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벼랑 위의 포뇨|崖の上のポニョ: Ponyo On The Cliff|2008

 미야자키 하야오.

몇번 보기는 했지만 머리에 콕박히게 재미있었던 적은 없었는데

포뇨는 정말 나를 한번에 사로 잡아버리고 말았다.

인어공주의 울트라씩씩명랑버전의 포뇨.

물거품이 되기엔 너무나도 씩씩한 포뇨니까 소스케를 잘 관리(^^)할 수 있을거야.

포뇨 화이팅!

 

저 귀여운 얼굴로 터미네이터같이 줄창 달리던 포뇨.

어쩜 멋지면서도 이렇게 귀엽다니, 아유~~~~!

전사 못지않게 씩씩하고 멋진 리사

이건 생선시절의 포뇨-이때도 나름 성깔있었지만^^

놀라자빠질뻔한 과거가 있는 여자친구도 두려움없이 반겨주는 속깊은(^^) 소스케와

또 그런 며느리(^^)도 아들도 똑같이 잘 챙겨주는 멋진 시어머니 리사^^

애기처지에도 불구하고 언니를 믿어주는 생선시스터즈들의 귀엽지만 듬직한 자매애

소스케와의 첫만남

사랑이 많지만 나쁜 아빠-사랑이 많지만 늘 집을 비우던 소스케의 아빠와 비교할때

나쁜 아빠보다는 없는 아빠가 낫다는 교훈인가^^

 

 

영화를 보면서 어디선가 들은 목소리 같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리사의 목소리는 롱베케이션의 야마구치 토모코였고

포뇨의 엄마는 아마미 유키였단다.

굉장한 등장을 몰랐지.

특히 어린아이들이 등장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은 그 꼼꼼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밥먹다 잠드는 포뇨도 그렇고

양동이를 팔에 낀채 움직이다가 양동이를 한번 추스려 자리잡는다든지

아이들의 귀여운 버릇들을 진짜처럼 입혀주는 것.

어찌나 꼼꼼들 하신지.

그 와중에 더러운 바다도 좀 신경쓰이게 했던 교육적인 영화.

공연|임재범의 귀환|2008

 

여유와 붙임성이 대폭강화된 새로운 버전의 임재범.

조금 낯설기도하고 예전이 그리워지기도 하던 찰나,

'그대앞의 촛불이어라'가 흘러나오는 순간

역시 나는 임재범의 공연에 빠져드는 사람임을 다시 깨달았다.

그래도 역시 당신은

말랑한 팝송이나 크리스마스 캐롤, 재즈곡들 보다는

Rock을 부를 때 가장 힘차보이는 Rocker입니다...!

뮤지컬|지킬 앤 하이드|2008


지킬, 그대의 비극은 무모한 모험심이나 이상적인 인간관 때문이 아니라
정작 자신의 내면에는 무심했던 때문일세.
그저 우울한 이상의 몰락 같지만
어찌보면 선과 악은 분리될 수 없는 한몸임을
슬프지만 강조하는 결말.
지킬과 하이드는 단순하게 선과 악의 분리였지만
내속에 내가 너무도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그 많은 나들에게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것이리.
원작도 읽고 싶다.
 
뮤지컬 역시 탄탄함이 느껴졌다.
구성도 스토리도 매우 좋았지만 역시 무대는 배우들의 몫이므로...
 


 
어째 전보다 멋있어진 듯한 류정한. 하이드는 좋았지만 1부는 좀 지루했다. 힘이 넘치는 노래들은 하이드에겐 딱이었지만 지킬은 좀 더 섬세한 뭔가가 필요했는데, 강과 약만 있고 그 사이에 디테일이 없다는 게 단조롭게 들렸다. 엠마와의 듀엣은 사랑의 노래가 아니라 울트라데시벨노래자랑이어서 사실 난 좀 웃었다. 이런 장면들을 마주칠 때마다 스텔라에서 베트미들러가 무대위의 가수들을 따라하던 장면이 떠오르기 때문에 말이지....
 
아낌없이 박수를 쳐주고 싶었던 루시의 김선영-첫 등장곡은 노래로 연기하는 것이 뮤지컬배우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나중엔 내가 과도하게 거부하는 뮤지컬 특유의 드르륵발성이 나오기도 했으나 멋진 목소리와 감성은 사라지지 않았던. 근데 춤은 연습 좀 더 할거죠^^?
 
그러나 나의 베스트는 덴버스 경 역의 김봉환. 깊고 풍부한 성량에서 여유있게 인물을 연기하는 노래와 대사가 등장할때마다 빛났다. 나올때 포스터를 봤는데 얼굴을 보니 어디선가 본 듯한. 혹시 옛날에 딱따구리앙상블의 멤버가 아니셨던가...? 암튼 담엔 보다 많은 등장하시길 바래요.
 
주변에 정말 그런 얘길 해주는 사람이 없는지 김소현은 전혀 달라지질 않는다. 특유의 성악 발성에 고음 잘 올라가는 것은 알겠으나 대사는 어떨땐 마이크를 붙이고도 옹알. 드라마로 치면 어느 드라마에서나 김수현식의 대사를 하는 신인배우같다고나 할까. 김수현의 대사를 가지고도 김혜자나 강부자는 자신의 연기를 한다. 우리나라에 오페라의 유령 전용극장이 생긴다면 모를까 다양성의 노력을 더 하길....아직은 미모 이상의 장점을 알 수가 없는.
 
