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질과 블로그질

돌잔치날까지 방실거리며 팬서비스를 철저히 했던 엄청난 심성의 D양

여자는 이쁘면 착한거라는 오랜 진리를 착하면 이쁠수도 있다로 바꾼 그녀^^

 
오래된 그러나 멀리 사는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나도 아까 낮에 갑자기 전화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텔레파시인지.
한달 반 뒤면 둘째가 나올 뽈록 배를 하고 허리가 아프도록 싸이질을 하고 있다고 한다.
가보니 내가 비공식 팬클럽 회장을 하고 있는 그 집 첫째 딸내미 사진으로 도배가 되어있다.
내 싸이를 묻는데 블로그를 가르쳐 줄까 하다가 그냥 없다고 해버렸다.
 
이상하게 싸이질 하는 사람치고 동네방네 소문 안내는 사람 없는데,
블로그 하는 사람중에는 친구들한테도 잘 안 가르쳐 주는 사람들이 꽤 있다.
 
싸이는 대부분 사진으로 도배가 되어있고
블로그는 대부분 짧더라도 글이 많다.
 
구조 상으로는 싸이가 더 찾아보기 어려운데
누르는 순간 모든 것이 홀라당 펼쳐지는 블로그가 싸이보다 은밀한 이유는 무엇일까. 
 
[다시보다 든 생각. 블로그는 확 펼쳐지니까 감추고 싶나보다.]
 ps.D양모친: 혹 우연히 니딸의 사진을 발견하거들랑 그게 니 친구 블로그인 줄 알아라...흐흐흐...

비평, 비판 그리고 시기


할말을 다 못하면....답답

 

 
 
비평 ----나의 상처를 쑤시지 않는 것을 냉정하고 쿨하게 바라보기
비판 ----나를 건드렸으니 최대한 쿨해보이게 복수하기
시기 ----과대평가를 박살내자!
 
찌르는 시기가 문제인가,
못막는 컴플렉스가 문제인가.

영화|트로이(Troy)




 신화의 얼굴일 것만 같은 그 얼굴로 나온 포스터




아킬레스의 현신.
그리고 어찌보면 에일레스의 현신이기도 한 브래트 피트의 육중하고 생산적인 근육에 압도되어
세시간을 보냈다. 역시 근육 10Kg의 힘은 엄청난 것이었다!
원작 어디에도 없는 것으로 기억되는 트로이 왕가의 사제와 나누는 짧고 깊은 사랑이
아킬레스의 강렬한 남성미와 단순무식한 전쟁영웅에 색다른 매력을 더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처음에 페리스 역을 맡은 올란도 볼룸이 역할과도 너무 잘 어울릴 금발이 아닌 것에 의아했지만
역시 그는 금발의 선택을 받을 군번이 아니었다, 왜냐.
이 영화는 아킬레스인 브래트 피트의 것이기 때문에.
원작 헥토르의 팬인 친구는 못마땅해 했지만.
이것은 아킬레스를 위한 영화이기에, 헥토르.
이 영화에서 당신은 헥토르도 괜찮군 정도에 만족해야 할 것 같다.

아킬레스를 위한 그 심플한 군장들.
틀림없이 많은 연구를 거쳤을 아킬레스만의 공격법.
아. 정말 세시간을 포식한 기분^^이다.

하지만.
태극기...나 반지의 제왕에서 끔찍하기만 했던 전투와 살육의 장면들이
아킬레스의 역동적이고 원시적인 싸움에 힘입어 오락에 경지에 이른 것이
나 스스로 나를 걱정하게 한다.
성안에서 전투를 지켜보는 왕족들이 얼핏 로얄석에 앉아
전투를 라이브로 관람하는 최상급 관객들로까지 보였으니.
살인은 오락으로 보면 안되는데,
아까 얼핏 전쟁광들이 혹시 이래서가 아니었을까 하는 이해가 되려고도 했다.

또 한가지.
나오는 여자들의 그 짜증나는 일률적인 성격.
헤레나, 헥토르의 아내, 아킬레스의 애인.
얼굴만 다르지 성격이 다 똑같다.
뭐가 좀 있었으면 내가 이름 정도는 기억해주었을 것을.

ps.영화속 트로이 목마는 어찌되었을까. 터키가 관광을 좀 생각했다면 그 목마를 사서 지금의 그 허접한 트로이 목마와 바꿔보는 것도 괜찮았을 텐데. 

[펌] 올드보이2

하하하!
 

 

올드보이_ 영화로 보고, 비디오도 봤는데 또 보고 싶어요~


 

 

방명록의 압박


호호호~
 

싸이에서 훔침

영화|아홉살 인생


 
여민아, 너 쫌 많이 멋있다^^
 
나의 이상형 백여민 어린이가 주인공인줄 알았더라면 극장에서 보는 건데 그랬다.

