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히어로|2007

 

 
영화라서 가능한 좀더 쎈(^^) 무언가를 기대했던걸까.
총체적으로 잔잔하게 남은 인상.
50분짜리 드라마에서 짧게 등장하던 장면들이 각각 조금씩 길어져 두시간이 된 듯한.
드라마를 보지 않았다면 저 사람들이 얼마나 재미있는 사람들인지 다 눈치채기는 힘들었을 거다.
어쨌든 오랜만에 반가웠어!
 
 

짧지만 멋있었던 이병헌의 등장과 반가운 쿠리우의 그 옷!

드디어 본격연애모드의 서막을 알리는.

쿠리우의 새 옷 혹은 또 그 옷^^

영화|세븐데이즈|2007



히어로의 마지막 30분을 보고 잘 상태였는데
디비디교체와 동시에 눈을 뗄 수 없었던 80분.
무식한 바지범인과 그 못지 않게 무식한 재판에 허망해하다가
다시 반전에 말려들었고 후반부는 재미있게 마무리.
보스턴 리걸에 거의 매회 등장하는 그 '합리적인 의심'이라는 것.
그 세련된 표현으로 유종의 미를 거둔 유지연이지만
2심 변호는 여전히 불만스럽다.
왜 처음부터 진범을 찾고 싶다고 말하지 않고 피해자를 흠집내는 작전을 썼던 걸까.
그게 우리나라 재판 수준을 한번 보여주고 싶은 현실적인 연출이었는지는 몰라도
-거슬렸다.

원신연-참 독특한 분일세, 특이한 마이너에서 난코스 메이저로 단박에 이사를 하다니.
'배우' 보다 '여'가 더 중요한 이쁜이들은 치를 떨겠지만
이 사람 역시 배우의 에너지를 뽑아낸다.
그냥 진짜인 척 카메라를 흔들거나 과감하게 들이대는 게 다인 것 같은데도
이상하게 어느 순간 감정이입이 됐다.
김윤진의 식탁씬이나 김미숙의 마지막 몽타쥬 같은 장면들은
엄마가 되어본 적도 될 계획도 없는 나까지 찡했을 정도.

로맨틱코미디에 미녀는 괴로워가 있었다면 스릴러엔 세븐데이즈가 있었네.
원신연, 김윤진, 박희순, 김미숙 모두에게 짝짝짝!

멋있었습니다!
 거의 모든 대사를 명대사화 시킨 이 분.
얼렁뚱땅흥신소를 능가하는 매력 2탄!
이지적인 우아한 중년의 매력을 너머 슬슬 내공을 보여주시는 화끈한 어머니.
몽타쥬 장면을 보는 동안은 내가 엄마래도 그랬을 것 같은 생각까지...

[정철우의 1S1B]박경리 선생의 '한'과 꼴찌팀 팬의 '삶'

[정철우의 1S1B]박경리 선생의 '한'과 꼴찌팀 팬의 '삶'
입력 : 2008-05-13 11:02:12

 
얼마전 세상을 등진 소설가 박경리 선생을 추모하는 특집 방송을 우연히 보게 됐다. 선생은 한(恨)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

"한(恨)을 한때는 퇴영적인 국민정서라 했거든요. 그런데 그것은 해석을 잘못한 거예요. 일본은 한을 '우라미'라고 하는데 우라미는 원망이에요. 원망이 뭐냐, 복수로 가는 거예요. 일본의 원망이나 복수가 일본 예술 전반에 피비린내로써 나타나는 겁니다.복수고, 그게 어디로 가냐면 일본의 군국주의로 가요.

우리의 한(恨)이라는 것은, 여러분도 잘 아시지만, 내가 너무 없는 것이 한이 되어서... 말하자면, 내가 뼈가 빠지게 일해서 땅을 샀다. 내가 무식한 것이, 낫 놓고 기역자 모르는 것이 너무나 한이 되어서 내 자식은 공부시켰다. '미래지향'이거든요. 소망이거든요. 이게 절대로 퇴영적인, 부정적인 정서가 아닙니다."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자료를 찾아보니 박경리 선생은 자신의 삶과 문학을 통해 이런 정서를 널리 이야기하고 있었다. 뒤늦은 깨달음과 무지가 부끄러워졌다.

그러다 최근 야구장의 풍경이 떠올랐다. 관중들이 가득찬 야구장은 전에 없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관계자들이 놀랄 정도로 최근의 야구장은 많은 관중들로 넘쳐난다. 이런 저런 분석들이 뒤를 따르고 있다.

