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타인의 삶|Das Leben Der Anderen|2006


 
민간인사찰을 소재로 한 약간에로 적극멜로 일방적인 삼각염정스토리..아, 정말 특이하다.
가끔, 박찬욱 같이 외모를 제외하고는 표나게 반듯한 사람이 어지간한 망나니도 두려워할 끔찍한 장면들을 영화로 찍어내는 걸 보면 경험이 오히려 상상을 제한하는 것 같단 생각이 든다. 극단의 불행에 절망하는 사람들이 바로 옆에 있을 때는 누구라도 위로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지만 TV를 통해보고 술자리에서 전해들은 이야기의 주인공들에게 잔인한 분석을 내리는 데는 특별히 차가운 피가 필요하지도 않으니까.
저 민간인 사찰에 치를 떨었던 사람이라면 고발영화가 아닌 다른 영화는 상상할 수도 없었을텐데.
삐뚤어져보자면 하나가 된 이 마당에도 상대가 부끄러워하는 과거를 아무렇지도 않게 농담 삼으면서 이젠 그런 것쯤은 편하게 얘기하라고 말하는 무신경한 애인의 자세 같다고나 할까.
그래도 좀 희망적인 교훈이라면 어쩔수 없이 해야 하는 일에도 방법이 하나 뿐인 것 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피해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아무리 직업에 충실한 것이긴 해도 거의 발단지점에 서 있는 장본인인데 성의를 보여준 것 만으로 그렇게 감사가 나올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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