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가 돌아왔다|2012

큰 박수를 보내고픈 삼총사~!
PS.쌩얼의 미모를 시기한듯한 안티카메라의 희생양 옥빈양....


빽빽하지 않은 조조상영관에서 아침부터 열광하다.
나, 이런 발랄함이 꽤나 그리웠던듯^^

마치 술자리에서
이얘기 어때? 하고 누군가 운을 뗐을때
장난기가 발동한 친구들이 뒷얘기를 하나하나 엮어가면서
중간 중간 '그게 말이 되냐?', '재밌잖아'를 섞어 완성한 것 같은
살짝 마이너스러운 나노반전들의 단단한 결합.
깨알같은 성실함과
어딘가 낯선 앵글의 연속이
경쾌하다.

자본주의 쓰레기들을 향한
루저들의 한판 승부.
사기자본가의 희생양 소시민 직장인 대표 백현철,
그간의 사정은 알 수 없는 자본주의 루저 대표로 선생의 자리에 오르신 안진오,
88만원 세대 대표 악바리 한동화.
여러분의 애국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물을 만난듯한 이범수의 제대로 스크린 복귀도 그렇고
범상치 않은 젊은 배우 김옥빈도 여전하지만
그래도 제일 즐거운 건,
살짝 오버를 하더라도 금새 리듬을 되찾는 동물성 배우, 류승범.
자꾸 멋있어져서 큰 일이야....

이름만 들었던 갤럭시익스프레스의 공연을 처음 보다.
델리스파이스의 윤준호 음악 등장.

화차|Helpless|2012

뿌듯할 삼총사

맨몸으로만 태어나도 벅찬 세상에 
목을 조르는 등짐을 지고 자라야했던 여자.
그 여자의 선택에 
공감까진 아니더라도
많이들 이해는 했으리라.

어쩌면 너무도 팍팍한 바닥이 여기저기 드러나는 시절이라서
그보다 못하기도 더하기도 한 비극의 사연들이 넘치는 시절이라서
다시 화차의 이야기는 '영화'가 될 수 있었다,

참 많은 사연을 보고 들은 그 시간이 한 시간 반 밖에 안되는 게 놀라웠고
길게 느껴지면서도 지루하지 않아 다시 놀랍다.
이런 영화에서라면 
하나쯤 선명한 이미지가 남을 법도 한데 
그걸 다음영화에서는 보여주길 기대한다.

언젠가 유시민이 들려주던 
공산당선언의 낭만적인 문구들이 떠올랐다.
아마도 그런 낭만가들의 꿈이었기에
이론으로는 완벽했으나 
현실에서는 실패한.
하지만
사람을 너무 믿은 혹은 
사람의 오류를 예측하지 못한 그 이상이
자본주의의 패착을 꿰뚫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얼마면 부모를 죽이겠냐던 강철중의 질문도 떠오른다.

전 재산을 잃었다면 
죽을 법도 하지-라는 이해.
그 사람를 죽인 건 
숫자에 불과한 마이너스나 0의 잔고가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자가 될 수 없는 비천함에 대한 절망인데.
생명을 끊어버린 그 지독한 절망들도 결국은
각각 몇천만원 짜리, 몇억짜리로 값이 매겨진다.
누군가에겐 평생 있으나 없으나 할 잉여일 뿐인 그 숫자가.

많은 우울속에서도
언젠가는 나타날, 
어쩌면 이미 자라고 있을 
사람이라는 희망을 기다려 본다.
어디서 온 지도 알 수 없을 
번쩍! 모두의 정신이 들게 만들 놀라울 웅변가를.

발군의 김민희.
속단이란 역시 성급한 실망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다.
즐거운 조성하.
셔플댄스 준비는 잘 하고 계시죠?
이선균과 더불어 목소리 브라더스도 완성. 

러브픽션|Love Fiction|2012

발랄한 컨셉이 맘에 드는 포스터. 그러나...


오그라들던 전반부.
긴(?) 기다림 끝에 나타난 하정우의 찌질한 매력발산.
그리고 느닷없는 그들만의 로맨틱 결말,
90년대 베스트극장 같은 분위기.
아...
하정우와 공효진에게 이렇게 딱맞는 옷을 입혀놓고서
결국 무리한 자신의 장기자랑을 하고만
감독을 원망하다.....

ps. 포스터 사진작가가 안티인 줄 알았는데
영화 속 하정우 유난히 이상한 얼굴....

두 개의 눈을 가진 아일랜드|Two-eyed Ireland|2007

포스터는 이쁘다...만.

가보고 싶은 나라이고 좋아하는 밴드인데
안타깝게도 감독의 존재감 無.
역시 배낭여행은 내가 해야 맛이다.

땅의 여자|Earth's Women|2009

농촌으로 시집가기 프로젝트에 성공한 그녀들

여러 주인공이 등장하는 인간극장.
옛날 옛적에 열흘간 농활을 갔던 때가 살짝 생각났다.
새벽 5시면 하루가 시작되고
하루종일 농사일을 하면서도 
아침 저녁 집안일까지 해내고도
저녁에 끓인 막걸리 한 잔하면서 노래하고 춤출 기운까지 완비하고 계셨던
놀라운 아지매들.
그 고됨의 불균형은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은데도  
무언가는 조금 달라진 것도 같았고...
아무튼 터를 잡은 세 여자의 얼굴은
행복해보였다.
하고 싶은 것이 있고,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고, 할 일이 있고.
내가 고됨으로 부르는 그것을 그들이 보람으로 부르는 한
그들은 변함없이 행복한 얼굴로 늙어가리라.

선물 가게를 지나야 출구|Exit Through the Gift Shop|2010

현대 예술세계의 모순을 신랄하게 파고드는 문제작....
일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폭소가 터지는 반전 걸작 다큐^^
변조 목소리의 파워가 너무나도 잘어울리는 그림자 사나이 뱅크시

호기심에서 집착으로  또 숭배로, 열정으로, 
결국은 야망과 성공으로 이어지는 인생 발전기의 주인공 
Mr. Brainwash


모든 취향은  예술의 적이라는 말도 있긴 하지만
가끔 사람들의 몰취향이 가져오는 부작용을 이렇게 보여줄 때 
역시 나만의 취향이 있음에 안도하게 된다.
뱅크시의 태도는
자신의 것을 포함한 모든 창작물이 소유와 자본으로 평가되는 것에 대한 냉소였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이 인정하는 자신의 것과 
자신이 인정하지 않는 티에리의 것을 구분짓는 기분이 
단지 취향의 차이인지, 수준의 문제인지가 분명치 않아서 
내 맘대로 수준의 차이로 결론내리고 나니
티에리와 그의 고객들이 좀 불쌍해진다.

티에리의 창작물에는 전혀 매력을 느끼지 못했지만
오랫동안 쌓인 인생궤적이 그의 전시물에 드러났을 것임으로
많은 다른 예술가들의 인정을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의 작업을 우습게만 봐서는 안될 것 같은 생각은 든다.
다만 그가 지시하고 남들이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그를 새로운 생산형태의 창시자로 볼 건지,
아니면 카피공장의 공장장으로 볼 것인지는 
좀 헷갈릴 듯 하다. 

'그 후로 다시는 누구에게도 권하지 않는다'는 뱅크시의 말이 
엄청 웃기면서도, 이 정도에 그치는 뱅크시가 멋져보이기도^^

앤디 워홀도 뱅크시도 티에리도 모두 내 취향의 예술가는 아니었기에
그들의 작품이 하나도 탐나지는 않았지만
감독 뱅크시는 퍽 맘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