더 이상의 말이 필요 없는 여민이, 똑똑한 금복이, 귀여운 기종이.
삼총사들의 경상도 사투리가 귀엽고,
학교 다닐 때 있음직했던 사건들도 오밀조밀 잘 연결된다.
나도 여민이처럼 반에서 뭐가 없어졌다는 말을 듣는 순간
혹시 누가 나를 의심할까봐 불안에 떨었던 기억이 있다.

영화 곳곳에서 빛나는 여민의 카리스마.

"내한테 진 거 소문 안낼테니까 얘들 별명으로 부르지 마라"
-처음에 학교 짱인 5학년 제비를 때려눕힌 뒤-

"기종이 니는 말 할 것도 없다"
-우림이의 비밀을 아는 기종이가 왜 자기에게는 입닫으란 말을 안하냐고 묻자-

"내는 백여민이다"
-이름을 밝히지 못했던 첫 연애편지를 인용해서 우림에게 고백하는 장면-

요즘 같이 다양한 영화들이 선보이는 이즈음에도
이 영화가 흥행에 실패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왜 몇 몇 영화들은 보고나면 만족지수 100%인데도
보기 전에는 보고 싶은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것일까.

ps.이 영화에 대한 유일한 불만은
카리스마 넘치고 속깊은 우리의 대장, 멋진 백여민 어린이가
예외없이 이쁘고 싸가지 없는
장우림 같은 년을 좋아한다는 것에 있다.
금복이가 아무리 실하다 한들
대장은 충직하고 똑똑한 부하보다는
바람에 휘날리는 공주년을 좋아하기 마련이라는 사실이
정말 슬프다.

여민, 떠난 우림이는 그만 잊고 금복이를 바라봐 줘.
--끝까지 영민인 줄 알았는데 여민이란다. 좋아하는 남자의 이름도 제대로 몰랐다니- 
 

영화|범죄의 재구성




한국은행을 턴다.
-황당하다.
그런데 실제사건이 있었고 범인들을 잡지 못했다고 한다.
아니, 이럴수가.

2시간 남짓이 재미있게 잘 흘러간 영화였다.
인물들의 대사가 감칠맛나게 맞물리는 느낌.
접시, 수술 등등 전문용어들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선수들.
진짜같았다, 똘똘이들과 어리버리들로 나뉘긴 했지만.

박신양의 빛나는 모습, 오랜만에 본다.
어찌나 잘 시시덕대고 껄렁대면서 사기를 치는지.
4인용 식탁에서는 전지현에 압도되었기에 이 영화가 박신양의 다시 돌아온 봄날같았다.

바닷가를 걸어가는 백윤식은 얼핏 알 파치노 냄새가 났다.
그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좋은 배우들이 많아서 우리나라가 참 좋다는 생뚱맞은 생각을 했다.
주연이건 조연이건 단역이건, 아, 정말 배우 한명 한명이 각자 반짝거리는 영화였다.

이탈리안잡이 엄청난 스케일로 덮쳤다면,
범죄의 재구성은 아기자기, 조금은 쪼잔하기도 하지만(겨우! 50억이니까^^), 빈틈은 무조건 치고 들어가는 꼼꼼한 재미가 있었다.
역시 보길 잘했어.

ps. 다른 극장이 다 매진이라 오랜만에 간 허리우드. 시설도 좋아졌고 깨끗해졌는데 사람은 별로 없다. 보고 싶은 영화 다 매진일때는 종종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 순대국집에서 순대국도 먹고~

서울연극제



 
내일의 왕님을 다시 보고 난 후유증인지 오랜만에 연극이 보고 싶어졌다.
신문기사를 검색하니 마침 3년만에 부활한 서울연극제가 열릴 예정이고 선착순 500명을 개막식에 초대한단다. 개막식에서는 쇼케이스 형식(정확히 그게 어떤 형식인지는 지금도 모르겠다)으로 출품작들을 보여준다기에 어차피 다는 못볼 공연 맛 좀 보고 고르자는 생각에 응모를 해서 여유있게 참가할 수가 있었다.
 
그런데.
예정시간인 6시 3분 전이 되도록 입장을 시키지 않는다.
무대준비가 덜 되었다는 것이다.
뭔가 좀 냄새가 나는데?
암튼 기다리라니 기다릴밖에.
그동안 설문지에 답을 하고, 6시가 좀 넘어서 입장을 하고 또 한 십분쯤을 기다려서 개막식이 시작되었다.
 