아, 그리고 이름을 못찾겠는-첫 살인의 장례식때 목사?신부?랑 루시의 포주도 짝짝짝.
 
횡재수가 별로 없는 겸손한 인생에 웬일로 날아든 공짜표 한 장~우하하~
내돈 들여 찾아갈만큼의 열성은 아니나 공짜표에는 열일 제치고 달려갈 정도의 관심은 가지고 서울출장에 나섰는데 생각보다 퍽 아담했던 LG아트센터-공연장 느낌은 좋았다.

영화|피아노의 숲|ピアノの森|The Perfect World of Kai|2008



 
어찌보면 전형적인 음악과 재능에 대한 이야기.
들리고 느끼고 무엇보다 간절히 바라는데 할수록 벽을 느낀다는 건 얼마나 답답한 일일까.
수십 년 전 그리스의 바다에서 다이빙을 하던 자끄와 엔조소년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
운동기록은 죽더라도 엔조처럼 들어가나 보겠지만
가슴을 울리는 것은 그렇지가 못하니
아마미야의 슬픔은 얼마나 더 커질지.
다카코의 연주는 잘 모르겠어도
아마미야와 카이의 다르되 좋은 연주가 느껴지던
피아노 만화영화.
 

아마미야가  연습실에서 힘든 레슨을 해내는 동안 피아노에서 자고 놀며 즐겁게 지내던 카이.

천재에겐 어떤 괴로움이 있을지 궁금해진다-즐겁기만 하면 얄미울 거 같애^^

납득하지는 못했지만 받아들이기는 했던 콩쿨의 결과.

근데 내가 듣기에도 아마미야 연주 좋았어.

벌써 초등생 엄마가 되다니-너무 빨리 늙는 것 같아, 조제양.

공연|임동혁 피아노리사이틀 & 임동민 피아노리사이틀|2008

지난 2월에 본 공연.

쇼팽만 사랑하는 줄 알았던 임동혁이 바흐를 연주한다고 해서 갔었다.

쇼팽과 관련된 것 중에서는 `쇼팽의 연인`이라는 영화만 재미있게 기억하고 있는 나로서는

알수없는 매력의 소유자 쇼팽...

서정적인 것 같다가도 어떨땐 미친사람 같은 이중인격자(??)같은 느낌이 싫다.

워낙에 피아노연주자들이 편애하는 작곡가인 걸로 봐서는

아마 연주하는 맛이 남다른 게 아닐까 짐작만 간다.

한번 잘 치고 나면 시원할 것 같은...

 

따박따박 맑은 바흐가 나올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취침용으로 만들어졌다는 독특한 이력이 있는 골드베르크변주곡에선 잠시 나도 취침^^

보기완 다르게 힘도 넘쳐보이던 연주.

들으면서 언젠간 임동혁이 하이든을 연주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쇼팽만 좋아해.

 

 

어제 저녁의 공연.

내가 좋아하는 슈베르트여서 곡 때문인지 연주때문인지 확실치는 않지만 어딘가 묵직하면서 끌렸다.

손가락감상용 자리에서 사라락에서 콰쾅까지를 바라보며 듣기도 참 멋있었다.

담엔 브람스를 연주해주시면 좋겠어요~

 어찌나 숫기가 없는 청년인지 피아노에서 무대뒤로 가는 짧은 시간동안도

얼굴을 만지작거리며 들어갔다.

 전보다 훨씬 조용해진 아람누리의 공연장 분위기-아주 아주 좋은 현상!

백조의 호수|국립발레단, 홍등|중국국립중앙발레단


6월 아람누리에서 봤던 첫 번째 발레공연-백조의 호수.
무용은 운동과는 또 다른 관점에서 몸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호기심에 보러간 공연이었는데
정지화면 같은 발레리노의 도약도 그렇고
호기심이 관심으로 변했다.
정말 같은 구성물질이라고는 믿을 수 없게 모양도 기능도 너무나 다른 몸들.
한 가지 부가영상은 발레리나 한 명이 귀엽게 꽈당~
역시 라이브는 100% 안전보장이 아니구랴.


세계국립극장 축제 프로그램의 하나인 발레 홍등.
그림자가 벽을 뚫고,
무대 가득 붉은 등이 켜지고,
붉은 천이 야만스런 초야를 덮고,
흰스크린에 핏빛이 뿌려지며 죽어가는 세사람을 보여주고.
인상깊은 장면들이었지만 
다양한 연출에 비해
만날 때마다 연애질하는 두 주인공,
혼자일때면 언제나 고뇌하는 배역들의 안무는 그다지 새롭지가 않아서 
`발레`에 기대했던 매력은 별로 없었다.
백조의 호수가 무용에 극을 담았다면
홍등은 극을 동작으로 채운 느낌이랄까.
 발레팬들에게는 어쩌면 새로운 공연이었을 수도 있겠지만
내겐 `클래식`이 왜 필요한지를 느끼게 해준 공연.
중국발레단이라서 고난도의 아크로바틱도 살짝 기대했지만
그것이야말로 당치도 않았던 어이없는 기대^^

국립극장페스티발정보 www.wfnt.kr



























영화|미쓰홍당무|2008


안볼 수가 없게 만든 대박포스터-멋져!

