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화씨911|Fahrenheit 911





다큐멘타리 감독과 르포작가의 차이를 너무나 확실히 보여주는 이 사람.
독특한 유머감각은 결론을 향한 중심을 똑바로 잡고 있어서 경쾌하면서도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준다.
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키면서도, 한 놈만 패는 놀라운 집중력과 끈기가 멋있다.
이 사람 앞에서는 냉소라든가 현학적인 자세 따위는 한 주먹거리도 안 될 것이다.

읽다만 책 러시아혁명사 앞에서 봤던 글이 생각났다.
혁명가는 자신의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낭만주의자다 라는.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부시보다는 마이클 무어 같은 사람이야말로 미국의 힘이다. 
그래서 싫기도 했다.
나는 부시 하나 뿐 아니라 미국이라는 이름이 갖는 권력도 싫어하니까.
똑똑한 미국대통령이란 미국민은 구하겠으나 나까지 해피하게 만들어주지는 않을 것이므로.

제발 이 영화를 봐야하는 영화라거나 좋은 영화라고 하지 말고,
너무너무 재미있는 영화라고 정직하게 선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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