첫순서는 김용택시인의 용천소학교 아이들에게라는 시낭독이었는데, 자료화면의 자막이 좌우로 뒤집혀 나온 실수보다도, 나는 왜 이 시가 오프닝이 되었는지가 더 어이없었다.
이번 서울연극제의 캐치프레이즈는 Let's be NUDE(New United Drama Event)라고 했다.
캐치프레이즈와 오프닝의 관계는? 따로국밥 그 자체일뿐.
 
연극계 원로들의 축사퍼레이드는 백성희씨 얘기대로 연극인의 입장에서 3년만에 부활한 행사의 감격을 나누는 차원에서 별로 지루하지 않게 들었다. 하지만 순서마다 툭툭 끊기고-리허설이라는 걸 하기나 했나 싶다-조명이며, 마이크며 쉴새없이 사고를 쳐서 오히려 무대위의 출연진들이 걱정스러운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특히 백성희씨가 무대 아래로 내려올때는 정말 나라도 가서 부축을 해야할 것 같은 위험한 분위기였는데 조명은 계속 꺼져있고.
 
기대했던 쇼케이스는 그나마 4작품 뿐이었고, 미안하지만 그 중 두 작품은 쇼케이스를 보면서 내가 안보는 동안 연극계는 별로 달라진 것이 없구나를 실감케해 '볼 연극'에서 제외되었다. 어쨌든 도움은 도움이지.
게다가 시작시간을 넘기도록 준비하던 무대위에는 대형포스터 같은 천막 세장이 딸랑 걸려있어서 도대체 뭘 하느라 늦었다는 건지 이해가 안되었다.
 
게다가 텅빈 객석.
선착순 500명 초대가 무색하게도 전날까지 인터넷 상에는 300명 미만이 참가신청을 했었는데, 연극축제라면 연극인들이라도 모여 자리를 채워야 하는 게 아닐까. 하긴 VIP석도 반이 비었으니 누가 잘못한 건지, 뭐가 잘못된 건지는 잘 모르겠다.
연극표값은 올랐는데 사랑티켓 보조금은 여전히 5천원이고, 그래도 제일 큰 연극계행사인데 문화관광부 반응도 시큰둥이고. 영화가 승승장구하면서 연극계 인재들을 쏙쏙 빼가는 동안 연극계는 정말 고사직전이 된 거나 아닌지 모르겠다.
 
서울연극제 개막식에서 만족스러웠던 점은 예쁜 포스터, 개막식장에 차려준 저녁뷔페와 이벤트에 당첨되서 받은 커피음료권. 이제 내가 찍은 연극들이 재미있기를 바랄 뿐이다.
부디 내년에는 제대로 된 부활2주년을 준비하시길.

허재의 은퇴경기장에서



 
올해가 마지막이야 소리 듣기도 몇 년.
은퇴라는 말은 전혀 무겁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익숙해졌는데
그건 아마 전혀 실감하지 못했었다는 뜻이었나보다.
 
경기가 펼쳐지는 동안,
숨이 차도록 뛰면서도 웃음을 멈추지 않는 허코치의 모습과,
서장훈과 매치업을 하고, 상대팀의 어이없는 패스를 받고, 문경은이 반칙 삼점슛을 하고 도망가고
선수전원이 될때까지 해보라는 패스를 끊임없이 하면서 폭소를 자아내는 동안에도
내눈은 자꾸 시계로 갔다.
1분도 안 남은 시간.
이제 다시는 저렇게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없겠구나.
그런 생각에 웃음소리 사이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1초 1초가 순식간에 지나가는데
어느 순간 번쩍 들려진 채로 처음이자 마지막인 덩크를 활짝 웃으면서 하고 있었다.
사실 우느라 정신이 없어 잘 못봤는데
오늘 신문들을 찾아보니 표정이 그렇게 환할 수가 없다.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머릿속에 가득했던 생각은 이게 마지막이라는 것.
정말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내게 농구를 보여준 사람이 없는 농구코트라는 것은.
 
경기가 다 끝나고 경기장밖으로 나오는데
구단 관계자 한분이 이렇게 말했다.
선수 장례식에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장례식이라는 표현이 너무 우울하긴 하지만
사실 내 느낌도 그랬기에 정말 장례식에서나 흘릴 만한 눈물이 쏟아졌던 것 같다.
 
작년에 은퇴를 했더라면 더 화려했을 지도 모르겠지만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은퇴하게 된 올해가 더 '허재'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재는 386세대에게 희망을 준 불굴의 투혼보다
그동안 허재로서 쌓아왔던 커리어와 카리스마로 마지막 인사를 하는 게 더 어울리니까.
'허재선수'를 떠나보내면서 '허재감독'을 기다리는 것은
많이 지루할 것 같기도 하다.