삐죽거리는 그 모습이 귀엽게 기억에 남을 것 같소

 

왕따도 둘이라면 외롭지 않아?

취중성희롱으로 시작된 두 찐따양들의 친구되기.

개그콘서트에 빚을 많이 진듯한 유머감각보다는 상황의 엇박에 더 킬킬거렸던.

캉콩 이후로 이렇게 시계 많이 보긴 처음이었지만

귀여우니깐 화를 내진 않겠어^^

 

볼수록 이영애 닮아보이던 유리선생-처음보는데 곧 큰일하실 것 같아

이 청소년도 곧 큰일하실 것 같아^^

착한 미개인 동양의 현자|프레데릭 볼레스텍스|청년사


-한국인들이 늘 엄청나게 시끄럽고 항상 높은 어조로 말을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인에게는 최대한 큰 소리를 치는 것이 가장 큰 예의의 증거이다. 그래서 떠들썩한 것을 좋아하는 것은 거의 선천적인 것이며 소동을 피우지 않고는 아무 것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한국의 남녀는 선천적으로 열정적이다...이들은 동물적 욕구밖에는 모르며 야수의 본능으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제일 먼저 만나는 대상에게 맹목적으로 달려든다...전반적으로 고집스럽고 까탈스러우며 화를 잘 내고 앙심이 깊은 성격이다. 이는 이들이 오랫동안 반야만상태에서 살아왔기 때문이다.
-한국의 귀족들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도 오만한 계층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군주나 법관 그외 다양한 기관이 귀족들을 다스리고 그들의 권력을 견제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귀족들이 너무 많아서 아무리 내분이 잦아도 자신들의 특권을 옹호하고 확대하기 위해서라면 놀라운 단결력을 보인다. 그래서 백성들도 관리들도 심지어는 왕조차 그들의 권위에 대항해 싸울 수가 없다.
/샤를르 달레신부 <한국교회사>

-그들의 민첩함은 실로 놀랍다. 이는 그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산에서 뛰어다니고 종종 산의 정상에서 모임을 하면서 얻어진 능력인 듯 하다.
-글을 읽을 줄 모르는 사람은 매우 드물고 다른 이들의 멸시를 받기 쉽다. 문맹인에 대해 그토록 엄격한 태도를 취한다면 프랑스에서는 멸시받을 사람들이 상당히 많을 것이다.
-...한국의 자연적 여건 때문에 끝없이 산에 올라야 하고 그곳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셔서 폐가 그토록 발달한 것 같다(...)최소한 초보적 교육은 널리 보급되어 있는 듯 하다. 아무리 가난한 집이라도 종이와 책은 갖추고 있다.  
/앙리 주베르<한국지도에 관한 고찰, 한국 원정>

-2차 시험에 떨어진 사람도 진사가 되려면 1차 시험을 다시 보도록 하는 제도는 한국 사람들의 머릿속에 공공교육에 대한 매우 실용적인 생각이 들어 있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들이 택한 체제는 단기간에 준비해 실력보다도 운으로 성공하는 일을 막기 위한 최고의 방법인 듯하다(...)지식에 권력이 수반되지 않더라도 그 자체를 존중하는 일반인들의 태도는 우리 서구에 만연되어 있는 개탄할만한 사조와는 대조적이며 한국인들에게 독립적인 사상이 있음을 보여준다. 서구에서는 학식이 있더라도 그것을 빛내주는 명예가 없으면 학식은 쓸모 없는 가구 쯤으로 여겨진다. 게다가 그 명예는 종종 갖가지 술책으로 얻어진다. 
/모리스 잠텔Maurice Jametel 

-합법적이고 정당한 행정제도가 들어서서 백성들의 노동을 더 이상 규제하지 않는 날이 오면, 사람들의 등이나 짐승애 짐을 실어 나르는 대신 길이나 철도로 상품을 옮길 수 있게 되는 날이 오면, 유용한 상품들은 넘쳐나고 국민의 수요를 충당하고도 남게 될 것이다. 따라서 한국의 경제적인 전망은 매우 밝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한국인들이 악덕을 개혁하고, 서구문명에서 유용한 것을 취할 줄 알고, 생산수단과 빠르고 저렴한 통신수단, 더 평등한 사법제도, 더 엄격하고 정확한 금융제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또한 무기경쟁으로 빈약한 자원을 바닥내는 일은 외국인들에게 맡기고 강대국보다는벨기에나 스위스 같은 나라를 본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모리스 쿠랑Maurice Courant <서울의 추억, 한국>

홍종우의 춘향과 고목에 핀 꽃
1890년 12월 24일, 한 한국인이 프랑스에 도착한다. 그가 바로 홍종우였다. 잘 알려진 동양 국가들(당시 탐미주의자, 확, 작가들 사이에서는 일본풍이 대유행이었다)이 아닌 나라에서 온 최초의 한국인을 언론은 '조용한 아침의 나라'에서 온 수수께끼 같은 인물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는 1893년 2년 간의 체류를 마치고 프랑스를 떠나, 같은 해 상하이에서 개혁주의자이자 1884년 정변의 주동자인 친일파 김옥균을 암살한다. 이 사건 이후 중국 당국은 홍종우를 한국으로 추방하고, 그는 한국에서 그 업적을 인정받아 정치가로서의 길을 걷게 된다. 
기메박물관에서 1년간(1892-1893) 일했던 홍종우의 도움으로 한국 문학작품 두 편이 최초로 번역되었다...홍종우는 일본어를 할 줄 알았고, 통역을 통해 프랑스인과 의사소통을 했다. 이렇게 해서 번역된 첫 작품이 바로 1892년의 춘향 Printemps Parfume 이다. 불어번역은 보엑스Boex형제(두 사람은 J.H.Rosny라는 필명을 같이 썼다) 가운데 형이 맡았다.