그 중 빠지지 않는 것이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 효과다. 이젠 부산의 명물이라 불러도 아깝지 않은 사직구장에서 시작된 열기가 KIA 팬들로 이어졌고 이젠 전국적인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두 팀은 최근 몇년간 가장 허약한 팀이었다. 사이좋게(?)꼴찌를 나눠가졌던 팀들이다.

꼴찌팀 팬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알 수 없는 응어리를 안고 산다. '그저 공놀이일 뿐'이라며 자조를 해봐도 매일같이 반복되는 처참한 패배는 저절로 고개를 떨구게 한다. 아무일 없다는 듯 반복되며 돌아가는 일상은 그들을 더욱 비참하게 한다. 더 괴로운 것은 승리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점이다.

얼마 전 현재 꼴찌인 LG의 한 팬은 홈페이지에 "차라리 프로야구가 망했으면 좋겠다"는 글을 남겼다. 글을 본 사람들은 대부분 웃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어느 노래 제목처럼 '웃는게 웃는게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 그들이 움직였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다. 스스로 신문지를 찢고 쓰레기 봉투를 머리에 두르고 꽃가루를 뿌리며 야구장에 나타났다.

그리고는 "선수가 포기하지 않으면 팬들도 포기하지 않는다"고 목놓아 외쳤다. '깨어나라 투혼의 타이거즈'라고 크게 써 기 죽은 선수들에게 고개를 들고 당당하게 맞서라고 부탁했다.
 
한(恨)이 갖고 있는 미래지향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누군가를 미워하고 증오하며 어두운 곳 어딘가서 복수의 칼을 가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운동장의 스탠드에 서서 "내일은 이길 수 있다"고 외치는 마음. 누가 강요하지도 않았지만 그런 간절한 소망이 하나 하나 모아져 5월의 프로야구를 한껏 달아오르게 한 것이 아닐까.
 
프로야구는 승부의 세계다. 누군가의 웃음은 누군가의 눈물이 될 수 밖에 없다. 자칫 증오와 분노가 환희의 반대편에 서서 살벌함만 가득하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야구팬들은 이런 어둠을 당당하게 뚫고 나왔다. 정말 멋들어진 한풀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한이 우리네 정서인 것이 요즘처럼 자랑스러운 적이 없다.
 
*덧붙이기 : 한가지 걱정되는 것이 있다면 구단이나 KBO가 지금의 열기를 잘못 해석해 만족하고 안주하면 어쩌나 하는 점이다. 분명 최근의 열풍은 팬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다. 이전보다 관전하기 좋아져서가 결코 아니다. 현실은 고달퍼도 미래의 희망을 위해, 좀 더 나아질거란 기대를 품고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것이다. 구단과 KBO도 미래를 향해 움직여야 한다. 또 한번 증오보다 무서운 외면을 받지 않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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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원본링크
 
돌려읽고 싶은 재미있는 기사

영화|무지개여신|Rainbow Song|虹の女神|2006



 


 
시작도 못해 본 사랑이 측은은 하되 마음 아프진 않았다.
멀어질수록 젊음에 많은 것을 강요할 권리라도 생기는 것 처럼
못난 혹은 삶의 끝 같은 건 생각도 않는 만용의 두 청춘을 그저 구박해주고 싶을밖에^^
그래도 나쁘진 않잖아.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과 마지막순간을 함께 했을 지 모르고
그는 평생 든든할 추억이 생겼으니.
이런 이야기의 최고봉은 역시 황순원의 소나기.
이 영화의 감독에게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영화보다는 무지개와 아오이의 영화 The end of the world가 더 맘에 들었다.
끝난 것은 나뿐이었다...라...
 

rainbowsong.jp

드라마|아빠셋 엄마하나|2008


정자기증이라는 소재를 들었을때 상상했던 내용과는 전혀 달랐던 상큼한 시작.
(그때 상상했던 내용들이 바로 뒷부분에서 시작됐다는 건 좀 재미없지만^^)
나는 모성애가 본능이라는 것도 안 믿는 사람이라서
부모애라는 것도 좀 특별한 관계일 뿐 이라고 믿을 뿐인데
그 특별한 관계가 너무나도 특별한 것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만큼만 믿는다.
사실 내 인생이라 내가 가장 실감나게 겪었을 나의 지난 시절을 돌이켜 봐도
똑바로 기억하고 있는 것도 별로 없고
내 인생에 나름 큰 사건이었을 것들 조차 변변히 기억못한다.
내가 태어나던 순간, 처음 말을 했을때, 처음 걸음마를 했을때...
하지만 그 순간을 지켜 본 가족은 그 사건과 그 사건의 흥분까지도 기억한다.
내가 누군가를 태어나는 순간부터 애정어린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왔다면
그 상대와의 관계가 특별해지지 않는 게 더 이상하겠지.
(그래서 늘 부재중이었던 부모가 피를 들이밀며 강조하는 가족애는 별로 감동도 없고 그저 안쓰럽다)

