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아빠셋 엄마하나|2008


정자기증이라는 소재를 들었을때 상상했던 내용과는 전혀 달랐던 상큼한 시작.
(그때 상상했던 내용들이 바로 뒷부분에서 시작됐다는 건 좀 재미없지만^^)
나는 모성애가 본능이라는 것도 안 믿는 사람이라서
부모애라는 것도 좀 특별한 관계일 뿐 이라고 믿을 뿐인데
그 특별한 관계가 너무나도 특별한 것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만큼만 믿는다.
사실 내 인생이라 내가 가장 실감나게 겪었을 나의 지난 시절을 돌이켜 봐도
똑바로 기억하고 있는 것도 별로 없고
내 인생에 나름 큰 사건이었을 것들 조차 변변히 기억못한다.
내가 태어나던 순간, 처음 말을 했을때, 처음 걸음마를 했을때...
하지만 그 순간을 지켜 본 가족은 그 사건과 그 사건의 흥분까지도 기억한다.
내가 누군가를 태어나는 순간부터 애정어린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왔다면
그 상대와의 관계가 특별해지지 않는 게 더 이상하겠지.
(그래서 늘 부재중이었던 부모가 피를 들이밀며 강조하는 가족애는 별로 감동도 없고 그저 안쓰럽다)

이 드라마는 시작이 유전자로 묶이긴 했지만 0%과 100%라는 참 모험적인 확률을 가지고도
서서히 관계를 준비해가는 부모되기의 기록같았다.
개성강한 청년들이 '정자만들기' 부터 시작하는 아빠준비는
그냥 해얄 것 같아서 결혼하고 낳아야 할 것 같아서 낳아 키우는
대강대강 부모들의 육아전보다 얼마나 바람직하며 성실한가.

'가을소나타' 때 처음 이름을 찾아봤던 작가 조명주.
몇회 안보고 끊긴 했지만 첫 회의 분위기는 굉장히 매혹적이었다.
You belong to me 만큼이나.
유쾌함 그 자체였던 '포도밭사나이'도 그렇고,
땅바닥에 발을 단단히 붙일수록 일상의 즐거움들을 생생하게 살리는 작가임을 느낄 수 있다.
모텔복도씬만 아니었으면 티끌없이 좋았을 걸.
연애모드에 돌입하면서 초반의 재미가 좀 떨어지긴 했어도
마지막 순간까지 즐겁게 보겠음.

화려한 20대가 아니라고 실망하지 마시게.

그대의 총기는 수명이 길 것 같으니.

사실, 너 때문이야. 아~ 너무 귀여워~!

여지까지와는 전혀 다른데 제일 잘 어울리는 신성록

제일 맘에 드는 외모인데 너무 빨리 떠나가신 윤상현

내 기억으론 벌써 두번째 애엄마역을 거침없이 맡은 유진의 용기에 박수를.

드라마볼땐 꽃미남도 나이 먹는구나 했는데 이 사진을 보니 여전히 뽀얀 조현재

그러나 여전히 2% 부족해...

비운의 황태자-네번째 남자라서 좀 섭섭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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