한국의 산은 따라서 대부분의 이야기 속에서 입문의 역할을 한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뭔가를 찾아 떠난' 주인공들은 산을 통해서 자신의 '길'을 찾게 된다. 산은 단순한 배경으로 머무는 대신 한국 우화에서 비중 있는 요소가 된다. 산을 넘어가는 것은 주인공들이 느끼는 결핍을 채워줄 본원적 자기정체성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야생의 자연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모든 성숙에 수반되게 마련인 시련을 겪는 곳이다. 
이리하여 주인공이 뭔가를 찾아나설 경우, 우화의 배경은 정해져 있다. 깊은 산속에 있는 작은 나라에(두꺼비의 보은), 그래서 어느 날 그는 산을 돌아가는 대신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서(치악), 옛날 옛적 깊은 산속 외딴 곳에 불쌍한 여인이 살았는데(호랑이와 수수밭) 등이 좋은 예이다. 매번 산으로 들어가는 것, 산을 넘어가는 것은 특별한 경험, 신비한 것과 접하는 방법이 된다. 또한 세상의 본원적 원칙으로 귀의하는 것이기도 하며, 이는 19세기말 한국을 여행한 사람들의 기행문에서도 언급되고 있다.
한국 우화의 또 다른 특징은 한국적 정서에 있다. 단순한 구조 속에서 이 우화들은 유교적 원칙을 통해 전통사회의 사회적 일체감을 재확인하고 있다. 전적으로 개인적인 운명만을 다루는 프랑스 동화들에 비해, 한국의 우화는 사회의 공동체적 균형유지에 참여함으로써 신화와 같은 기능을 하고 있다.
이야기 속의 주인공의 대부분은 처음에는 소외된 사람들(착한 맹인, 가난한 고아, 가난하지만 정직한 바보 등)로 특별히 한국적이라고는 볼 수 없다. 이야기의 초반은 불만족스러운 현실에서 출발하며 사회에 대한 반항의 씨앗을 품고 있다. 그러나 마지막에 가서 주인공들은 그들의 사회와 문화속으로 수용되며, 그들의 행동을 통해 정의와 법의 힘을 구현한다. 사회의 낙오자(가난, 홀아비, 외로움, 바보, 병, 노쇠함 등)로서의 위치, 그 본원적인 결핍때문에 사회에서 자리를 잃었던 이들은 스스로도 의식하지 못한 채, 대립된 두 새계, 즉 규범과 도덕으로 가치화된 한국 사회와 제어되지 않는 본원적 에너지의 세계(원시의 혼령, 바다나 하늘의 괴물, 야생동물 등)를 이어주는 중재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인간 사회에서 배척당한 것으로 믿었던 이들은 진정한 유교적 영웅으로 변화해 서로 적대적이었던 두 세계 간의 교류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무언가를 찾아나선 이들의 역할은 한국 무당들의 역할과 비슷하다고 하겠다....
이 우화들은 전통사회의 균형을 개인의 성공보다 중시한다. 현실세계의 왕들은 유럽의 동화들에서처럼 유토피아적이고 접근 불가능한 세계에 사는 동화적이고 멋진 인물이라기보다는, 덕과 존경을 우선시하는 공자의 인간주의 바탕으로 정의로운 세상을 지켜가는 인물들이다....덕스럽고 가치있는 행위에 대한 보상으로 부귀영화가 따르지만 인생의 행복은 다른 곳에 있다. 단지 관리로서 승진을 하는 등의 사소한 사회적 출세가 기다릴 뿐이다.

한국전쟁 이후 1960년대의 산업화를 거친 한국은 독특한 나라로 묘사된다. 그곳은 또 다른 땅, 또 다른 시간이 있는 곳이며, 그 안에서는 강렬한 대비효과(공간적, 시간적)가 존재한다. 더 이상 한국은 주변국들과 비스산 나라로 간주되지 않고, 서양인들의 태도와 비슷한 나라로 표현되기도 한다. 한국은 그 자체로 독창적이라기보다는 중국이 아니기 때문에, 일본이 아니기 때문에, 기타 무엇무엇이 아니기 때문에 독창적이다. 그런데 이러한 한국은 하나가 아니라 두 개이며 다양한 요소들이 심오한 대비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로렌스 베나임도 <조용한 아침의 나라의풍습>에서 한국의 거리를 묘사하고 있는데, 19세기 말 자료들에서 볼 수 있는 무기력함과 나태함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명상 중인 군인들, 나이키 신발을 신고 뛰어다니는 승려들, 미니스커트를 입고 인사동에서 붓과 먹을 사는 여고생 무리들, 변화 중인 이 세계의 이미지들이다(...)거대한 도시의 모습은, 거의 무관심으로 보일 만큼 초연한 모습으로 거리를 오가는 서울 사람들의 평온함과 대조를 이룬다.
 
