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조|Romance Joe|2011

정체를 알 수 없게 만든 이상한 포스터

어디가 사실이고 어디가 허구인지 모르게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이야기들.
어쩌면 이야기꾼 다방언니의 성공적인 고객접대용 창작물 모음일지도^^
캐릭터의 시절에 당당히 반기를 드는 이야기영화.

볼만했다.

말하는 건축가|Talking Architect|2011


승효상의 애정어린 반추에 따르면
정기용은 말을 더 잘하는 건축가였다고 한다, 때로는 결과물 보다 더.
누구나 하나의 목소리를 가지고 살고
건축가 정기용에게 그 목소리는 건축인데
보조목소리쯤 되는 말을 잘하는 건축가라니
언제나 하고 싶고 보여주고 싶은 꿈이 참 많은 사람이었나 보다.
영화 말미 병색이 짙어갈수록 작아지는 모습은 안타까웠지만
살아온 시간이 쌓인 얼굴에 멋진 미소가 남았던
정기용이라는 인생의 포스터는
사람냄새가 물씬 났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바람.햇살.나무가 있어 감사합니다."

연극|카메라를 봐주시겠습니까




공연소식 자체가 놀라운 일이었다.
현재 진행형인 지옥의 소식을 직접 들고 한국까지 전령들이 찾아왔다는 것 자체가.
작은 무대와 자막, 스크린과 카메라가 어우러지며
시리아의 비극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었다.
시리아의 지금은 80년의 광주를 떠오르게했지만
거대한 무장세력앞에 잔인하게 희생당했을 지언정
한마음이었던 그 결기가 전설처럼 회자되는 광주와 달리
시리아에서는 지나는 청소부가, 도망중에 지나친 또 다른 시민이 신고자가 되어
밖으로는 거친 투쟁을 하고
속으로는 아무도 믿을 수 없어지는 큰 상처를 얻게 된다고 한다.
갑작스런 폭력앞에서
요구하지도 못했던 당연한 인권수칙을 곱씹는 피해자들의 현장고백도 있다.

5월까지 상연할 예정이었는데
위중한 상황으로 4월 공연을 끝으로 고국으로 돌아간다는
시리아의 극단.
10여년 전 즐거운 여행지였던 시리아의 기억으로
그들의 외침에 귀기울이는 관객을 한명 더 보태겠다는 조용한 응원차 보러갔는데
한국까지 날아온 보람이 무색하게도
내가 본 공연의 한국관객은 몇 명 안됐다.

시리아의 피바람을 빨리 멈추고 사람들이 승리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