화여서 더 매력적이었단 느낌이 들었다.

살짝 막장 느낌이 나는 성장드라마.
규격속에 완벽하던 소녀는 
성인이 되자마자 
유년의 애정을 다 죽여버리고 혼자가 된다.
별로 애정있어 보이지 않던 엄마 혼자 남는 게 
모성에 대한 인심이나
아님 일찌기 사라져버린 아줌마들에 대한 보상은 분명 아닐텐데.
남아있는 유일한 유대감일까.
적정선을 유지하는 게 오히려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드라마 상으로는 스릴도 있고 
반전도 있는데
재미가 없다, 유머가 빠진 박찬욱은.
예쁜 화면들은
느닷없는 클로즈업으로 리듬이 깨진다.
은근하든지 드러내든지 방향을 잡아주면 좋을텐데,
중심잡기 힘들어요--;;
개성의 향연으로 가기에 주인공들의 비중은 너무 높고
설명없이 그냥 가기엔 찰리는 너무 생뚱맞고...
어느 고리에 매달려 봐야 할 지.
연기력과 캐릭터 몰입은 좋았지만
보톡스로 젊음을 연장하는 니콜 키드먼도 살짝 실망.
그녀라면 여자 보다는 배우를 영악스럽게 선택할 줄 알았는데.

엉망이 된 인생을 보상받기 위해 자식을 낳는다는 건 
새롭지 않은데도 인상깊었던 한마디.
In Treatment에서 부모와의 갈등때문에 괴로와하던 체조선수 미아 바시코브스카는
좀 더 성숙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유망주-라는 말이 잘 어울릴 것 같아.

***나의 무식을 일깨워주는 반가운 김영진.
읽고나서 쫌 오싹했던 김영진이 본 스토커 
영화를 다시 한번 보고 싶게 만드는 신형철 [신형철의 스토리-텔링] 호르몬그래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