-그림은 뭔가를 재현해내는 공간이 아니라 성찰의 공간이다(...)한국의 화가들은 전통을 중시하면서 인간과 우주 간의 조화를 추구한다. 이러한 노력은 자연에 대한 경외감 혹은 이런 자연의 표현에서 출발한다. 빈 화폭에 대한 사랑,(...)한적한 공간, 명상의 공간에 대한 애착,(...)이러한 노력은 개인의 철학적 탐구로 이어진다. 
/장 프랑수와 모지코나지 Jean-Francois Mozziconacci

새로운 문명을 처음 접할 때의 생소함이 다양하게 드러난 인용구들의 모음.
역시 이 '남'들도 다들 그렇듯 '보고 싶은 대로' 보는 사람들이었으므로 
정체성을 꿰뚫어주는 시원함은 없지만
좀 달리보려 노력한 사람들의 흔적 속에서
새로운 관점을 느낄 수는 있다.
민첩함과 소란스러움, 생각보다 긴 뿌리를 가지고 있는 교육열에 대한 기록처럼 
관찰에서 나오는 나름의 정리들도 재미있었다.
성욕에 대한 부분은 동양사람들이 서양사람들에 갖는 생각과 비슷해서(원인은 달리 분석되겠지만)
웃겼다.
점령의도를 드러내고는 있다지만
강대국이 아닌 중립국을 모델로 삼았어야 한다는 모리스쿠랑의 의견에는 동의한다. 

*뮈텔이라는 신부의 기록에 대원군의 부인이 유모를 통해 개종했었다는 사실이 나와있다.

**착한 야만인Bon Savage: 장 자크 루소의 초기 저술에 제시된 이론으로 사회와 접하지 않음으로써 이상적이라고 간주되는 몇 가지 특성들을 간직한 개인

공연|The great 2008 Seotaiji Symphony with Tolga Kashif & Royal Philharmonic



 
교실이데아와 컴백홈이 공연 마지막에 오를때
서태지의 일부는 아직도 십대에 남겨져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혹시 rock feel?
그 각별함 때문에 안 늙는 거냐-;;
그래도 이번 컴백땐 나이든 티가 쫌은 나서 너무 기뻤다-암, 사람인데^^
난 나를 사랑했던 거야(맞나--?)를 부르던 순간 눈물이 날뻔했다.
컴백홈에 이런 가사가 있었구나...
 
발광관객으로 치자면 끝도 없었을 오늘이지만 누구보다 미쳤던 건 서태지.
정말 흥분했던 것 같아, 꿈꾸던 공연을 하는 것에 대해.
그래서인지 단순히 오케스트라의 선율이 섞인 것 이상으로 노래로 많은 걸 보여준 것 같았어. 
그런 날 그런 자리에서 발광인의 한 명이 될 수 있었다는 게 참 기뻐.
 
오늘 서태지의 유머감각-"왜 이렇게 떠들어, 심포니잖아" 하하하. 
이스터섬에 팬들과 가고 싶었다니 역시 하나에만 집중하는구나. 
어느날 갑자기, 사실은 너무 외로왔어요라고 우울해하진 않을거지?
하나를 향한 사랑이 깊기만 하면 충분할 수 있다는 인생의 귀감이기도 하구나.
산만한 내 인생을 즐기는 나에겐 늘 호기심의 대상인 하나로스타일.
아무튼 날 달리게하는 음악을 멈추지 말아줘~~!
 
[공연이모저모]
 
오늘 내맘대로 베스트-교실이데아, 난 알아요
난알아요에서는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의 모자까지 쓰고 등장했고, 두 곡은 정말 멋졌다.
 
새롭게 선보인 모아이의 언플러그드버전.
달리고 싶은 노래 중 하나였기에 난 약간 섭섭. 차라리 여기 합창이 들어갔으면 더 몽환적이지 않았을까?
 
관객들이 앵콜을 외칠때 내 앞쪽의 고딩으로 예상되는 청년이 `난 알아요`를 외쳐서 다 웃었는데
진짜로 `난알아요`가 앵콜이었다, 호오~
 
스탠딩이라 해도 내가 본 것은 스크린에 걸린 매트릭스스타일의 영상들과
콩알만한 태지의 희끗한 얼굴 일부를 5회 이하로 알현
-그래도 잘 놀았으니까 불만 없음. 얼굴은 엠비씨에서 볼께^^
 
발광하는 와중에도 귓밥에 걸리던 Tic-Toc의 합창, 몇몇곡에서 기타에 도전하듯 따로 놀던 관악기소리, 그다지 오케스트라의 음악이 돋보이지 않았던 몇몇곡. 크로스오버음악감상이 목적이었다면 좀 실망했을 듯.
 
현장매표소에서 무려 6만원을 깎아주겠다는 암표아저씨들을 봤다.
어떻게 샀길래 그 가격이 가능한건지.

드라마|식객|2008





요즘 섭생에 괴로움이 많은 것은 우리음식문화가 후져서가 아니라
식재료의 안전관리에 켜진 빨간불을 너무나도 오래 방치했던 때문인데,
우리나라사람들로 말하자면
납이 든 게를 정기적으로 먹었고,
나도 포르말린 콩나물을 남김없이 다 먹어치운 전력이 있으며,
최근에는 생쥐머리가 든 새우깡과
애벌레기름에 담긴 참치캔을 만드는 회사들도 변함없이 장사 잘 하고 있으니
오래 전 비식용유지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전통의 라면회사를 망하게 할 뻔 했던 국민정서가
그리울 지경이다.
그런 나라에 광우병 소고기를 파는 미국이 미안해하기를 바라기가 미안하지.
어쩌면 한국사람들은 너무나도 단련이 잘 되어 있어서 뭘 먹어도 괜찮을 거라 생각했을지도.

