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모차르트|2011



이달 들어 두번째의 횡재수^^티켓이 굴러들어왔다.
사실 뮤지컬이라면 그다지 구미가 당기지 않는 편인데
영화라면 어느 한 장면이 깊이 남게 마련이고
연극이라면 배우의 어느 한순간이 와닿기 마련이고
음악이라면 어느 한구절만큼은 인상깊게 마련이며
발레가 그 완성도로 가격대비 엄청난 만족과 새로운 재미를 주는데에 비해
불행이도 뮤지컬은 화려한 무대연출의 감탄스러움에도 불구하고
티켓값을 생각하면 가격대비 만족도면에서는 늘 바닥을 치는 종목이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는 것이
듣기 싫은 목소리를 병적으로 싫어해서 오페라도 보지 못하며
취향 아닌 가수는 가차없이 돌려버리는 내가 
뮤지컬의 모든 가수 목소리를 좋아하기란 불가능할 뿐더러
특유의 드르륵 뮤지컬 발성에는 경기를 일으킬 지경이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넘고 물건너 성남까지 또 갔던 건
오랜만에 임태경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꽤 여러 공연을 했다고 들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그 목소리는 여전하건만
이처럼 전달력이 강조되는 노래에서는 
다른 전문배우들과 달리 내용을 알아듣기가 힘들만큼  전달력이 떨어졌고
스스로가 쑥스러워 하는 것이 그대로 전해지는 춤,
뭐가 달라졌나 싶은 연기력,
여전한 체력문제.
그저 
공짜표라 즐거웠던 공연이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여전히 팬클럽이 있다.
살짝 원망스럽기도 한 팬덤이다.
그는 이제 가수가 아닌 배우이고
같은 무대에선 배우들과 저절로 비교되도록 
뮤지컬배우로서의 갖춤이 너무나 부족한데도
팬들은 기립박수를 치고 있었다.
나는 이제 그의 팬이 아닐 것 같다.
언젠가 노래하는 무대로 돌아온다면 
기꺼이 돌아갈지 몰라도.

오늘 내 박수는 
베버부인과 레오폴드에게로.
예전 불의 검의 수하이 역으로 처음 알게 된 서범석의 놀라운 파워가 
'뮤지컬배우'를 정의해주는 것 같았다.
그보다 잘하는 것은 물론 환영이나
그에 못미친다면
응당 부끄러워해야 함을.

자유를 원하는 천재로서의 관점은 새로웠지만
첫번째 고비나 두번째나 
전혀 진폭없는 모차르트의 갈등이
극자체로서도 짜임새가 부족해 보였다.
내내 과로하던 애기 모차르트만 좀 안쓰러웠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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