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백건우와 김태형, 김준희, 김선욱|2009



 
[아람누리에서 베껴온 프로그램]
 

Richard Wagner Overture zu Tannhäuser (1845)
(Transcribed for 8 hands by C.Burchard)
바그너 ‘탄호이저’ 서곡 (8 hands를 위한 편곡)
 
Darius Milhaud Paris Suite pour 4 pianos (1948)
미요 네 대의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파리’
1. Montmartre
2. l’ile Saint-Louis
3. Montparnasse
4. Bateaux Mouches
5. Longchamps
6. La Tour Eiffel
 
Carl Czerny Quatuor concertant für Vier piano forte Nr.1 op 230 in E major(1825)
체르니 네 대의 피아노를 위한 4개의 콘체르탄테 1번 E장조
 
---Intermission---
 
Sergei Rachmaninoff Symphonic Dances(1940) op.45
라흐마니노프 심포닉 댄스 op.45
1. non allegro
2. andante con moto(Tempo di Valse)
3. lento assai-allegro Vivace
 
Maurice Ravel Bolero(1928) transcriptions for 4 pianos by Jacques Drillon
라벨 ‘볼레로’ (네 대의 피아노를 위한 편곡)
 

 
오케스트라 못지않은 웅장함과 아름다운 곡의 매력이 황홀했던 탄호이저 서곡.
이름만 들어도 어려울 것 같은 바그너였는데 다 그런 건 아닌가 보다.
그 다음으로 피아노 네대의 매력이 뿜어졌던 곡은 마지막의 볼레로.
볼륨을 올리는 것 처럼 커졌다 작아졌다만 해도 신기한데
오늘은 모였다 흩어졌다 까지 하니까 더 신기했다. 
게다가 백건우의 피아노에서는 방울방울신디사이저 같은 소리가 살짝 깔린 듯한
신기한 소리가 나서 더더욱-내 귀가 이상한 거래도 이런 건 환영^^.
두번째 프로그램은 피아노 건반이 나무임을 느끼게 해준 톡톡한 느낌이었고
세번째 체르니의 곡 차례에 라캄파넬라의 멜로디가 나와서 프로그램이 바뀐 건지 궁금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두번째 앵콜곡.
제목을 안 가르쳐줘서 궁금한 또 하나의 곡이었는데
네명의 피아니스트가 옹기종기 모여앉아 어깨를 맞대고 부대끼며 발랄하고 신나게 연주해 주었다.
악보 넘길 공간도 없어서 그때마다 객석에서 웃음도 터지고 박수로 박자를 맞추기도 하고.
자리가 자리인지라 피아노에 비친 손가락들을 봤는데
네 개의 오른손이 줄 맞춰 움직이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늘 무뚝뚝함 뿐인 것 같은 백건우-오늘은 아들삼형제(^^)와 함께라서 였는지
인사할 때 마다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전보다 더 여유있어 보이고 무엇보다 땀을 별로 안흘리던 김선욱-그 사이 너무 멋있어졌지 뭐야.
오늘 반해버렸수~
손가락이 유난히 귀여워서 고사리손같다고 생각했던 김준희-소개지를 보니 17살.
진짜 애기였구나, 천재애기.
마지막 볼레로에서 김선욱과 김태형이 같은 멜로디를 연주할때면 찐해지던 피아노 소리.
섞여서 다 같을 것 같았는데
모였다 흩어지는 소리들 덕분에 피아니스트들 마다 다른 소리를 더 잘 들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무튼 오늘은 만만만족의 날!
 
[퍼온 사진]
 
***리뷰에서 알게 된 사실
:라캄파넬라 선율은 체르니 곡 중 론도에 나온다고 함.
:두번째 앵콜곡은 라비야크의 갈롭 행진곡이라고 함.
 

영화|김씨 표류기|Castaway On The Moon|2009



 
사람이 얘기 하나를 어디까지 파고들 수 있나를 보여주는 것 같은 집요함(^^)의 기록.
두김씨들의 지저분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깔끔했다.
밤 9시에 시작된 영화를 보는 동안
영화 중반 이후 내 머릿속에는 집에 가기전에 짜장면을 먹을까, 말까...라는 생각이 가득했는데
결국 다음날을 기약하며 잠들었기에
하룻밤 동안은
내게도 짜장면이 `희망`이 되어주었다^^
 
김씨섬들끼리는 반갑게 만났던데
나까지 만나주지는 않았다.
소통이라기보다는 생활의 기적에 가깝다고나 할까.
그래도 유쾌했다.
 

인류애만 자극하는 섹시함 부족한 정재영-송강호가 되겠구나...

이젠 배우가 더 익숙해보이는 정려원

그러고보니 두 정씨가 두김씨로 바뀌었었구나..둘이 만나서 분명히 짜장면 먹으러 갔을거야.

 

진짜루

일산 백석역에 위치한 중식집.
031-908-8289 |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1471
음식점 > 중식

일산에도 있었다니~! ㅎㅎㅎ

공연|보리스 베레조프스키 2번협주곡의 밤|2009





보리스 베레조프스키라는 이름은 낯설지만
라흐마니노프와 브람스의 2번 협주곡을 함께 연주하는 환상의 프로그램.
처음은 쇼팽의 2번 협주곡으로 시작했는데
처음 들어보는 곡이지만 세 곡 중 가장 좋은 컨디션의 연주가 아니었을까 싶다.
왜냐면.

관악기들이 대폭 늘어난 라흐마니노프와 브람스에서
절정의 순간마다 피아노 소리를 먹어치우던 호른, 클라리넷 등등...
연주하는 모습으로는 피아노 작렬이었는데
안타깝게도 소리는 잘 들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끝날 때마다 아주 만족한다는 듯
지휘자와 깊은 인사를 나누던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내 귀만 삐꾸인 걸까, 아니면 요즘 예술가들은 성격과 연기력이 많이 좋아진 걸까.

두어번 휘적거리면 피아노를 왕복할 것 같은 커다란 손.
아무리 바빠도 흐트러짐 없이 따박따박 갈 길 가시는 단정한 손가락.
라흐마니노프도 브람스도 내가 좋아하는 리흐테르와 동향이라 그런지
비슷한 느낌이 들어 정말 좋았지만
오케스트라 때문에 좀 아쉬웠다.

게다가 냉정한 보리스 아저씨
-앵콜 짤없이 인사만 세 번하고 귀가하심.
섭섭했어요.... 

.....현이 두 번이나 끊어졌다는 이번 연주를 제대로 듣지 못한 건
내가 합창석에 앉았기 때문이었다.
입장료 좀 아껴보려다 결국 입장료를 다 날린거나 마찬가지.
독주면 몰라도 관현악 협연은 절대 합창석에 앉으면 안된다는 안타까운 교훈.
명색이 예술의 전당인데 이런 자리는 팔지를 말았어야지....
원망으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