식당이나 시장이나 먹을 걸 사면서도 의심에서 완전 자유롭지 못한 이 불쌍한 시절에
식객은 정말 제대로 염장을 지른다.
수 십 년된 장이나 바닷물까지는 바라지도 않아.
조미료-빼는 것도 안바래, 그저 조금만 적게,
위생? 많이도 안바래, 대충이라도 농약 좀 씻어주고, 상하지 않고, 남이 먹던 거 아닌 거,
중국산? 다 싫은 건 아니구 물감 뿌리거나 속여서 비싸게만 안 받길-
바랄 뿐인데 이게 그렇게 많이 바라는 건지.
야밤에 식욕을 자극한다는 단점보다도
어쩐지 운암정의 외관처럼 궁궐 얘기같이 느껴져서 좀 거리감이 느껴졌다, 이 뜬구름 속 맛의 세계.
운암정 같은 집에 가서 밥을 먹기보다는 성찬식품의 단골이 되고파.
어이, 성찬총각, 우리동네는 언제 와...?

처음 두 회를 아주아주 재미있게 봤음에도 이빠지게 재방송으로 간신히 보던 식객을
마지막주에 제대로 마무리 했다.
내용은 한식의 세계이고 원작은 안 봐서 모르겠지만
전체 드라마는 살짝 일본 드라마 분위기.
아주 작은 계기로 개과천선하는 나쁜 놈들도 그렇고
(일본 드라마에서는 주로 허리를 굽혀 절하면 상황종료^^),
나쁜 놈들이 나빠봤자 아주 나쁘지도 못한 한계도 있고.
배우들의 표현방식이 오히려 한국적인 느낌을 살려줬달까?

마지막회 명대사의 주인공은 오봉주 조리사.

"나 외국나가기 전에 우리 운암정 식구들 다 같이
(파티? 아니면 한식당이니까 잔치?를 생각했는데..)
메주를 띄우자"

푸하하...
하지만 힘 좋은 청년들이 꾹꾹 눌러만든 메주는 숟가락으로 퍼먹어도 맛있을 것 처럼 근사해보였다.
순식간에 곰팡이도 피었고^^

외곬수에 뻗대기만 하는 장인의 이미지가 아니라
호기심과 배움을 멈추지 않고 또, 일을 사랑하고 즐기듯 사람에 대해서도 애틋하던 오숙수를
이따금 귀엽게도 보여준 최불암,
오랜만에 자리값, 인물값 반짝반짝 하고 나온 김래원,
이젠 오히려 시트콤이 안어울릴 것 같은 배우 권오중도 멋있었지만,
보는 동안 자주 눈길을 끌던 남상미가 제일 좋았다.
얼짱출신임이 무색하게 연예인동네에서는 오히려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얼굴로 자기 색을 찾아가는 것 같아. 나중엔 김래원과도 잘 어울렸고.
사진 받으러 갔더니 드라마홈피에서 짝짓기투표를 하고 있었다.
왜, 오숙수와 분여사는 명단에도 없는 게야....

뮤지컬|시카고|Chicago|2009

아래쪽 삼각형이 16일 출연진

 

말그대로 정말 잡다구리하게 문화생활을 즐기는 편인데도 보는 족족 뒷맛이 개운치 않거나

다양한 이유로 분노를 폭발시키던 특이한 종목 뮤지컬.

이번 관람동기는 `알고보니 헛다리 짚었네~`인데 결과는 대만족!

 

임태경에 버닝하던 시절 음반으로 나오지 않은 곡들까지 주섬주섬 듣고 있다가 독특한 목소리를 발견했다. 이름은 김지현. 명성황후를 연기한 적이 있다는 뮤지컬 배우인데 이리저리 검색해도 정보가 별로 없던 중에 일본의 뮤지컬 극단에서 주연자리를 꿰찬 김지현이라는 뮤지컬 배우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너무나도 맘에 드는 목소리인지라 기억해두고 나중에 도쿄에 가면 뮤지컬도 봐야지 생각했는데 이번 시카고 공연에 바로 그 김지현이 십수년만에 처음으로 한국무대에 선다는 것이었다.

일본에서라도 볼 생각이었는데 이분이 오셨다니 어찌 그냥 넘길쏘냐.

그래서 무조건 질렀다.

그런데.

 

첫곡 All that Jazz가 들리는 순간.

아, 저 목소리인가? 싶게 전혀 낯선 목소리. 내가 들은 노래는 성악발성분위기였고 여긴 재즈니 그런가. 아 이렇게 다른 목소리가 가능하다니 정말 대단해라는 생각과 그녀의 노래가 정말 멋졌기에 만족감이 동시에 나를 무대에 집중시켰다.

 

시카고.

영화도 재미있게 봤었지만 무대의 매력도 만만치 않았다.

다 열린 무대공간과 극임을 알고보는 관객의 시선을 여유있게 밀고 당기는, 짜임도 신선한.