이 드라마는 시작이 유전자로 묶이긴 했지만 0%과 100%라는 참 모험적인 확률을 가지고도
서서히 관계를 준비해가는 부모되기의 기록같았다.
개성강한 청년들이 '정자만들기' 부터 시작하는 아빠준비는
그냥 해얄 것 같아서 결혼하고 낳아야 할 것 같아서 낳아 키우는
대강대강 부모들의 육아전보다 얼마나 바람직하며 성실한가.

'가을소나타' 때 처음 이름을 찾아봤던 작가 조명주.
몇회 안보고 끊긴 했지만 첫 회의 분위기는 굉장히 매혹적이었다.
You belong to me 만큼이나.
유쾌함 그 자체였던 '포도밭사나이'도 그렇고,
땅바닥에 발을 단단히 붙일수록 일상의 즐거움들을 생생하게 살리는 작가임을 느낄 수 있다.
모텔복도씬만 아니었으면 티끌없이 좋았을 걸.
연애모드에 돌입하면서 초반의 재미가 좀 떨어지긴 했어도
마지막 순간까지 즐겁게 보겠음.

화려한 20대가 아니라고 실망하지 마시게.

그대의 총기는 수명이 길 것 같으니.

사실, 너 때문이야. 아~ 너무 귀여워~!

여지까지와는 전혀 다른데 제일 잘 어울리는 신성록

제일 맘에 드는 외모인데 너무 빨리 떠나가신 윤상현

내 기억으론 벌써 두번째 애엄마역을 거침없이 맡은 유진의 용기에 박수를.

드라마볼땐 꽃미남도 나이 먹는구나 했는데 이 사진을 보니 여전히 뽀얀 조현재

그러나 여전히 2% 부족해...

비운의 황태자-네번째 남자라서 좀 섭섭하겠다....

영화|비포 선셋|Before Sunset|2004


너무 그런 사람이 많은 것 같아서
소중히 아끼는 인연보다는 덤벼보는 실전의 교훈을 더 크게 느끼고 있었는데
역시 간직하는 인연에도 즐거움이 있다.
9년이나 됐었구나, 니들.


 
각본에 이름이 함께 올라 있던 세 사람.
진짜 데이트를 훔쳐보는 것 같았던 둘의 실시간 데이트,
끝없이 이어지는 대사 중에도 빈틈없이 차있던 흑심있는 올드연인들의 헬렐레 몸짓까지
정말 9년간 잠자던 로망을 틈틈히 발라놓은 듯 했다.
 

어떻게 살았길래 저렇게 늙나 싶던 에단호크의 망가진 얼굴이 아랫동네 충격이라면
줄리델피의 매력적인 노래는 윗동네 충격^^
변하지 않은 건 링클레이터 감독의 로망.
극장에서 봤어도 괜찮았을 뻔 했다.
 
 
아티스트 -
Waltz for a Night - Ju..

Let me sing you a waltz
out of nowhere
out of my thoughts
Let me sing you a waltz

about this one night stand
you were for me that night

everythingI always dreamt of in life
but now you're gone

you are far gone
all the way to you island of rain
it was for you just a one night thing
but you were much more to me

just so you know
I don't care what they say

I know what you meant for me that day
I just wanted another try

I just wanted another night
even if it doesn't seem quite right

you meant for me much more than

anyone I've met before
one single night with you, little Jesse..
is worth a thousand with any-body
I have no bitterness my sweet
I'll never forget this one night thing

even tomorrow in other arms
my heart will stay yours until I die
Let me sing you a waltz

out of nowhere
out of my blues
Let me sing you a waltz

about this lovely one night stand

 

영화|우리학교|2006



 
학교란 원래 이런 곳이었겠지.
사명감 있는 교사와 의지 있는 학생들이 만나는 곳.
세상에 몇이나 되는 학생들이 눈물에 말문이 막힐만큼 벅찬 추억을 안고 학교를 떠나고
몇이나 되는 교사들이 학생들의 선망이 되고 진심어린 감사의 꽃다발을 받으며 학교에 남을까.
마이너로 사는 것은 고난을 대가로 인생의 정수리로 가는 길을 선명하게 보여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