무대를 푸짐하게 차지한 밴드의 지휘자만 해도 지휘자가 연기를 하는 건지 연기자가 지휘를 하는 건지 헷갈릴 정도로 참 특이한 배역들이 재미를 더해준다(알고보니 그녀는 진짜 지휘자, 이름이 특이해서 기억하고 있던 박칼린이란다).

특히나 춤과 연기를 많이 잘해야할 것 같은 시카고에서 나의 관람동기 김지현은(나는 성악발성의 노래만 들어봤기에 춤은 별로 기대하지도 않았다)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음색과 동작으로 존재감이 큰 벨마를 멋지게 보여주었다.    

 

무대에선 처음 보는 배해선은 영화 후아유에서 이나영의 편이 되어주는 선배로 나왔었는데 참 평범해보이는 얼굴인데도 독특한 목소리 때문에 뭔가 있어보였던 배우였다. 배해선의 록시는 참 깜찍한 악녀. 노래도 영화보단 훨씬 노골적이라 미스터 셀로판이라는 록시의 남편의 좀재감이 오히려 더 느껴지게도 했다. 연기가 많이 필요할 것 같은데 옥양도 잘하고 계실런지?

 

그밖에 노래라면 별로 듣고 싶지 않았던 남경주의 빌리도 여태까지 본 중에서 최고로 딱 이다 싶게 자연스러웠고 록시의 남편도 그렇고(미안하게도 여태 남편의 이름조차 모르쇠~) 보는 동안 즐거운 공연이었다.

 

그런데...흐흐.

아무래도 그 목소리가 진짜 같은 사람같지가 않아서 미친듯이 검색을 해보니 명성황후의 김지현은 소프라노 출신의 뮤지컬 배우로 내가 본 김지현과는 동명이인. 완전 헛다리.

헛다리를 짚고서 만족스런 뮤지컬을 처음 보다니, 참으로 재미있는 일이로세^^ 

하지만 김지현의 공연이라면 다른 것도 또 보고 싶다.

시카고를 한번 더 보러 갈 지도...?

 

시카고의 김지현:

춤이라면 최정원이 한수 위일지도 모르지만

강추 "그녀를 놓치지 마세요"

 

한적한 남산공원기슭의 국립극장.

해오름별오름 이름도 예쁘다.

가는 길은 오르막이니 셔틀버스 적극활용,

돌아오는 내리막길은 천천히 걸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한 2-30분 걸릴까?

영화|눈에는 눈 이에는 이|2008



 
곽경택이라서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는데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
어차피 나야 한석규면 충분하고 이번엔 맘에 쏙드는 뽀나쓰 차승원도 있었기에!
현민스 파이브라고나 할까.
여전히 의리는 지키는 곽경택의 나쁜 놈들.
조폭 및 나쁜놈들협회에서 표창이라도 하나 주지. 
그나저나 놈놈놈에서도 남부럽지 않게 비참한 최후를 맞이 하신 병판대감께서는
돌아가신 지 얼마 되지 않아 여기서 또...
부활하시려면 보약이라도 한재드셔야 할 듯. 
 

 
한석규는 쉬리, 텔미썸딩, 주홍글씨, 구타유발자에 이어 다섯 번째 형사/경찰 역을 맡았고,
세번째로 경찰에게 조사받는 경찰이 되었으며, 뒤통수 맞는 두번째 경찰이 되려다가 반전의 삐리리.
슬슬 올라오는 타이밍감각이 가장 반가왔고 또 `석규언니`의 열연도 빼놓을 수 없다~
 

 
백반장에게 부탁하던 차안에서의 장면이 좋았는데 스틸은 없다.
그나마 비슷한 느낌의 사진: 처음이다-차분히 말없는 차승원의 얼굴에 감탄한 것이.
스타일 사이에서 단단하게 드러나는 표정이 인상깊었다.   
 

 
구타유발자에선 목소리 때문에 성악가가 특별출연한 줄 알았는데 배우였구나.
귀여운 안토니오 언니.
 
전체적으로는 새롭지 않는 범죄영화일지 몰라도 어딘가 반짝반짝 하던 시나리오엔 짝짝짝~
워낙에 이름이 많아 정확히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자, 이제 오늘의 맴매.
 
서체-포스터의 촌스러움도 모자라 십수년전의 간판글씨로 타이틀에 크레딧까지 쭉 깔아가시는 독특한 미적감각. 타이틀만으로도 마이너스 백만점.
 
편집-쪼개든 돌리든 하나만 할 것이지 김태희폰도 아니고 정신사납구로. 신경질 잠시 솟음.
 
음악-너무나도 범죄의 재구성을 연상시키는 기억에 남지 않을 음악.   
 

맛있게 먹은 와인인데..이것은 무슨 이벤트일까?

영화|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내가 붙인 부제는 폼나는 놈, 불쌍한 놈, 묘한 놈-역시 제목으로는 후져^^

 

달콤한 인생을 보면서 언뜻 올드보이를 떠올렸는데

놈놈놈에서는 괴물의 냄새가 난다^^ 

이제 야심가가 된 것인가, 흐흐흐...

블럭버스터 장르영화에 도전한 김지운. 슬랩스틱까지 깔쌈버전이었다.

이제 다음 도전작은 무엇?

어쨌거나 이야기꾼으로, 그림만드는 사람으로서 화끈하게 보여주는 한

김지운 스타일은 여전히 매력적일 것이도다.

정말 뤼미에르형제에게 큰 감사를 드려야 할 감독이다.

영화가 아니었다면 김지운은 평생 이야기꾼으로 살지, 그림만들기로 살지 

고민하며 평생을 괴롭게 살든가,

아니면 둘 중 하나의 재능을 접어야 했을지 모르니까.

광야를 달리는 기차 한대 오토바이 한대 조차도 그리 멋져보일 줄이야.

도화지 한장에 줄 하나를 그어도 멋져버릴 것 같은 복받은 인간.

같은 시나리오를 김지운, 박찬욱, 이명세가 각각 찍어보면 진짜 재밌겠다.

  

합성이라 굳게 믿었는데 헉...정우성의 승마솜씨는 감동이다

 

한때 멋져보이지조차 않던 정우성이 폼내기의 화신으로서 포스를 되찾았다.

대사가 별로 없다.

역시 멋진 놈은 말이 필요없었던 것이다~

줄에 매달려 쏘기, 달리는 말위에서 쏘기-이 영화의 폼나는 장면들은 모두 `좋은 놈`의 몫.

양복입고 말타고, 무섭고도 불쌍한, 사실은 이놈도 이상한 놈

 

이제는 좀 식상한 `왕`자복근을 뛰어넘어 신유행대박예감의 독특하면서도 전문가필이 풍기던 근육질을 감상시켜준 이병헌. 달콤한 인생에서 평생 찍을 멋진 폼을 다 찍었다면 여기선 평생 죽일 인간을 다 죽인다. 내가 좋아하는 송영창과 류승수를 모두 처리하신 나의 웬수^^

참. 언뜻 옆모습이 태풍의 장동건처럼 보이기도 했다.

미남들은 해골이 닮았나...

옛날에 이렇게 못생긴 해골은 처음 본다는 소릴 듣고 그냥 웃었는데 화낼 얘기였나 봐.

이보다 더 욕봤을 수는 없는 강호씨, 요건 너무 귀엽네^^
 
놈놈놈의 웃음의 포인트, 하다못해 넘어지기에서조차 큰웃음을 주신 이 분.
그런데도 어쩐지 송강호의 전부는 이제 다 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별별 고생다했지 싶은 장면들에 얼마나 열심이었는지도 다 보이는데.
그래도 감독복은 당신이 최강이라오! 
 
예의상이 아니라 진짜 궁금해서 엔드크레딧을 봤다.
워낙에 단역까지 화려한 출연진들이라 특별출연이 가득할 줄 알았는데 특별출연은 엄지원 하나.
그런 배우들을 단체로 섭외할 수 있다니 김지운도 이제 왕감독대열에 합류했나보다.
첫 장면부터 쭈욱 기분을 끌어올려주던 음악의 주인공은 바로바로 달파란.
보는 내내 저거 합성일거야라고 확신하면서도 스턴트맨들에게 큰박수를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던 말타기 장면들-말에서 떨어져 구르는 등등-에는 서커스단이 출연했던 거였다.
그러고보니 본 적 있다-말에서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타는 서커스.
종목을 알 수 없는 부문까지 꽤 길던 크레딧.
여전히 숨겨진 새로운 무언가가 많이 남아있을 듯.
 
처음으로 CGV의 심야상영을 시도해봤다. 기대작이다보니 IMAX관에서 상영을 하는데 가깝게 잡은 장면들이 많아서-아마도 제작비절감의 공신^^-좀 어지럽긴 했지만 큼직하니 볼만했다.
나가는 길에 우산을 생각하긴 했는데 낮에 올비는 다 왔을 거야, 이 정도는 비맞고 걸어도 되지 뭐-하고 나갔다가 결국 쫄딱 비맞고 돌아왔다...

튀니지|마트마타, 메흐디야



바다가 보이는 카페-따가운 햇빛을 피하고 싶어하는 손님들을 위한 실내석.

카페의 야외석.
계단을 내려가면 바로 이렇게 바다와 이어진 바위좌석(^^)들이 이어져있다.

메흐디야호텔의 터주대감 고양이.
아저씨가 격렬하게 쫓아내는데도 아랑곳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닌다.
마지막날은 이렇게 눈까지 맞춰주고^^

메흐디야 메디나근처의 골목들.
바닷가옆의 돌이 단정히 깔린 좁은 골목들은 여전히 이쁘다.

메흐디야의 성. 성 저 희끗희끗한 물체들은 묘비들이다.
밤에 걸어도 무섭지 않았던 공동묘지.
탁 트인 바다가 보이는 시원한 이곳을 보며 명당자리 같단 생각이 들었다.


성의 꼭대기에도 풀이자라 조경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흐린 날에도 속이 보이는 맑은 바닷물.
여전히 주민들이 아주 편하게 이용하는 쓰레기장 구실도 하고 있다는 것은 좀 안타깝다.

전선들이 좀 경관을 망치고 있지만 참 예쁜 창을 가진 건물.
1층엔 밤에 더 분주한 멋진 카페가 있다.

메흐디야에서 묵었던 호텔-흙색 건물의 매력

스타워즈의 배경이라던 지하에 지은 호텔.

소박함의 극한이었던 마트마타의 한 박물관

 
크사르귈란에서 마트마타를 거쳐 메흐디야로.
동굴집들로 유명한 마트마타와 조용한 해변도시인 메흐디야는 튀니지의 다양한 풍경에 사진을 몇개를 더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